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뉴ES' 렉서스 승부수 '강남 소나타' 명성 탈환할까?

넓은 공간 폭발적 성능…스포츠카 능가, 복합연비 16.4km '동급 최강'

김병호 기자 기자  2012.09.19 15:27:02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소위 '강남 소나타'라 불리는 토요타의 럭셔리 브랜드 '렉서스'는 조용한 성능과 품위·품격을 상징하는 독특한 이미지로 소위 ‘있는 집 아줌마들’로부터 뜨거운 인기를 얻었다. 2002년부터 2010년까지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렉서스는 독보적인 입지를 구가했다. 최근 몇 년 사이 독일차의 맹공 앞에서 주춤하는 모양새지만, 렉서스는 렉서스만의 독특한 분위기로 마니아층을 여전히 끌어당기고 있다. 이런 가운데 렉서스가 강력한 작품을 내놓았다. 지난 9월13일 출시된 뉴 ES다. 렉서스는 이 모델을 통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영광 탈환’을 노리고 있다. 뉴 렉서스 ES 300h(하이브리드)와 뉴 렉서스 ES 350G(가솔린)를 시승했다.

서울 잠원동 한강공원에서 출발해 올림픽대로-강일IC-중앙고속도로-제천 청풍리조트로 이어지는 총 206km, 약 3시간의 코스. 서울을 벗어나는 도심코스와 고속도로 위 고속코스, 청풍호반의 와인딩 코스로 달라진 ES 하이브리드의 효율성과 고속주행의 파워, 다이내믹한 주행, 안전성 등을 평가하기에 최적이다.

렉서스 ES의 첫인상은 기존 렉서스의 패밀리 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상하 그릴이 통합된 스핀들 그릴과 L자형의 LED램프는 샤프하면서도 부드러운 안정감을 준다. 휠베이스를 확장해 상위 클래스의 고급승용차에 실내공간을 확보하는 동시에, 앞·뒷바퀴를 뒤쪽으로 이동시켜 프론트와 리어 오버행이 각각 5mm 늘어나고, 25mm 줄어들어 균형적인 배분에 특히 신경을 썼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와 같은 배분은 넉넉한 실내 공간 확보와 안정된 주행이라는 상반된 이상형을 이상적으로 조율한 것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패밀리카 '렉서스'에 열광하는 이유 '화이트'

렉서스 엔지니어는 "휠베이스의 확장과 뒷좌석 시트의 등받이 두께 등을 줄여, 기존대비 뒷좌석 무릎공간을 71mm, 발 공간을 104mm 더 확보했다"며 "뒷좌석 머리 위 공간 역시 20mm 확대해 뒷좌석의 개방감을 더욱 개선시켰다"고 말했다. 실제 뒷좌석에 앉았을 때의 공간은 더욱 넓고, 높은 가시성을 확보하고 있었다.
   
렉서스 뉴 제네레이션 ES 300 하이브리드 모델이 '청풍호반'의 굽이길을 테스트 드라이빙하고 있다.

후면부의 사다리꼴 형상은 전면부의 스핀들 그릴과 더불어 차체에 입체감을 더욱 부각시켰으며, 하이브리드 모델에는 공기흐름을 유연하게 만들기 위해 히든 타입 머플러가 적용돼 가솔린 모델과 차별화를 뒀다.

실내는 깨끗하고 대체적으로 밝은 느낌이다. 시트에 몸을 싣자 렉서스의 '장인정신'이라는 단어가 머리를 맴돈다. '인간 중심'의 컨셉트를 기본으로 제작된 센터콘솔과 리모트 터치 등 조작부와 표시부를 명확히 하고 있었으며, 팔꿈치를 암 레스트에 올려 조작하면 흡사 서재에 앉아 있는 듯 편안한 조작이 가능해 편의성을 더욱 강조했다.

여기에 일본 특유의 장인정신이 더해진 인테리어는 아늑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전했다. 특히 스티치와 우드를 적절히 사용한 실내공간은 첨단 몰딩 기술이 적용돼 품위를 더하고 있었으며,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패드삽입 등으로 더욱 푹신한 느낌을 전하고 있었다.

먼저 시승한 차량은 렉서스 ES 350G 가솔린 모델이다. 버튼을 통해 시동을 걸자 렉서스 특유의 정숙함과 함께 약간의 피스톤 진동만이 스타트를 알린다.

