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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와주고 믿고 기다리고…기업은행 만만디 인재활용법

억지 캠페인 경쟁 지양, 열린 채용도 오랜 숙성 성과

임혜현 기자 기자  2012.09.27 10: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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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기업은행(024110·은행장 조준희)의 다양성 강화 채용이 조만간 쿼터 배정 결실을 맺을 가능성이 보여 눈길을 끈다.

이는 기업은행을 이끌고 있는 조준희 행장의 인사철학이 반영된 채용 정책이 완성 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조 행장의 임기는 내년까지로, 조 행장은 그간 중소기업 대출 금리의 한자릿수 인하 추진과 인사 등 여러 면에서 파격적 행보를 보여왔다.

조 행장은 2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고등학생·장애인·취약계층· 지방대·전문대 등 다양한 계층의 채용을 진행하고 있는데, 결과가 좋으면 각 쿼터로 묶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각 열린 채용의 평가를 종합한 다음, 앞으로도 문호를 개방하겠다는 추상적 추진에 그치지 않고, 일정한 숫자가 계속 뽑힐 수 있도록 배려하는 틀을 굳히겠다는 뜻이다.

뽑힌 행원, 일 잘 할 수 있게 배려하는 '느린 걸음'

   
조준희 기업은행장.
조 행장은 이와 관련 "내가 꿈꾸던 채용의 총 결산이라고 보면 된다"고 부연했다.

조 행장은 "지난해 특성화고 전형으로 채용한 67명 중 단 1명만 퇴사했다"고 흡족함을 피력했다. 이 퇴사 사례도 원래 공부를 더 하고 싶었으나 형편상 특성화고에 진학, 기업은행에 입행한 경우로 "나중에 집안 형편이 좋아져서 영국 유학을 갔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조기 취업의 꿈을 갖고 특성화고에 진학, 이후 은행에 들어온 경우에는 100% '뿌리 내리기'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 같은 성과가 나오고 있는 점은 하루 아침에 이뤄진 것은 아니다.

가장 먼저 접근이 이뤄진 영역인 장애인 채용의 경우 조 행장이 인사담당 부행장이던 시절 면밀히 추진됐던 사안이라는 후문이다. 긴 세월 기업은행에 뿌리를 내려 꽃을 피우게 된 노고가 공교롭게 이번 정권의 노동정책 추진 방향과 맞물려 더 부각되게 된 셈이다. 또 기업은행의 경우 열린 채용으로 들어온 인원 중 필요에 따라서는 '업무 멘토'와 '인생 멘토'를 결연할 수 있게 해 고민을 생산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억지 성과 경쟁 안 시킬 테니 기반 잘 닦은 뒤 오래 가자

기업은행의 '믿고 오래 맡겨 성과를 내는' 방식은 일반적인 영업 기법이나 영역 확장에서도 드러난다.

기업은행은 현재 '억지' 줄세우기식' 캠페인을 하지 않는 것으로도 눈길을 끌고 있다. 영업점별로, 행원별로 '성과 전쟁'에 내몰리지 않고 늘 알아서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추진되는 정책으로, 조 행장은 이 같은 방침을 앞으로도 이어갈 것이라는 입장이다.

해외 M&A 추진에 있어서도 조 행장은 "그 나라를 잘 아는 인재가 필요하다. (언어가 됐든 뭐가 됐든) 남이 운영해서 되겠나"라면서 주인의식을 갖고 주도적으로 영업을 펼칠 기반은 갖고 나가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조 행장은 "준비를 다 하고 차근차근 진출해야 한다. 그래서 요즘엔 차장 내지 과장급을 내보낸다. 빨리 진출하려면 차장을, 7~8년 이상 걸릴 곳은 과장을 내보낸다. 해외진출 주먹구구식은 안 된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