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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일가스시대 열려도 국내 석유화학 영향 제한적"

IBK투자증권 "석탄업체 직격타…원유 시장에 직접적 영향 없어"

이정하 기자 기자  2012.09.18 16:3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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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제2의 석유로 불리는 셰일가스(Shale Gas)가 본격 개발되더라도 우리나라 석유화학 업체들은 높은 수익성을 이어갈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IBK투자증권은 1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셰일가스 시대의 개막과 그 영향'이라는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셰일가스 시대가 열리기 위해서는 아직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지적하고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자리를 가졌다.

◆셰일시대? 문제는 가격·환경·매장량

이 증권사 이충재 연구원은 셰일가스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있는 현 상황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셰일가스가 본격 개발되기 위해서는 △가격 △환경 △매장량 등 이 세 가지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선 그는 "가스 가격이 높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스 가격이 낮아지면, 가스 업체는 가스 생산을 할 수 없다는 것. 그러나 셰일가스 생산량이 늘어날 경우 석탄 비중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현재 미국에서는 셰일가스 생산량이 크게 늘면서 열량 기준으로 가스가 석탄보다 싼 이례적인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며 "이로 인해 석탄 발전 비중은 낮아지고, 가스 발전 비중은 높아지면서 미 석탄 가격 하락으로 몇몇 석탄 업체는 파산 보호 신청을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원유 시장에 직접적인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가스는 석탄을 대체하는 에너지기 때문에 원유 시장에는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연구원은 "최근 LNG로 경유·벙커 C유를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어서 원유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향후 점점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불어 이 연구원은 환경문제를 해결해야 할 난제로 꼽았다. 수압파쇄에 쓰이는 화학 물질을 통한 오염으로 루이지애나 주에서는 소 17마리가 폐사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식수원 오염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셰일가스가) 일종의 화석 연료로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비판도 있지만 석탄이나 석유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친환경적"이라며 "다만 셰일가스가 태양광·풍력 발전과 같이 이산화탄소가 전혀 배출되지 않는 에너지원은 아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셰일가스 시대의 개막을 위해 매장량에 대한 논란이 해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서 올 초 발표한 셰일가스 추정 매장량은 전년 발표치 대비 50% 수준에 불과하며, 뉴욕타임즈는 지난해 업체들의 셰일가스 매장량이 과대 평가돼 있다는 기업 내부 이메일을 폭로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연구원은 "(셰일가스에 대한) 미 정부의 입장은 11월 대선 이후 차기 정권에서 확실히 발표될 듯 싶다"며 "그때가 돼야 셰일가스가 산업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분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석유화학 산업 경쟁력 '증가'

IBK투자증권은 현재 미국 내 가스 가격이 매우 낮기 때문에 미 석유화학 업체들이 우리나라 업체에 비해 몇 가지 범용 석유화학 제품의 원재료나 연료비 측면에서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이에 대해 국내 업체의 영향을 우려하면서도 "셰일가스 기반으로 생산되는 제품들은 에틸렌 계열의 범용 제품이며 우리나라 석유화학 업체들이 만들어내는 제품은 부타디엔, 프로필렌 계열"이라며 서로 생산 제품이 겹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어 그는 "미 석유화학 업체들의 증설에도 불구하고 (국내 업체가) 높은 수익성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 세일 가스 붐에 따른 우리 석유화학 업체의 수익성에 대한 우려는 기우라고 판단했다.

또한 셰일가스가 태양광·풍력 발전 산업으로 대표되는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일정부분 인정하면서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원은 "셰일가스가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글로벌 경기 침체로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재정 부족 문제에 시달리는 국가들이 신재생에너지 산업보다 셰일가스 산업에 더 큰 관심을 갖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