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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장애의 한계 넘어 기능실력 뽐내는 '장애인 기능축제'

꿈과 열정 '하나로' 전국 364명 장애인 선수 한 자리에 모이다

이혜연 기자 기자  2012.09.20 09:3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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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태풍 제 16호 ‘산바’가 지나간 지난 18일, 신도시로 부상하고 있는 인천국제도시 ‘송도’를 찾았다. 이곳은 17일부터 20일까지 4일간 장애인들의 꿈과 열정을 볼 수 있는 ‘제 29회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가 진행되는 무대다. 전국각지에서 모인 장애인 선수 364명을 포함해 약 800여명이 참가한 이번 대회는 컨벤시아 전시장과 인천기계공업고등학교 등 2곳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제 29회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가 진행된 인천국제도시 송도는 지난 1994년부터 송도매립을 시작해왔다. 현재 송도 내 5만5178명(외국인 905명 포함)이 거주하고 있으며, 비즈니스·교육·문화·환경 등을 갖춘 최적지로 성장하기 위해 나아가는 중이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인천시, 고용노동부와 지난 17일부터 4일간 인천국제도시 송도에 위치한 컨벤시아에서 '제 29회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를 개최했다.

이곳에서 펼쳐진 이번 경기대회는 총 35개 종목에서 기능경기가 진행됐다. 경기종목은 기능경기직종과 레저 및 생활기술직종으로 나뉜다.

기능경기직종으로는 △CNC 선반 △가구제작 △귀금속공예 △목공예 △시각디자인 등 정규직종 20종과 △3D제품디자인 △건축제도CAD △기계조립 등 시범직종 6종이다. 또한 레저 및 생활기술직종으로는 △그림 △기기조립 △도자기 △봉제 등 총 9개 직종으로 나눠 경기를 펼치고 있다.

◆‘전환점’갖고 ‘1위’라는 꿈 키워

29회를 맞이한 이번 경기대회는 장애인 기능개발 장려와 기업의 장애인 고용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마련된 장애인 기능축제다. 특히 입상자는 국제 장애인기능올림픽 한국대표 출전 기회가 제공되면서 전국에서 아름다운 도전정신을 품은 선수들이 모였다.

   
두 팔을 잃은 장애인 선수가 두 발을 이용해 정규직종 '전산응용기계제도(CAD)' 부문에 참여하면서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들은 모두 ‘장애’라는 아픔을 겪고 있다. 그러나 ‘기능’에서는 장애는 필요가 없다. 장애의 한계를 넘어 기능대회를 통해 자신의 실력을 인정받고,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목표를 가진 사람들이다.

또한 ‘인생의 전환점’을 갖고 기능경기에 참여했다. 그중 컴퓨터수리 직종에 출전한 이진규씨 사연이 화제가 됐다.

산업재해로 인해 양쪽 다리를 절단해야 했던 이진규씨는 지체 1급 장애인을 판정받았다. 부산 내 주물공장에서 전기 기술자로 근무하던 그는 불의의 산재사고를 당하면서 좌절감과 자신감을 잃었다.

외부와 차단하며 집안에서 생활하던 그는 가족들과의 생활유지를 위해 세상과 다시 손을 잡았으며,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부산직업능력개발원이라는 곳을 통해 직업훈련을 받게 됐다.

이진규씨는 “나의 가족과 나의 미래를 위해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이번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꿈을 위해 노력하고 도전하는 아빠의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렇듯 이번 경기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은 각자만의 ‘전환점’을 계기로 기능경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장애’라는 아픔보다 ‘실력’ 발휘

“기능에는 차별이 아닌 실력의 차이만 존재한다”

이번 경기대회는 지난 17일 개회식을 갖고 18일부터 본격적 경기를 펼쳤다. 컨벤시아 경기장에 들어서니, 경기대회장과 부대행사장을 나눠 진행되고 있었다. 경기대회장에서는 많은 선수들이 경기에 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옆 전시장에 마련된 부대행사장은 △국제대회 선수들의 입상작 △직업능력개발원 입학소개 △전동휠체어 체험 △공연무대 등 다양한 축제공간이 마련됐다.

경기장에서 기능경기를 펼친 선수들의 모습은 가지각색이었다.

   
지난 18일 컨벤시아 경기장에서 열린 정규직종 '나전칠기'부문에서 장년층 선수가 경기에 집중하고 있다.
두 발을 사용해 경기를 임하는 선수, 불편한 손으로 화훼장식을 다루는 선수, 나이를 불구하고 경기를 치르는 장년층 선수 등 다소 불편해 보이는 모습들이지만 자신들만의 행동과 실력으로 경기를 임했다.

기능경기를 임한 364명의 선수 중 입상자는 총 123명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시각디자인, 제과제빵 등 약 7시간이 넘는 경기시간에도 선수들의 차분함과 숙련된 기능실력을 볼 수 있었다.

송도에서 펼쳐진 이번 기능경기대회는 장애인들뿐만 아니라 인천국제도시를 방문한 사람들의 축제였다. 장애인들도 기능경기를 통해 기존에 쌓았던 실력을 발휘하고, 인정받는 값진 시간을 가졌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성규 이사장은 “우리사회도 학력, 연령, 장애, 성별 등 주어진 배경보다 능력있는 사람이 인정받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산업현장에서 장애인고용을 선도하는 기능인이라는 긍지와 사명감을 갖고 국제경쟁 무대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노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