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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장흥 중고교 교복값, '광주 전남서 최고'

협의구매 가격, 공동구매 가격 엇비슷...학교장.학부모 무관심 원인

장철호 기자 기자  2012.09.24 15:3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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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전남 장흥지역 학교들이 교복공동구매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업체와 유착의혹(본지 18일, 19일)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장흥지역 교복값이 광주.전남지역에서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장흥 J.D중학교 교복공동구매 가격이 관내 3개 중.고등학교의 협의구매 가격과 거의 동일해 교복공동구매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으며, 수년째 업체 배불리기에 동조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장흥 교복, 광주.전남지역서 가장 높아

24일 광주전남 교복업계에 따르면 광주지역 중.고등학교의 동복 교복공동구매 가격은 16만~17만원선에서 정해지고 있다. 비교적 공동구매가 잘 이뤄진 순천의 경우 광주와 가격대가 거의 비슷하다.

하지만 22개 시군 가운데 시.군 지역 업체로 참가자격을 제한한 목포는 21~22만원선, 장흥은 22~23만원선에서 정해지고 있다.

지역업체만 참가를 허용한 목포시내권은 소위 교복 3사로 일컬어지는 대기업교복 대리점들이 입찰에 대거 참가해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으며, 장흥군내에선 교복 3사 가운데 하나인 E업체와 중소기업브랜드인 L업체 등 2곳만 교복공동구매에 참가해 광주.전남에서 가장 높은 가격대를 보이고 있다.

◆협의구매 가격보다 비싼 교복공동구매

본지에서 지적한 장흥군내 학교들의 교복공동구매 가격은 인근 학교의 협의구매 가격보다 높거나 다소 싼 것으로 나타났다.

협의구매란 교복선정위원회가 업체와 가격협상을 통해 가격을 낮춰 학부모.학생들에게 알려, 교복을 구매하는 방식이다.

장흥관내에선 Y중학교, J고등학교, 또 다른 J고등학교가 협의구매방식을 채택했고, J.D중학교 등은 공동구매방식으로 교복업체를 선정했다.

교복공동구매가 일정량의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협의구매 가격보다 낮아야 할 터. 하지만 교복공동구매 가격이 협의구매 가격보다 비싸거나 근소한 차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E업체가 제시한 J고등학교 협의구매 가격은 22만8000원(여), 23만6000원(남)이었고, Y중학교 협의구매 가격은 22만6000원(자켓 9만8000원, 셔츠 3만6000원, 바지 5만7000원, 조끼 3만5000원)인 반면, J중학교의 당초 제안가격은 22만9500원 이었다. 고등학생 교복은 중학생 교복에 비해 원단이 많이 투입돼 1만원 가량 비싸다.

J중학교는 E업체의 입찰가격 제안 후 협의를 통해 6500원을 깎아 22만3000원(자켓 9만8000원, 셔츠 3만6000원, 조끼 3만원, 하의 5만9000원)으로 최종 결정했다. 이 역시 입찰가격을 제안한 뒤 향후 가격을 조정해 절차상 석연찮은 여운을 남기고 있다.

공동구매 가격 책정시 협의구매 가격 대비 바지는 2000원(5만7000원→5만9000원) 비싸고, 니트조끼는 5000원(3만5000원→3만원)이 싸서 결국 3000원의 갭이 발생했다.

반면 L업체의 공동구매가격은 17만5000원이지만, 협의구매 가격은 20만원으로 큰 차이가 있다. 공동구매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을 돌려주는 차원.

교복공동구매 제안가격은 자켓 6만8000원, 셔츠 3만2000원, 조끼 2만7000원, 바지 4만5000원, 넥타이 3000원으로, 협의구매 가격(자켓 8만원, 셔츠 3만원, 조끼 3만원, 바지 5만원) 보다 2만5000원 가량 쌌다.

◆학교장.학부모 무관심.유착의혹 등 원인...3~4개 학교 교복 바꿀 움직임 ‘학부모 시름’

이처럼 교복 가격이 높은 것은 일선 학교장들의 무관심과 묵인, 그리고 업체와 학부모간 유착 의혹이 불러온 관례화된 비리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는 사이 조손가정과 다문화 가정이 많은 장흥지역 학부모들은 다른 지역보다 비싼 교복을 입혀야 한다.

특히 올 상반기 모 중학교가 교복을 바꾼데 이어 3~4개 중.고등학교가 교복을 바꿀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교복을 물려받아 입히려는 학부모들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교복 교체는 학교 이미지 개선의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학부모들의 부담은 커지고, 업체의 제고처리도 사회적 부담이 된다.

반면 조직적인 플레이, 소위 로비를 잘하는 업체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호기가 될 수 있다.

장흥교육지원청은 22개 시.군 교육청 가운데 유일하게 전교조 출신 공모제 교육장이 배치돼 있는데다 청렴을 강조한 장만채 교육감의 의지에 따라 대대적인 감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장흥군.읍 학부모 이 모씨는 "교복을 싸게 구입하자는 취지로 공동구매를 하는데, 협의구매 가격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면서 "학교와 업체, 그리고 치맛바람 일으키는 학부모들이 짜고 치는 고스톱이다"고 맹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