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추석 대목 맞은 식품업계, 표정은 '극과 극'

경기불황에 상대적으로 부담 덜한 가공식품 세트 판매증가 기대

조민경 기자 기자  2012.09.25 17:26:42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경기침체 등 여파로 추석경기가 많이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팽배했지만, 가공식품 선물세트 수요는 꾸준히 이어지며 불황을 이겨내고 있다. 특히, 과일 등 신선식품 물가 상승으로 대체수요가 몰리며 올해 가공식품 선물세트 매출은 경기침체에도 불구 증가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소위 대목을 맞은 식품업계가 선물세트 기획·판매에 대체로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지만, 업체별 전략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극과 극'으로 설명되는 추석 선물세트 기획·판매에 대한 식품업체들의 모습을 살펴봤다.

설연휴와 함께 식품업계 대목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추석연휴다. 식품업계는 이미 추석 몇 개월 전부터 가공식품 선물세트(이하 선물세트) 구성에 착수했다. 직전의 설(추석) 연휴의 선물세트 판매동향 분석 자료를 바탕으로 인기 있는 상품 위주로 구성하고, 또 소비자 니즈가 생길 것으로 예상되는 새로운 상품과 구성을 기획하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식품업체가 선물세트 시장에 주력하는 것은 아니다. 시장 강자들은 선두를 뺏기지 않고 매출을 확대하기 위해 경쟁적 공세를 별치는 반면, 후발업체들은 대체로 매출의 일환으로 구색 갖추기 식에 만족하는 형국이다.

◆동원F&B vs. CJ제일제당 '1위 쟁탈전'

현재 선물세트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업체는 동원F&B(049770)다. 동원F&B는 참치와 김, 홍삼 등 주력제품 위주의 선물세트로 이번 추석 선물세트 시장에서도 1위를 수성하겠다는 각오다.
 
동원F&B는 관계자는 "가장 인기가 많은 참치세트를 전면에 내세우는 동시에 김, 홍삼, 비타민 등 건강식품으로 구성된 제품으로 선물세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기제품을 선물세트로 구성하는 동시에 프리미엄 선물세트 구성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그 일환으로 뱃살 참치캔으로 구성된 선물세트를 올해 첫 출시하고, 프리미엄 선물세트 수요가 보다 많은 백화점 유통망 위주로 판매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델큐브참치로 구성된 선물세트를, 올해는 뱃살 참치로 구성된 선물세트 등 매년 새로운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며 "선물세트 구성을 다양화하는 동시에 선물세트 포장 디자인 역시 고급스러움을 더하는 등 매년 새로움을 추구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선물세트 시장 TOP5 업체들의 올해 추석 선물세트 물량과 예상매출액 비교표. 동원F&B와 CJ제일제당의 1위 쟁탈전이 치열한 가운데 후발업체들도 전년 추석대비 매출액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동원F&B는 인기 선물세트와 프리미엄 선물세트 등 올해 추석 선물세트를 200여종, 총 600만세트를 마련했다. 이로써 1200~1250억원의 매출을 올려 선물세트 시장 1위를 확고히 한다는 목표다.

반면, 선물세트 시장 2인자 CJ제일제당(097950)은 1위에 오르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실속형 소비패턴 추세에 맞춰 중저가 선물세트를 확대하고, 실제 쓰임새가 많은 다양한 품목들로 구성한 복합형 선물세트 비중을 강화했다. 여기에 전통적인 선물세트인 식용유 세트와 베스트셀러 스팸세트 구성을 다양화해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혔다.

CJ제일제당은 이렇게 지난해 추석보다 선물세트 가짓수를 20여종 늘려 총 130여종, 600만세트 이상을 출시했다. 이들 다양한 구성의 제품을 유통경로별 소비자 특성에 맞게 입점시켜 매출을 극대화하는 판매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이를 통해 선물세트 시장 1위를 하겠다는 목표에도 불구, 현 시장 1위 동원F&B를 견제하는 듯 구체적인 매출예상액과 총 물량을 밝히기 꺼렸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물량은 600만세트 이상, 매출액도 1000억원 이상 목표한다고 보면 된다"면서 "그러나 구체적인 수치는 영업비로,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후발업체들, 주력하기보단 구색 갖추기 식

동원F&B와 CJ제일제당의 선물세트 시장 1위 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후발업체들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대표적인 선물세트 시장 후발주자인 사조해표(079660)와 대상(001680), 오뚜기(007310)는 모두 설과 추석, 선물세트를 출시하고 있지만 이 시장에 주력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매출을 구성하는 일환으로, 선물세트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는 데 좀 더 의미를 부여하는 편이다.

   
사조해표는 올해 처음으로 닭가슴살 캔으로 구성한 선물세트를 출시했다. 사진은 정성 54호 제품.
사조해표는 품목수는 지난해 추석보다 7여종 늘린 87종을 선보이지만, 물량수는 지난해 추석과 동일한 450만세트를 마련했다. 닭가슴살 캔과 고급유 등 신규세트를 선보이며, 지난해 추석보다 70억 늘어난 45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대상도 지난해 추석과 유사한 수준의 선물세트 매출을 예상했다. 1만원대 이하 재래김 선물세트부터 3~5만원대 실속 선물세트, 5만원 이상 명품장류 선물세트 등 저렴한 제품과 프리미엄 제품, 양극화 전략으로 총 78종, 380만세트, 450억원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시장 5위 오뚜기는 선물세트 가짓수를 지난해 추석 90종에서 올해는 80종으로 10여종 줄였다. 대신 총 물량수는 150만세트에서 50만세트 늘려 200만세트를 판매하고 있으며, 250억원을 목표액으로 설정했다.

이에 대해 오뚜기 관계자는 "품목수(가짓수)가 늘어나고 줄고는 큰 의미가 없다"면서 "제품 카테고리를 다양화한 대신 가짓수만 줄인 것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주력제품인 카레 선물세트와 수연소면 선물세트 등 기존 업체들과 차별화된 제품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면서도 "사실 선물세트 매출 비중이 크지 않아 크게 주력하는 시장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명절이 식품업계에 대목이라도 해도 다 같은 대목이 아닌 셈"이라며 "주력업체들은 영업·마케팅력을 앞세워 시장우위 지키기에 나서지만 후발업체들의 경우 핵심사업 부문이 아니다보니 주력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공통분모는 '실속형'

선물세트 시장 선두주자와 후발업체간의 판매 주력전략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 이들 업체 간 공통분모는 있다.

   
CJ제일제당은 실용적인 제품들을 함께 구성한 복합선물세트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은 특선 특호 제품.
바로 올해 선물세트 시장은 '실속형 선물세트'가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실속형 선물세트 비중을 강화한 것이다. 모든 업체가 올해 2만~3만 또는 2만~5만원대의 실속형 선물세트 구성을 확대했다. 또한 한 가지 품목으로 구성된 세트 외에도 실용적인 품목을 다양하게 구성한 복합선물세트도 늘어난 것이 특징이다.

이들 업체는 "올해 추석 선물세트의 경우 실속형 선물세트가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경기불황으로 올해도 중저가의 실속형 선물세트 매출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입을 모은다.

이와 함께 경기불황에 따른 선물세트 매출감소와 시장침체 우려에 대해서는 "오히려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이전 연휴에는 과일, 정육 선물세트 등 선택의 폭이 많았지만, 올해 이들 신선식품 가격이 급등하며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가공식품 선물세트를 많이 찾고 있다"며 "실용적이면서 저렴한 가공식품 선물세트의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