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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센터 상담사 노조 결성 줄이어…업계 '전전긍긍'

노조, 열악한 근로조건 업체 향한 개선된 해결책 요구

이혜연 기자 기자  2012.09.25 09: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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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콜센터 상담사들이 소속기업들을 향해 피켓을 들고 일어서고 있다. 낮은 임금, 과도한 근로시간 등 근무환경의 악조건을 내걸며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라는 것이다. 지난 12일 희망연대노동조합에서 다산콜센터지부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지부 활동을 펼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11년 KT계열사인 ktis(058860·대표 조성호)와 ktcs(058850·대표 임덕래)의 노동인권 실태 논란이 거세졌다. 최근에도 노동조합연맹과 상담사들 간 노조를 결성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 이유와 실태를 알아봤다.

노조를 결성한 상담사들의 주장을 살펴보면 △위탁업체의 간접고용 △점심시간 1시간 미만 △주말근무 △월 1회 생리휴가 보장 없음 등 열악한 환경 속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전국 곳곳 상담사 노조 '시위' 불거져

지난 12일 다산콜센터 상담사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 희망연대노조에 따르면 다산콜센터 내 상담사 500여명을 가입대상으로 ‘다산콜센터지부’를 결성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까진 노조 측에서 가입된 상담사 수는 밝히지 않았다. 이들이 노조를 결성한 이유는 다산콜센터에 근무 중인 상담사들의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라는 이유에서였다.
   
사무금융노동조합은 콜센터 상담사 '공동캠페인단'을 출범시켜 지난 18일 광화문 KT사옥 앞에서 콜센터 상담사들의 노동인권을 보장하라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희망연대노조 관계자는 “서울시를 대표하는 다산콜센터의 업무가 직접고용이 아닌 위탁업체의 간접고용 형태로 존재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며 “상담사들이 감정노동자로 취급받는 현재로써 다산콜센터지부를 결성하고 이를 통해 상담사들의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노조를 결성했다”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사무금융연맹은 지난 18일 ‘콜센터 노동자 노동인권 보장을 위한 공동캠페인단’을 출범시켜 광화문에 위치한 KT 사옥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번 집회 역시 콜센터 상담사들에 대한 노동인권 보장 등 법적·제도적 보호 장치 마련을 촉구하기 위함이었다.

이 단체는 “전국적으로 30~40만명 콜센터 상담사들은 대부분 간접고용 형태로 감정노동에 따른 우울증과 고객 언어폭력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들의 노동인권 보장과 근무환경 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간접고용' 노조 결성 가장 큰 이유

상담사들이 노조를 결성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콜센터의 고용조건이 문제될 수 있다. 직영으로 운영하는 콜센터도 있지만 사내도급, 외주하청 등 간접고용 형태로 운영되는 곳이 대부분이다.

고용조건뿐만 아니라 상담사들의 운영관리도 외주업체에서 담당하기 때문에 상담사들의 성과위주로 운영된다. 특히 상담사들은 성과제도와 급여체계가 연계돼 성과관리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고객들의 거친 응대와 성희롱적인 발언 등의 업무부담도 노조 결성의 큰 이유로 꼽히고 있다.

간접고용으로 근무하는 상담사들은 저임금, 성과에 대한 압박감, 전자감시제도 등으로 이직하는 경우가 높으며, 업무만족도도 매우 낮은 직종으로 불리고 있다고 희망연대는 보고 있다.

김진억 희망연대노조 위원장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다산콜센터 상담사들은 서울시와 협약서에 맺은 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받는다”며 “적정인력보다 적은 인력을 채용하고 나머지는 외주업체가 착취한다”고 지적했다.

희망연대노조는 고용노동부에 다산콜센터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요청할 계획이다. 노조는 지난해 11월 KT 계열사 ktcs와 ktis 콜센터 소속 상담사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요청해 노동부가 수시근로감독을 실시하기도 했다.

◆노조 '열악하다'vs 외주업체 '재계약 영향'

120다산콜센터는 서울시를 대표하는 대표민원전화다. 서울시 종합민원을 담당하는 만큼, 다산콜센터에서 담당하는 상담업무 분야는 매우 광범위하다. 그만큼 상담사들에게 주어지는 업무 양은 많아진다는 것이다.

상담사들이 주장하는 것은 “전화기를 내려놓는 순간이라도 마음 편히 휴식을 취하고 싶다”는 입장이다. 특히 1시간보다 적은 점심시간, 주말근무, 저임금 등을 토로하고, 이에 대한 근로조건을 개선해달라며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콜센터 업체에서도 이 같은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공공기관 콜센터를 살펴보면, 상담사들을 위해 휴식 공간 마련하고 각종 인센티브 제도와 복지후생제도를 제공하는 등의 노력을 보이고 있다.

120다산콜센터 운영을 맡고 있는 업체 관계자는 “상담사들이 악성민원으로 스트레스를 덜 받을 수 있도록 상담프로세스를 개선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복지나 환경에 신경쓰겠다”고 말했다.

또한 콜센터 상담사에 대한 노조가 결성되면, 아웃소싱 사업장의 문제 충돌이 일어나는 경우도 생긴다. 대부분 외주업체를 통해 운영되는 콜센터 산업의 특성상 입찰단가, 업체간 재계약 등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이다.

외주업체관계자는 “대부분 도급 단가 내에서 상담사들의 복지후생이나 급여가 결정되기 때문에 이들의 요구를 다 들어주기에는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다”며 “업체들은 이러한 상황에서도 상담사들의 입장에서 근무환경에 대해 최대한 신경을 쓰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