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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칼럼] 선물: '미인'과의 내면 대화

이주아 코치 기자  2012.09.19 15:5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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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띵띠리 리리링 띵 디리링…’ 아침 알람시계는 언제나 오전 6시에 울린다. 알람소리가 나기 전에 의식은 깨어있지만 너무 피곤한 날은 일어나지 못하는 경우도 있게 마련인데, 그렇더라도 알람소리는 일정한 시간에 울리게 해놓는다. 어떤 때는 4시에 깨기도 하고, 또 새벽 2시에 눈이 떠지기도 한다. 하지만 대체로 6시쯤 기상한다.

필자에겐 독특한 ‘아침 습관’ 한 가지가 있다. 알람이 기상시간을 알리면 시계를 바로 끈 다음 곧바로 일어나지 않고 다시 눈을 감는다. 다시 잠에 드는 게 아니라 내면과의 대화를 위해서다.

어제 기분 좋았던 일, 힘들었던 일, 가장 기억에 남은 주제로 내면 대화를 시작한다. 생각이 많을 때는 30분 그렇지 않을 때는 10~15분 정도 대화가 이어지는데, 눈을 뜬 후 그 대화 내용을 다이어리에 정리한 후 하루를 시작한다.
 
이 습관은 코칭이나 강의 진행에 유익한 영향을 준다. 3~5분 정도로 눈을 감고 깊은 호흡을 통해 내면과 만난 후 코칭이나 강의에 들어서곤 하는데, 그런 때는 늘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 필자는 성격이 급한 편이다. 그래서 무언가 일을 시작 할 때 급하게 하지 않으려고 부단히 노력한다. 이런 측면에서도 내면 대화는 필자에겐 꼭 필요한 삶의 일부다.

내면 대화에서 필자를 상대해주는 이가 있다. 물론, 필자의 마음속에 있는 가상의 인물이다. 그녀의 이름은 ‘미인’이다. 깊은 명상에 들어갔을 때 만난 그녀의 이름을 문득 ’미인’이라고 지었는데, ‘미인’과의 대화에서 신기한 게 있다. 잠시라도 ‘미인아’라고 부르면 필자의 기분이 좋아지고, 마음이 한 없이 편해진다.

필자와 명상 속에서 만나는 ‘미인’은 마음이 굉장히 넓고도 깊으며 또 사랑스럽다.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미인’과 대화를 나누고 나면, 평온해지고 복잡한 일도 정리가 되어 결국은 미소 짓게 된다.

업무 중 갑작스런 일이 생겨 일을 마무리 못한 일도 아침에 일어나기 전 ‘미인’과 이에 얘기를 나누고 나면 해결 방법이 생기고, 덤으로 좋은 아이디어들이 쏟아지기도 한다.

‘오늘은 무엇을 해야 하지?’로 시작된 질문은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아차리게 해준다.

하루하루를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오늘’은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선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은 ‘지금 이 시간’을 소중하게 보내야 한다. ‘현재’를 뜻하는 영어 ‘present’는 ‘현재’와 ‘선물’이라는 뜻을 함께 갖고 있다.

오늘을 거저 받는 모든 사람들은 ‘위대한 힘을 주는 오늘’이라는 선물을 열어보고, 그 선물을 온전히 받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는 선물을 받는 이들의 행복을 위해서다. 하지만 연습과 노력 없이는 ‘오늘’이 ‘선물’이 되기 어렵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 가장 시급한 일은 무엇인가?’ ‘미인’의 대답은 ‘원고 두 편 마무리 해야지’라고 말해준다.

필자는 아침 6시경 ‘미인’과 길게 만나고, 낮에도 정리하고픈 일이 있을 때마다 잠깐씩 ‘미인’과 만나 내면 이야기를 나눈다. 그러면서 아침에 정한 약속들을 다시금 기억하고 실행 해 본다.

도심 속 사무실이라 주변이 시끄럽다. 마침 주변건물 외벽 공사하느라 ‘윙이잉~ 드러럭 드러럭, 쿵’ 주변이 산만하고 요란스럽다. 그렇지만 아침에 만난 ‘미인’이 ‘가급적 사무실에서 원고 마무리하기’ 그리고 ‘인내와 용기를 가지고 차근차근 해내기’라는 메시지를 다시금 내게 일깨운다.

소란스러운 틈 속에서도 필자는 ‘미인’과의 대화를 떠올리며, 아침에 정한 일정 중 우선순위인 원고쓰기를 실행하고 있다.

물론 다른 장소로 이동해서 쓸 수도 있지만 사무실만큼 편안한 나만의 자유공간도 없거니와 막상 나가보면 주변사람들의 방해로 이내 일정이 어그러짐을 여러 번 겪어 보았기에 지금은 인내를 가지고 글을 마무리 하고 있다. 글을 마무리하는 큰 이유는 ‘미인’과의 오늘 약속을 되도록 지키려는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오늘 하기로 한 약속은 필자에게 선물을 주는 것이다. 오늘 이 일을 하지 않으면 후회막급의 일들이 생기곤 한다. ‘오늘’이라는 주어지는 선물을 받을 것인지, 아니면 버리고 후회막급을 경험 할 것인지 그 선택은 각자의 선택에 달려있다.

   
 
누구에게나 주어진 오늘이라는 값진 ‘선물’, 받을 것인지, 버릴 것인지, 누구나 의식하든 그렇지 않든 이 선택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본다. 선물을 받으며 살아가는 것이 지혜로운 선택 아닐까?  

이주아 코칭칼럼니스트 / 한국코치협회 인증 전문코치 / 사회적 코칭 전문가 / 소통과 감성 코칭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