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펀드매니저 혼자 바쁘면 수익률은 '저조'

플러스자산운용 매니저 1인당 펀드 55개 굴려

이수영 기자 기자  2012.09.24 13:41:48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자산운용사에 소속된 펀드매니저의 1인당 운용 펀드수가 많을수록 수익률이 떨어진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4일 자본시장연구원 등에 펀드매니저 1인당 담당하는 펀드수가 10개 이상인 자산운용사의 수익률이 1인당 1~2개에 불과한 운용사에 뒤지는 것은 물론 업계 평균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48개 자산운용사가 운용하는 국내주식형펀드 738개의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이달 초 현재까지 1년 평균 수익률은 7.21%였다. 1개월 평균 수익률과 3개월 평균 수익률은 각각 3.74%, 5.60%였으며 6개월 수익률은 상반기 증시 침체 영향으로 -2.99%를 기록했다.

◆매니저 당 운용펀드 1~2개 '맨투맨 관리' 덕봤다

특히 개별 운용사 성적은 매니저 1인당 운용 펀드수에 따라 명암이 갈렸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1인당 운용 펀드수가 1∼2개인 자산운용사 11곳의 1년 평균 수익률은 8.46%을 기록해 전체 평균보다 1% 이상 좋았다.

반대로 1인당 운용 펀드수가 10개 이상인 자산운용사 7곳의 1년 평균 수익률은 7.07%에 그쳐 평균보다 0.14%포인트 낮았으며 1인당 운용 펀드 수가 1∼2개인 자산운용사들보다는 1.39%포인트나 저조했다.

수익률 상위를 기록한 ‘1~2개 그룹’은 1개월, 3개월 평균 수익률에서도 각각 4.05%와 6.41%를 올려 상대적으로 성과가 좋았다. 각각 전체 평균대비 0.31%, 0.81%포인트 높은 수치다. 결과적으로 투자기간이 길수록 수익률 상위 운용사와 하위운용사 간 격차가 더 크다는 얘기다.

박창욱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투자자들이 '펀드=장기투자'라는 인식 때문에 손해를 봐도 왠만해서는 펀드 해지를 하지 않는 게 피해를 더 키우는 격"이라고 말했다.

이번 분석 대상에 포함된 운용사 48곳의 매니저 1인당 운용 펀드수는 평균 6.85개였다. 플러스자산운용이 1인당 운용펀드수 55개에 달한 것을 비롯해 △메리츠운용 25개 △HDC운용 21개 △동부운용 20개 순이었다. 운용 펀드수가 10개 이상인 곳도 7곳이나 됐다. 사실상 펀드매니저들이 '맨투맨'으로 운용 상황을 관리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되는 셈이다.

◆돈 안 되는 꼬마펀드 퇴출…판매사가 어깃장

이는 국내 금융투자시장에 설정액 50억원 이하의 소규모 펀드들이 난입하는 상황에서 증권사, 은행 등 판매채널 간 관행 때문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국내 펀드수는 1만4개로 3년5개월 만에 1만개를 돌파했다. 지난 2010년 금융당국이 소규모펀드 청산에 나서면서 8000여개까지 줄었던 것이 다시 불어난 것이다.

펀드 규모에 상관없이 각종 운용보수와 주주총회 개최 및 회계 감사비용 등 고정비가 꾸준히 들어가기 때문에  소규모 펀드일수록 투자자들이 손에 쥐는 수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펀드평가사 제로인 관계자는 "흔히 펀드 운용은 '규모의 경제'에서 수익을 창출하게 되는데 소규모 펀드가 많다는 것은 이 같은 운용상 이익을 얻을 수 없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올해도 소규모펀드 100여개를 청산하는 등 시장 건전화에 힘을 기울이고 있지만 실효성은 여전히 미지수다. 증권사, 은행 등 펀드를 판매하는 채널들이 '펀드 해지'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탓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마이너스 수익률이 난 펀드의 경우 운용사가 펀드를 해지해 손해가 확정되면 판매사인 증권사와 은행으로 고객 항의가 쏟아지게 마련"이라며 "이를 우려한 판매사들이 펀드해지를 극구 말리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