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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투자자 99% "상장사 정보 쏠림현상 심각"

공정공시제도 도입 10년…상장사 27%만 IR자료 제때 공개

이수영 기자 기자  2012.09.25 17: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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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공정공시 제도가 도입된지 올해로 10년이 됐지만 여전히 국내 상장사들은 기업정보 공개에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투자자 중 99%는 "상장사의 기업설명(IR) 관련 정보를 얻을 때 쏠림 현상이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이는 상장사들이 특정 투자자에게 자사 정보를 먼저 제공하거나 아예 공개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공정공시제도는 이 같은 IR 정보의 비대칭 현상을 해소할 목적으로 도입된 것이다.

   
큐더스IR연구소가 국내 전문투자자 250명을 대상으로 상장사의 IR(기업공개) 활동이 실제 투자결정에 미치는 영향력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89%가 '보통 이상'을 선택했다. 특히 7점 이상 높은 점수를 준 투자자는 과반수가 넘어 상장사의 IR 활동이 투자자들의 투자 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큐더스IR연구소(소장 김준영)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 IR 담당자와 전문(기관)투자자 500명을 대상으로 '2012년 국내IR 현안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문투자자 가운데 99%가 "상장사 정보 비대칭이 여전하다"고 답했다. 응답자 중 78%는 "해당 IR자료를 최소한 당일에 제공받길 원한다"고 답했으나 실제 상장사가 이 같은 요구에 따른 경우는 전체 조사 대상 중 27%에 불과했다.

심지어 특정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IR의 경우 다른 투자자들에게는 아예 자료를 공개하지 않은 상장사도 전체 10곳 중 7곳에 달했다. 큐더스IR연구소 측은 이에 대해 "투자자와 상장사 간 인식 차이가 지나치게 크게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례로 설문에 응한 전문투자자 중 96%는 상장사의 투자 가치를 판단하는데 "가이던스(guidance·예측 전망자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답했다. 반면 가이던스를 제공하는 상장사는 과반이 좀 넘는 67%에 그쳤다. 기업이 가이던스를 제공하지 않는 이유로는 "예측과 실제 수치 간 오차가 생겼을 때 부담"이라는 답변이 85%에 달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투자자와 상장사 간 IR 관련 인식에서 차이가 벌어진 이유는 상장사들의 IR 인프라와 공정공시 제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조사 대상 기업 중 IR전담부서나 전문 인력을 배치한 회사는 27% 뿐"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투자자가 선정한 'IR우수기업 톱5(top5)'로 △삼성전자 △LG화학 △현대차 △포스코 △LG생활건강 등이 꼽혔다. 특히 투자자들이 실제 투자에 나선 기업을 집계한 결과 삼성전자, 현대차, LG화학이 나란히 1~3위를 차지했으며 포스코가 5위에 올라 IR이 실제 투자 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 측은 "IR이 투자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응답한 투자자가 89%에 달했고 투자자가 꼽은 IR우수기업에 실제 투자 일치율이 80%를 기록해 IR이 투자판단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김준영 연구소장은 이번 설문과 관련 "상장기업의 신뢰성 제고와 투자자의 투자가치 제고를 위한 방안으로 이번 설문을 진행했다"며 "특히 공정공시제도 도입 10년을 맞아 시장의 화두가 되고 있는 정보비대칭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되고 있었는지 알아보고자 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김 소장은 또 "이번 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IR활동에 대한 시장 참여자 간 견해를 좁혀 주식 시장에 건전한 투자문화가 정착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6월25일부터 7월13일까지 임의할당법에 따른 자발적 참여자 500명(상장사 IR 담당자 또는 책임자 250명·기관 운용역 및 애널리스트 25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방법은 온라인 상 구조화 된 설문지를 이용한 개별기재방식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