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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목포, 자살대교 언제까지 방치할건가

길래환 칼럼니스트 기자  2012.09.18 15: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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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전남 서남권의 랜드 마크가 된 목포대교에서 자살사건이 빈번하다. 개통된 지 70일도 안 됐지만 벌써 6번째 투신 자살 사건이 발생했다. 10여 일마다 한 번 꼴이다.

이런 추세라면 앞으로 얼마나 많은 희생자가 나올지 걱정스럽다. 자동차 전용도로인 다리가 엉뚱하게 투신 자살의 장소로 인식되어 버렸다. 자살률 1위의 오명을 안고 있는 대한민국의 목포 앞바다에서 기록을 추가하는 부끄러운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9월10일은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이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자살 예방협회(IASP)가 자살은 개인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라는 점을 널리 알리기 위해 만든 날이다. 대한민국은 2004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에 오른 이후 줄곧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00년 인구 10만 명당 13.6명이던 자살률은 2010년 33.5명으로 증가했다. 2010년 OECD 평균 12.8명의 2.6배다. 매일 평균 42.6명이 자살하는 셈이다.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앞두고 언론사들이 특집을 내보고 있을 무렵에도 자살 대교에서는 투신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6일 오후 5시 15분께 목포 대교 영암 방향 첫 번째 주탑 인근에서 신모(36)씨의 신발과 신분증, 휴대 전화가 든 가방이 발견됐다.

지난 6월 29일 개통한 목포대교에서 개통 5일 만인 7월 4일 첫 번째 사고가 발생했다. 그 뒤 15일, 8월 3일 , 14일, 30일 등 모두 6건에 달한다. 8월 들어서만 3건이다. 이들 외에도 50대 남성 등 2명이 대교 난간에서 자살을 시도하려다 경찰에 발견, 구조되기도 했다.

대한민국의 자살자 중 노인이 전체의 2.4배에 달한다. 농촌노인 자살의 도화선은 농약이다. 65세 이상 노인 자살자의 56%가 농약을 자살 도구로 사용한다. 이런 일반화된 현상과는 달리 목포에서는 투신을 택하는 신종 방식이 트렌드가 돼 버렸다. 나이도 30~40대 들이다. 목포대교가 새로운 자살도구로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목포 대교는 마음만 먹으면 쉽게 뛰어 내릴 수 있는 구조다. 다리 난간이 1m 20㎝폭으로 설치돼 있다. 목포 대교는 교량에서 해수면까지의 높이가 53m로 높다. 추락하면 사망에 이를 정도로 위험하다. 자살 충동이 발동하면 언제든지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조건을 갖춘 다리다.

그러나 예방을 위한 안전장치는 없다. 목포 대교는 자동차 전용도로로 오토바이와 자전거, 보행자가 통행할 수 없는 다리라는 의미다. 원칙적으로 경찰이나 공무원을 고정 배치시켜 통행을 막아야 옳다.

더구나 자살사건이 속출하고 있으므로 순찰을 한층 강화시켜야한다. 양쪽에서 24시간 단속반원이 보행자 통행만 차단해도 자살을 쉽게 막을 수 있다. 자살이 계속되고 있다는 건 단속이 소홀했다는 걸 말해준다.

다리의 안전상태 등을 감시하는 폐쇄회로(CC) TV 마저 설치돼 있지 않다. 사실상 자살 무방비 지역이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해당 주무부처에서 안전장치를 서둘러야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우선이다. 전남서부권의 상징이라는 목포대교가 '자살 명소'라는 오명을 쓰지 않을까 걱정된다는 시민들의 우려를 귀담아 들어야한다. 상시 경찰을 배치하고 강화유리 등을 이용해 난간을 높이는 등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