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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기의 책보기] 정종진의 '내 아이의 두뇌가 춤춘다'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기자  2012.09.22 13: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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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IQ, 아이큐, 지능지수. 우리가 흔히 사람의 학습능력이나 사회적 성공능력의 진리적 기준으로 알고 있는 단어이다. 젊은 엄마는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 IQ테스트를 받았는데 수치가 낮게 나왔다고 하면 절망한다. 우리 아이는 멍청한가 보다고. 이러다간 명문대는 고사하고 ‘인서울’마저 꿈도 못 꿀 것 같아 더럭 겁이 난다. 아이가 뭐든 한가지는 잘해서 근사한 배우자도 만나고, 남의 자식보다는 잘 먹고, 잘 살아야 하지 않겠냐는 조바심이 인다.
   
 

이제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아이를 죽일 듯한 ‘학원 뺑뺑이 돌리기’가 시작된다. 영어를 선두로 중국어, 일본어, 논술, 수학, 피아노, 태권도, 한자, 미술, 창의두뇌, 스피치 등등 종류 또한 이루 헤아릴 수 없다. 그런 ‘죽은 교육’은 아이가 대학에 들어갈 12년 동안 계속된다. 그것이 대부분 우리 부모들의 아이 교육법이다.

과연 IQ가 아이의 모든 능력을 대변하는 것일까. IQ만 높으면 무조건 학교 성적이 높아야 하는 걸까. 물론 절대로 그게 아니라는 것이 장원교육에서 출판한 ‘내 아이의 두뇌가 춤춘다’의 요지다. 셀 수 없이 많은 세포와 정교한 장치로 설계된, 각자가 하나의 우주인 인간의 뇌와 그것이 갖는 특별한 역량, 재주와 재능은 그리 쉽고 간단하게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대통령 후보로 갑자기 각광받고 있는 안철수 원장은 어렸을 때 뭔가 물건을 보면 분해, 해체, 조립하는 것에 특별한 집념을 보였다고 한다. 의대 출신이면서 컴퓨터 백신 프로그램 V3를 개발하던 때는 군대에 입대하는 날 새벽까지 컴퓨터 앞에 앉아 씨름하다 군대로 달려갔다고 한다. 베니스 영화제에서 ‘피에타’로 황금사자상을 탄 김기덕 감독은 중졸이라고 한다. ‘서편제’의 임권택 감독 역시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했다. 은반의 요정 김연아, 골프여왕 박세리가 스포츠에 쏟은 열정만큼 공부에 집중했다면 하버드 대학 수석일 수 있을까? 반대로 안철수 원장이 어려서부터 골프에 전력했다면 박세리 선수만큼 될 수 있을까? 안 해 봤으니 모를 일이지만 절대로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 ‘재능과 재주의 다양성’을 뒷받침 한다.

때문에 15년 전 즈음 IQ보다 더 중요하다는 EQ(감성지수)를 심리학자 대니얼 골먼이 들고 나온 이후 PQ(열정지수), SIQ(디지털 시대 리더들에게서 특별하게 발견되는 사회적IQ), MQ(도덕지능), SQ(성공지능), PQ(실천지능)까지 두뇌의 역량에 대한 연구는 끊이지 않으며, 확장되고 있다. 이 책 역시 최근의 각광받는 두뇌이론인 하워드 가드너 하버드 대학 교수의 ‘다중지능이론’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다중지능, 인간의 두뇌마다에는 특별한 분야에서 빛나는 자기만의 빛깔이 있다는 것이다.

아인슈타인, 뉴튼 같은 수학, 과학, 논리 분야의 천재들에게서 발견되는 논리-수학적 지능, 작가나 개그맨과 관련 있는 언어적 지능, 음악적 지능, 화가나 건축가들에게서 보이는 공간적 지능, 신체-운동적 지능, 리더십과 관련 있는 대인관계지능, 종교인에게서 많이 발견되는 자기성찰지능, 궁금함을 못 배기는 탐구지능 등이 그것이다.

   
 
IQ 수치가 낮게 나왔다고 더럭 겁부터 먹을 일이 아니다. 내 아이의 두뇌는 어떤 재능과 재주를 잘 발휘하도록 설계 되었는지 그것부터 정확하게 따져봐야 한다. 그것을 따져 보는 방법을 쉽게 쓴 책이 <내 아이의 두뇌가 춤춘다>이다. 아이는 이미 어딘가 한 분야는 똑똑하도록 태어났다. 다만 엄마가 그것을 학교 성적에서만 찾으려 할 뿐이다.

아직은 불완전 하지만 대학 신입생을 뽑는데 학교 성적 대신 재능을 더 따지는 ‘입학사정관 제’가 점점 실효성 있는 제도로 정착되어 나갈 것이다. 그러므로 내 아이가 어떤 타고난 재능이 있는지부터 꼼꼼하게 살피는 것이 현명한 부모의 첫걸음 아닐까 생각해본다.

프라임경제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