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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대선출마…단일화에 대한 속내는?

朴-文-安 3각 구도 속 '단일화' 대선 판가름 '키'

이보배 기자 기자  2012.09.20 15:3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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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선출마 공식 선언 이후 정치권의 관심은 온통 안 원장에게 쏠려 있다. 그도 그럴 것이 12월 대선을 90여일 앞둔 시점에서 안 원장의 출마선언은 대선판도를 크게 요동치게 만들고 있기 때문.

안 원장의 대선출마 공식 선언으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2각 구도에서 3각 경쟁이 본격화됐다.

그 중에서도 쟁점은 단일화에 있다. 19일 출마선언 직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에 가장 많은 질문이 쏠린 것도 단일화 문제였다. 이날 안 원장은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단일화 관련 질문에 대해 한 가지 답변으로 일관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이 두 가지 있다는 것.

이와 관련 그는 "첫 번째는 정치권의 진정한 변화와 혁신이고, 두 번째는 국민들이 그것에 동의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때문에 지금 이 시점에서, 두 가지 조건이 갖춰지지 못한 상황에서는 단일화 논의를 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민주통합당 입장에서 단일화는 필수적이다. 범야권 대선주자인 문 후보와 안 원장이 동시에 출마하면 보수층 지지세력이 공고한 새누리당 박 후보에게 밀릴 수밖에 없는 이유에서다.

안 원장의 출마선언 이전부터 정치권에서 야권 단일화에 대한 논의가 활발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문 후보 측은 안 원장이 양보를 통해 민주당에 힘을 실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안 원장이 박원순 당시 후보에게 양보했던 것처럼 '정치적 담판'을 바라는 눈치다. 문 후보 역시 지금까지 기자들에게 "민주당이 중심이 되는 단일화를 해야 한다"며 안 원장의 정치적 양보를 기대하는 발언을 해왔다.

하지만 문 후보 측이 원하는 방향으로 단일화가 이뤄진다 해도 안 원장의 지지층이 문 후보에게 쏠릴지는 의문이다. 안 원장의 지지세력 일부는 문 후보 쪽으로 갈 수 있지만 새누리당이나 제 3 후보 혹은 아예 정치적 무관심층으로 남는 세력이 있을 수 있기 때문.

그런가 하면 일각에서는 안 원장이 민주당 측과 단일화에 응하지 않고 독자노선으로 대선을 완주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일단 출마선언에서 민주당 입당과 단일화와 관련 말을 아끼고 있으면서도 "완주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국민의 선택으로 새로운 변화를 만들겠다는 안 원장 스스로 박-문-안 3자 구도로 대선을 치를 경우 정권교체가 어렵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써는 안 원장이 좋든 싫은 단일화 과정에 응하게 될 가능성이 가장 큰 것. 새누리당 역시 안 원장이 이번 대선에서 끝까지 완주하지 않고 문 후보의 '페이스메이커' 역할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의 검증을 '희석'시키는 역할을 한 뒤 문 후보 지지선언을 하는 '제2의 박원순 모델'로 가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문화일보가 단독 입수한 '새누리당 대선 정세분석 및 대응전략 보고' 문건에 기록되어 있다.

어쨌든 이 모든 상황을 종합해 볼때 야권 단일화는 피할 수 없는 과제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안 원장 측에서 현 시점이 적절하지 않다고 피력하고 있고, 문 후보 측 역시 섣불리 노골적으로 단일화를 요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야권 단일화 논의는 10월 말쯤이나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대선출마 선언으로 대한민국을 한 번 들썩인 안 원장의 다음 선택은 야권 단일화에 있는 만큼 그의 선택이 대선 정국에 어떤 후폭풍을 몰고 올지 그 '키'의 방향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