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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시리즈 종결' K3, 준중형시장 판도 변할까

[시승기] 더욱 강렬해진 디자인…탁월한 주행능력, 동급 최고 수준 자랑

이용석 기자 기자  2012.09.21 13: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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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이번 가을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준중형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다. ‘국민차’라 불리는 ‘아반떼’를 필두로, 3년 만에 새로워진 SM3, 파격적인 프로모션의 크루즈 등 국산 대표 완성차 브랜드들이 준중형 모델을 내세워 시장공략에 나선 것이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포르테의 후속 차종인 K3. 새로운 모습으로 국내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K3가 어떠한 모습으로 시장 변화를 이끌 수 있을지 시승을 통해 살펴봤다.

지난 17일에 출시된 기아 K3(Kia K3)는 기아자동차의 준중형 차량으로, 포르테(Kia Forte)의 후속 차종이다. 기아차가 준중형 시장에서 기존 포르테를 단종시키면서 내놓은 신차인 만큼, 많은 이의 관심 속에서 새롭게 선보였다.

차명인 K3은 △기아자동차(Kia) △대한민국(Korea) △강력함·지배·통치 등의 뜻을 지닌 그리스어 ‘Kratos’ △활동적인·동적인 이라는 뜻을 지닌 영어 ‘Kinetic’ 앞 단어인 K에 준중형급을 의미하는 숫자 3를 결합한 것이다.

2009년부터 YD라는 프로젝트 명으로, 현대 아반떼(MD) 플랫폼과 엔진 등을 공유하고 있는 K3는 기존 K시리즈가 출시와 함께 꽤 훌륭한 실적을 올리고 있는 만큼, 소비자들의 관심 역시 ‘국민차’ 아반떼의 아성마저 위협하고 있다.

국내 준중형 시장 판도의 흐름을 변화시킬 K3의 모든 것을 시승을 통해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봤다. 시승에 나선 길은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를 출발해 보광 휘닉스파크까지 이르는 약 100Km의 왕복구간. 시승코스는 적당히 굽은 길과 직선로, 고속도로가 적절하게 섞여 있어 다양한 상황에서의 주행성능을 확인해 볼 수 있었다.

◆‘매의 눈’ 닮은 헤드램프…더욱 넓어진 중형급 실내공간

K3 외관 디자인 컨셉은 ‘다이나믹 머스큘레러티(역동적인 근육미)’. 생소한 단어일 수 있지만, 실제로 마주한 K3는 어떤 의미를 표현하고자 한 것인지 이해된다. 최근 디자인에 대한 호평을 받으며 브랜드 이미지를 급상승시킨 K시리즈의 ‘완성’다운 포스를 느낄 수 있다.
 
전체적인 K3는 절제와 단순함만이 강조된 기존 포르테와는 달리 한층 역동적이고 볼륨감이 있으면서도 안정적인 외관을 뽐내고 있다. 옆면 모습은 방금이라도 앞으로 튀어나갈 듯 날렵했다. 포르테에 비해 △길이 30mm △휠베이스 50mm 가량 길어졌지만, 높이는 25mm가 낮아진 영향으로 보인다.

   
'K시리즈' 혈통의 막내인 K3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국내 준중형 자동차 시장에서 ‘국민차’ 아반떼의 아성 마저 위협할 수 있을지 많은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시키고 있다.

전면부는 기존 K5 및 K7과 흡사한 ‘호랑이코’ 형상의 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을 적용했으며 헤드램프는 K9의 그것과 유사한 프로젝션 램프가 채택됨으로써 K시리즈임을 다시 한 번 인식시켜준다.

한층 커진 라디에이터 그릴의 양 측면 모서리에 연결되는 헤드램프는 안쪽 끝 부분만 튀어나와 그릴과 연결돼 강렬한 인상을 주면서 마치 매의 눈을 연상시킨다.

근육질의 세련된 분위기를 내뿜는 외부 디자인과 달리 실내 인테리어는 고급스럽고 미래지향적인 느낌과 차분한 느낌을 동시에 제공한다.

물방울 파형과 앵무조개 등을 형상화한 캐릭터라인을 센터페시아 및 도어 트림 등에 삽입했으며 크레시페드나 암레스터 등 주요 부분을 가죽으로 감싸 고급감을 살렸다. 특히 센터페시아 각도는 운전자의 조작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운전석 쪽으로 살짝 기울였으며 인스트루먼트 패널을 수평으로 배치해 운전자의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운전석 구조 역시 실내공간의 확대와 개방감을 극대화했다. 운전석 앞유리창과 지붕을 연결하는 A필러를 최대한 앞쪽으로 당겨 완만한 각도로 지붕까지 이어지게 만들어 운전석에 앉으면 전방시야가 탁 트인 느낌을 준다. 또 측방 시야 확보를 위해 일반적으로 사이드미러 때문에 막혀있는 부분에 유리창을 설치하는 세심한 배려도 눈에 띈다.

그 외에도 전체적으로 전장과 휠베이스가 늘어난 덕분인지 실내 공간도 기존의 포르테보다 한 층 넓어졌다. 중형차급처럼 다리를 편히 뻗을 수 있는 정도는 아니지만 뒷좌석도 남자 성인 3명이 편안하게 앉을 수 있는 정도의 공간도 충분히 확보됐다.

