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분석] 순천 시의원 정병휘·임종기 왜 삐쳤나

박대성 기자 기자  2012.09.19 15:39:33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전남 순천시의회 두 중진의원이 '칡과 등나무' 엉키듯 사이가 틀어진 것으로 확인돼 그 연유에 온갖 추문이 얽히고 있다.

두 사람 가운데 1인은 본회의장 석달째 본회의 출석을 거부하고 있으며, 나머지 1인은 의회 상임위와 본회의장 5분발언의 상당부분을 '그'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리는데 할애하고 있다.

19일 순천시의회(의장 김대희)에 따르면 소문의 당사자들은 전반기 2년간 '찰떡궁합'을 과시했던 민주당 소속 정병휘 의원(56)과 임종기 의원(55).

복수의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두 사람의 사이가 벌어진데는 지난 7월2일 실시된 의장단 선거 과정에서 불거졌다는 것이 대체적 의견이다.

재선의 임 의원은 전반기 정병휘 의장(4선)의 바통을 이어받아 후반기 의장직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고 한다. 하지만, 정 의장이 약속과 달리 당내 경선에서 자신을 밀지 않았다는 섭섭함이 '삐침'의 주요한 원인이라는 전언이다.

순천시의회 정당별 의석수는 전체의원 24명 가운데 민주당 19명, 통합진보당 4명, 무소속(김인곤) 1명이다. 민주당내 선출 후보가 사실상 시의장이 될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돼 있다.

또 포스코가 추진하는 '순천만 소형무인궤도(PRT) 민간투자사업' 실시협약서에 당시 노관규 시장과 정병휘 의장의 서명이 들어있는 것도 공격소재가 됐다.

"문제될 줄 몰랐다"는 정 의원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임 의원은 "경전철(무인궤도택시) 사업으로 만약에 순천시의 손해가 발생하면 실시협약서에 싸인한 두 사람(노관규.정병휘)에게 손해배상과 구상권을 청구해야 한다"고 발언, 그의 속을 뒤집어 놓고 있다.

   
지난 14일 순천시의회 임시회 본회의가 열리고 있다.  눈을 씻고 찾아봐도 정병휘 의원을 찾을 수가 없다.

임 의원은 최근에는 모 동료 의원으로부터 "아들 포스코에 취업 안시킬거요?"라는 타박을 들었다며 까발리기도 했다. 임 의원의 강성발언은 의장선거 낙선 후 더욱 앙칼졌다는 것이 주위의 평가다.

의장을 지낸 정 의원의 처신도 부적절하다는 동료 시의원들의 얘기도 많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의원은 "개인감정은 둘째치고 의원이라면 회기에 출석해야 하는거 아니냐"며 "본인들이 풀어야 할 문제"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의원은 "몇차례 의회에 나오시라고 전화를 드렸지만 왜 불출석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정 의원은 지난 7월 개회된 제167회 정례회와 이달초 168회 임시회까지 모두 불출석했다.

정 의원은 다만, 순천시의원 24명 전원이 지난 5일 태풍 '볼라벤'으로 피해를 입은 낙안배 낙과줍기 봉사활동 현장에 나타냈지만, 임 의원과의 관계가 껄끄러워서인지 다른 농장을 찾아 서로 부딪히지는 않았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정병휘 의원은 최근 본지와의 통화에서 "몸도 좀 아프고 해서 불출석했다. 내가 무슨 한두살 먹은 애도 아니고, (임 의원과)그런 일로 출석하지 않은건 아니다"며 사태확산을 원치 않는다는 뉘앙스로 얘기했다.

임종기 의원은 18일 전화통화에서 "(정 의장이)계약당사자가 아닌데 뭣 때문에 경전철 협약서에 싸인했냐는 거다. 의장 정도되면 그 정도의 자각은 갖고 있어야 한다. 싸인을 했으면 책임을 지라는거다. 의정활동은 시민과의 약속인데 화해고 뭐고 할게 없다"는 완강한 입장을 나타냈다.

시의회 사무국도 사태가 심상찮게 돌아가자 두 의원간의 중재를 시도했다고 털어놨다. 시의회 관계자는 "정 의장(의원)님께 수차례 전화를 드려 출석할 것을 부탁드렸는데도 섭섭한게 있으신 것 같더라"고 전했다. 또 다른 의회 사무국 직원은 "그 문제는 노코멘트"라며 잡아떼기도 했다.

두 중진의원 간의 갈등은 본인들이 풀 수 밖에 없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두 사람간의 불신과 감정싸움이 심해 쉽사리 화해모드로 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편 전직 시의원들로 구성된 '순천시의정회'는 20일 오전 11시 순천시청 소회의실에서 2013순천만정원박람회 성공개최를 위한 간담회를 갖는다.

이 자리에는 강영진 이사장을 비롯해 조석훈 장형식 정복수 김추길 박상호 한창효 이홍제 정영식 김윤수 박종효 서재평 이중구 김인승 김기태 남종곤 조길현 전 의원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관례대로라면 시의원들이 '선배'들을 모시기 위해 조우하는 자리여서 이곳에 정.임 두 의원이 참석할지 여부에도 새로운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