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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케미칼 'EVA 공장 증설'로 위기 극복

연간 16만톤 생산…1000억원대 매출 기대

노병우 기자 기자  2012.09.19 12:3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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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한화케미칼(009830)은 고부가가치 특화제품인 고함량 ‘에틸렌 비닐아세테이트(이하 EVA)’ 4만톤을 생산할 수 있는 플랜트를 울산 남구 상개동에 위치한 제1공장에 증설하고 18일 준공식을 가졌다.

이번 증설로 인해 한화케미칼 국내 EVA 생산능력은 연간 16만톤이 됐으며 추가 매출효과는 연간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실 석유화학업계는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 △에틸렌 가격 상승으로 인한 원가 압박 △중동산 저가제품의 점유율 확대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위기 속에서 한화케미칼은 고부가가치 특화제품의 생산 확대를 통한 경쟁력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투명성과 접착성, 유연성 등이 우수한 EVA는 △발포용(신발 밑창) △코팅용 △전선용 △핫멜트(접착제) △태양전지용 시트 등 다양한 용도에 사용된다. 비닐아세테이트 단량체(이하 VAM)의 함량에 따라 저함량과 고함량으로 구분된다. 그 중 VAM 함량이 22~40% 정도인 제품을 고함량 EVA라 한다. 부가가치가 높은 특화제품으로, 주로 코팅과 태양전지용 시트, 핫멜트(접착제)의 원료로 사용된다. 이번에 증설한 플랜트는 고함량 EVA를 주로 생산할 계획이다.

한화케미칼은 1985년 국내 최초로 EVA를 생산한 이래 지속적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해왔다. 폴리에틸렌 계열 판매 중에서 EVA와 전선용 수지를 합친 특화제품의 비중도 2009년 12%였던 것이 올 상반기에는 17% 이르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석유화학업계의 위기 속에서 특화제품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울산 상개동에 있는 제1공장을 증설했다.
한화케미칼이 EVA에 집중하는 이유는 수익성이 좋기 때문이다. EVA는 범용제품 대비 부가가치가 높아 경기가 좋을 때는 이익률이 더욱 좋아지는 것은 물론 경기 불황에도 가격 하락폭이 적어 안정적인 수익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기술과 투자비 등 높은 진입장벽으로 높은 영업이익률이 가능하다. 특히 VAM이 40%이상 포함된 고함량 제품의 경우 한화케미칼과 듀폰(미), 토소(일) 등 세계적으로 일부 기업만 생산이 가능하다. 여기에 모든 종류의 EVA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한화케미칼과 듀폰뿐으로, 이는 시장의 수요에 맞게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강점이 되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이번 증설의 의미를 세 가지로 평가하고 있다.

우선 셰일가스 위협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했다는 점이다. 최근 북미 및 중국 등에서 개발되고 있는 셰일가스 기반 저렴한 제품이 시장에 유입될 경우 범용제품 원가경쟁력은 더 위협받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번 고부가 특화제품의 생산능력 확대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100% 자체 기술로 건설한 것도 높게 평가되고 있다. FTA로 인해 국가 간 무역 장벽은 낮아지고 있지만, 화학업계의 기술 장벽은 더욱 높아져 기술 제휴를 통한 플랜트 증설은 더욱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국내 대다수 석유화학 공장이 기술 제휴를 통해 공장을 건설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체 기술로 완공했다는 것은 투자비, 운영비 절감 및 기술 수출 가능성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성과로 보고 있다.

이에 한화케미칼은 100% 자체 기술로 건설했다. 국내 대다수 석유화학 공장이 기술 제휴를 통해 공장을 건설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체 기술로 완공했다는 것은 △투자비 △운영비 절감 △기술 수출 가능성 등 기대할 수 있다.

한편 이번 증설은 미래지향적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태양전지 시트용 EVA는 VAM의 함량이 높아질수록 투명해지고 접착력이 좋아진다. 이는 태양전지의 효율증대에 기여하기 때문에 태양광 시장이 성숙해 질수록 고품질 EVA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생산 확대를 통해 그룹 태양광 사업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에서 생산한 EVA 수지를 한화L&C에서 시트로 만들고, 이 시트를 한화솔라원의 태양전지에 공급할 수 있는 그룹 내 안정적인 비즈니스 구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태양전지용 EVA를 만들 수 있는 기업은 세계적으로 많지 않기 때문에 태양광 시장이 회복된다면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화제품에 집중하는 한화케미칼의 전략은 불황을 겪고 있는 국내 석유화학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EVA는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폴리염화비닐(PVC)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ABS) 등 기존 수지들이 부가 가치가 낮아지면서 새로운 대체물질로 개발된 것이다.

한편 한화케미칼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민간 석유화학회사인 시프켐과 합작해 EVA·LDPE 병산 20만톤을 생산할 수 있는 플랜트를 사우디아라비아 북부 주베일 석유화학단지에 건설하고 있다. 2013년 하반기부터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며, 국내에서는 고부가 특화 제품 생산을 늘려가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세계최고의 원가경쟁력을 바탕으로 필름 및 신발용 EVA등 범용 제품 생산에 주력하는 이원화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