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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백화점 순천점 직원들 "이랜드 인수후 힘들어져..."

박대성 기자 기자  2012.09.28 08: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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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NC백화점은 올 추석에도 정상영업한다며 최근 입점주들에게 고지했다. 이렇게되면 순천 NC는 그동안 363일 영업에서 365일 연중무휴로 영업하게 된다. NC본사에서 일방적으로 정상영업 지침이 내려온 것도 논란거리다.
[프라임경제] 전남에 하나뿐인 백화점인 순천 NC백화점이 올 추석을 계기로 365일 연중무휴 체제로 매장영업을 시도하고 있어 매장 직원들의 피로감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취재결과 밝혀졌다.

순천 NC백화점은 올 추석에도 정상영업한다며 최근 입점주들에게 고지했다. 이렇게되면 순천 NC는 그동안 363일 영업에서 365일 연중무휴로 영업하게 된다.

이는 대다수 백화점이 월 1회 휴점하고, 설과 추석에 이틀씩 쉬게해 주는 것과 비교할 때 상당히 열악한 근로조건이라고 분석된다. NC본사에서 일방적으로 정상영업 지침이 내려온 것도 논란거리다.

직원들은 올 추석영업에 반발해 지난 22일 오전 NC백화점 앞에서 항의집회를 가지려고 했으나, 돌연 취소되는 등 노사가 갈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이랜드그룹이 뉴코아백화점을 인수 후 NC백화점으로 간판을 바꿔단 이후부터 직원들이 삶의 질이 오히려 뒷전이라는 점을 털어놓고 있다.

실제 직원들이 연중무휴로 일하게 됨으로써 어떠한 고충이 있는지 본지 취재기자가 주초 매장을 방문해 생생하게 들어봤다. 일부 직원들은 "보복이 두렵다"며 취재를 사양하는가 하면 철저한 익명을 요구했다. 
 
#직원1 "명절은 쇠야되는거 아니냐. 이틀도 안바라고 추석 당일인데, 가족들끼리 성묘도 가야한다. 고향은 멀어서 못가지만, 다른 백화점들은 (명절에)이틀씩 쉬어도 우린 이해하고 만족했는데...우리층은 다 안나올 예정이다"

#직원2 "올 추석이 30일인데 당연히 쉬어야한다. 기독교 기업인데... 다른 백화점은 한달에 한번쉬는데 우리는 그것도 없다. (투덜거리며)모르겠다. 본사 차원에서 근무하라고 한다. 예년의 경우 추석 전날에도 손님이 별로 없었다. 추석당일 정상영업은 이번이 처음이라 모르겠다."

#직원3 "매장 직원들은 개신교를 믿든 안믿든 간에 의무적으로 매주 화요일 영업시간(10시30분) 전에 전직원이 돌아가면서 7층 소회의실에서 예배를 드린다. 뭐, 개인적으로는 종교가 없고 이랜드가 기독교기업을 표방하고 있어 그 정도는 이해한다. 그런데 추석에 정상영업한다고 하는데 올 추석은 30일 일요일 아니냐. 주일에 영업하는 것이 하나님 뜻이냐"

#직원4 "우리는 소,돼지만도 못한다. 외국인노동자보다 못하다. (언론에서)크게 좀 써달라. 명절에 누가 일하고 싶겠냐. 나중에는 영업시간도 밤 8시인데 9시로 늘리기 위해 벌써 준비모드에 들어갔다. 백화점을 무슨 아울렛처럼 운영한다. 뉴코아백화점 때는 한달에 한번(하루)은 쉬었다. (2005년)이랜드가 뉴코아를 인수하면서 월1회 정기휴무도 없애는 등 더 힘들어졌다. 이랜드가 인수하면서 노조도 없애버렸다." 

#직원5 "전라도는 특히 명절을 크게 쇠는데 명절에 나오라면 반발심이 안 생기겠냐. 이해가 안된다. 서울이라면 모를까... 서울에서 부산에서도 친척들도 전부 오는데 나만 빠져나와야 하고...시댁이나 친정이 떨어져 있는데..."

#직원6 "시아버지로부터 "명절에 전 안부치고 일을 나가야겠냐"는 소리를 들어야하냐. 나는 입점주지만 추석영업은 문제가 있다. 나는 매장영업을 하지 않겠다"

#직원7 "우리는 협력업체이기 때문에 여기가 못쉬게 한다. 여기가 3D업체다. 맨날 서서 일한다. 지원해준거 전혀없고 자기들이 월급준거 아니다. 만약에 자기들이 월급준다면 연장수당에 특근수당 더 줘야하는데 명절에 근무를 시키겠냐. 자기들이 매장직원들 월급주는게 아니니까 남는 장사다. 이랜드 인수 뒤부터 매월 하루쉬던 정기휴일도 없애고, 하다못해 마트도 정기휴일이 있는데 1년에 한번 추석휴무까지 없애고...싫으면 그만두라는 식이다. 더러우면 그만두면 되지 '너가 왜 까불어' 하는식이다. 백화점 측은 추석영업이 말로는 강요가 아니라고 하는데 100% 강요다. 30일이 주일인데..."

#직원8 "현재 집단으로 추석에 안나오기로 했는데, 어떻게 결정됐는지는 모르겠다. 더 깊은 내용은 곤란하다. 회사에서 CCTV를 거꾸로 돌려 언론과 인터뷰한 사람을 추적해 보복할 수도 있다. 나는 시키는대로 하는 사람이다. 우리도 인간이다. 가족들을 팽개치고 명절마저 종일 매장에 서있고 싶지 않다"

#직원9 "아줌마들이야 여기가 아니더라도 딴데가면 그만이지만 우리 남자들은 생업이고 가정갖고 있어 당장 안하면 가정이 위태로워 어쩔수없이 하지만, 현재는 나온다 안나온다 중구난방이다. 총대멜 사람이 없다. 알바를 세우고 쉰다는 사람도 있다. 당연히 쉬고 싶다"

#직원10 "고향에 가야하는데 안쉰다니 어쩌겠냐. 여긴 처음인데 이런데인줄 몰랐다. 이렇게 안쉬는 데는 처음봤다. 무슨 마트도 아니고, 요새는 마트도 쉬더라."

 순천 NC백화점은 옛 뉴코아(New Core)의 첫 글자를 따서 지은 이름으로 IMF로 좌초된 뉴코아를 이랜드그룹이 인수해 NC백화점으로 리뉴얼 해 2005년부터 영업하고 있다. 광주에는 신세계,롯데,현대백화점 3곳이 있지만, 전남지역에는 NC백화점이 유일하다. 여수나 목포시는 백화점이 없다.  

뉴코아 시절에는 월 1회 정기휴점이 시행되다, 이랜드그룹이 인수 후 부터는 정기휴점을 없앴고 설.추석 당일만 휴점했다가 올부터는 이마저도 없애 365일 연중무휴 체제로 전환했다.

이랜드그룹은 한때 뉴코아와 까르푸를 인수해 '홈에버'라는 대형마트 사업을 대대적으로 시작했다가 불과 몇년 만에 홈플러스에 되팔아 버리는 등 부침경영이 심하다는 것이 업계 대체적인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