◆스포츠 모드 전환 후, RPM 춤을 추는데…

출발은 매우 부드럽다. 시동을 걸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도로를 주행해도 느껴지는 정숙함은 ‘역시 렉서스’란 말이 절로 나온다. 올림픽대로를 지나 고속도로로 나가면서 가속페달에 힘을 실었다. 묵직하다. 효율성을 위해 에코모드로 조정한 것이 민첩성을 저하시킨 탓일까. 하지만 일반 고객들이 탓을 경우 이러한 점은 안전운전을 위한 장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렉서스 뉴 제네레이션 ES의 내부사진.

스포츠 모드로 조정한 후 속도를 올렸다. 렉서스는 모드 변환으로 자동차가 바뀐 듯한 느낌이다. 트윈머플러에서 뿜어 나오는 배기음이 거친 숨소리를 내뱉으며 드라이버를 흥분시킨다. 스포츠 모드로 전환한 뒤부터 RPM이 춤을 춘다.

제한속도를 넘지 않는 선에서 급가속과 급제동을 거듭 반복하니, 속도감과 가속력, 제동력이 일반 스포츠카를 방불케 한다. 가벼운 핸들링과 함께 매우 민첩한 조정이 가능한 렉서스 ES 350G는 3.5리터 V6 듀얼 VVT-i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277마력(6200 rpm), 최대토크 35.3kg·m(4700 rpm)의 성능을 구현했다.

특히 인공지능 변속 시스템을 갖춘 6단 전자제어 변속기(ETC)는 복합연비 기준 리터당 10.2km의 연비와 부드러운 스타트, 가속성능 등을 조화롭게 이뤄냈다. 이는 품위와 안전 등을 중시하는 40~50대에서, 2~30대 젊은층이 즐기는 스포츠 드라이빙까지 다이내믹한 운전의 즐거움을 전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충북 제천 톨게이트를 지나 렉서스의 야심작 ES 300h(하이브리드)에 올랐다. 전체적인 변화는 가솔린 모델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모델의 장점은 청풍호반을 지나며 발휘됐다. 급경사와 90도에 가까운 코너링은 하이브리드 모델의 장점을 과시하기에 최적이다. ES 300h는 출발과 동시에 전기모터의 힘을 빌어 최고의 토크를 구현할 수 있다. 이는 가솔린 모델이 흉내낼 수 없는 하이브리드만의 장점이다.

◆가솔린 못지 않은 힘 ‘폭발적 코너링’

하이브리드라고 만만히 보면 큰 코 다친다. 코너에서의 치고 나가는 힘은 가솔린을 능가할 정도다. 무단변속기를 통해 뿜어져 나오는 힘은 차고 달리는 코너에서 그 장점을 유감없이 발휘했으며, 아찔한 코너에서 제동력은 아찔한 위험상황을 안전모드로 바꿔놓기도 했다.

서스펜션의 변화, 강성이 더욱 높아진 차체, 빠른 응답성은 스티어링 기어비로 인해 뉴 ES 300h의 핸들링에 더욱 정확성을 더했다. 전륜 서스펜션은 직진 주행의 안정성과 차량의 흔들림 제어 등을 위해 역방향으로 감긴 코일 스프링을 적용, 안정감을 더했다. 회사 관계자는 고장력 경량 강판의 사용과 보강재(브레이스) 및 스팟 용접을 더욱 많이 적용해 안전을 위한 차체 강성에 더욱 심혈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ES 300h에는 2.5리터 4기통 앳킨슨 사이클 엔진을 탑재하고 있으며, 엔진과 모터를 결합한 203마력(PS)의 시스템 출력과 103g/km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단순히 연비와 정숙성뿐 아니라 성능과 친환경성을 고려한 렉서스 하이브리드 고유의 DNA를 내재하고 있다. ES 300h는 복합연비는 리터당 16.4Km(구연비 기준 21.8Km/L)로 동급 최고의 효율성을 자랑한다.

'많이 탄다'라는 건 그 만큼 선호하는 가치가 높다는 뜻. ‘강남 소나타’로 불리던 렉서스가 더욱 뛰어난 효율성과 성능, 공간 활용을 높여 ES 300h, ES 350G로 다시 국내에 출시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렉서스 브랜드의 41% 판매를 차지하던 강력한 주포 ES가 예전의 영광을 탈환하기 위해 다시 돌아왔다"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ES의 변화는 '탈환'이 아닌 '새로운 역사'를 쓰기 위함이다. 하반기 돌아온 렉서스의 베스트셀링 ES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