4.2인치 컬러 TFT-LCD 패널을 적용한 계기판은 다양한 주행정보를 풀컬러 이미지로 구현해 다양한 정보를 보기 편하고 고급스런 느낌을 준다. 부츠타입의 기어노브와 노블레스 트림 이상에 적용되는 알로이 소재의 브레이크와 가속 페달도 사소한 부분이지만 고급스러운 느낌을 살려주는 감성품질을 강화한 부분이라 할 수 있겠다.

◆스마트한 주행 돕는 ‘유보’…부드러운 핸들링과 승차감서 ‘만족’

본격적인 시승을 하기 위해 시동을 켰다. 시동과 함께 가볍게 가속페달을 살포시 밟아보면 부드럽게 들리는 엔진음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다소 날카롭게 들리는 GDi 엔진 특유의 음색과 달리 좀 더 차분하고 정돈된 느낌이다.

이번 시승의 또 다른 특징이라면 기아차 첨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유보(UVO)’를 직접 활용해 목적지를 설정했다는 점이다. 시동을 걸고 유보 시작을 위해 먼저 내비게이션 터치 버튼을 누르자 민감한 반응과 화면전환 등이 첨단 스마트폰을 연상케 한다.

   
K3의 운전석 구조는 실내공간의 확대와 개방감을 극대화했으며 센터페시아 각도는 운전석 쪽으로 살짝 기울이면서 운전자의 조작성을 향상시켰다.

룸미러 아래 유보 버튼을 클릭하면 전용 콜센터로 연결이 된다. 연결된 안내원에게 ‘K3 시승회 코스’를 요청하자 자동으로 내비게이션에서 반환점을 포함한 목적지가 검색되고 안내가 시작된다. 버튼 하나로 별도 목적지를 입력할 필요 없이 자동으로 길안내가 시작된 셈이다.

하지만 내비게이션을 조작할 때보다 훨씬 많은 시간이 소요되며 명절과 같이 콜센터에 문의가 많은 시기에는 원활한 연결이 안 될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각도 피할 수 없다. 

주행성능은 중형급에 비해 다소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되는 달리 준중형급 이상이다. 1.6 감마 GDi 엔진답게 출발에서 시속 80km까지의 가속은 부드럽고, 엔진음도 자연스럽다. 특히 시내 구간에서는 부드러운 핸들링과 편안한 승차감에 만족감을 느낄 수 있고, 엑셀 응답성이 민감하단 느낌이 든다.

포르테에 비해 공차중량이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저속기어에서 치고 나가는 힘은 부족함이 없다. 갑작스런 가속과 감속을 반복해도 운전자가 요구하는 대로 반응하고 차체의 쏠림현상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곡선주로에서의 차체 안정감과 브레이크 성능도 합격점이다. K3 모든 트림에 기본 적용된 VSM(차세대 차체자세제어장치)는 코너링에서의 갑작스런 방향전환에도 무리 없이 차의 자세를 안정적으로 잡아주며, 브레이크도 응답성이 빠르고 차체를 잘 잡아준다.

고속주행성능 테스트에선 시속 100km의 속도서부터 120km까지는 속도계가 잠시 주춤하면서 가속부분에서 약간 아쉬운 점을 느낄 수도 있지만, 오히려 이후부터는 거침없이 속도계가 올라갔다. 일단 속력이 붙어 고속 주행을 하면 무리 없는 주행이 가능할 정도로 안정성과 정숙성이 돋보였다.

1.6 감마 GDi 엔진의 높은 출력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6단 변속기를 얹어 변속충격도 거의 없다. 그 이상의 속도에서도 가속감은 탁월하다. 욕심을 낸다면 계기판의 최고 속도인 시속 240km까지도 가능할 것 같다.

고속주행에서 동승자와의 대화나 음악소리가 방해받지 않을 정도로, 가속소음도 매우 작으며 지면에서 올라오는 소음도 적절히 제거됐다. 차체 곳곳에 ‘아이소패드 흡차음 이중구조’와 ‘발포 충진제’ 등 다양한 차음재를 적용했기 때문이라는 게 기아차 관계자의 설명이다.

눈에 띄는 편의사양은 △오토 크루즈 컨트롤 기능 △운전석 메모리시트 △후석 에어벤틸레이션(에어컨·히터 송풍구) △히티드 스티어링휠 △전좌석 히티드 시트 △앞좌석 통풍시트 등으로. 동급 차종에서는 보기 힘든 편의사양이다.

시승을 끝내고 연료량을 체크해 보니 연비는 ℓ당 12.5km. 동급 최고는 아니지만, 공인연비가 14km/ℓ으로 합격점이다. 아반떼와 같은 최고출력 140마력급 1.6GDI 엔진이 6단 자동변속기와 조합했지만, △리어 언더커버 △센터 언더커버 △휠 디플렉터 △공력 개선 디자인 적용 등 세심한 부분을 신경 써서 공기저항계수를 줄인 덕분인지 체감하는 연비는 더욱 향상된 것 같다.

새로운 모습으로 준중형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K3(자동변속기 기준) 가격은 △디럭스 1492만원 △럭셔리 1677만원 △럭셔리 에코 플러스 1788만원 △프레스티지 1841만원 △노블레스 1939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