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기자수첩] 안철수 원장, 5.18도 신비주의 ‘식상’

김성태 기자 기자  2012.09.14 15:03:43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전라도 사투리로 '뜬금없다'는 말이 있다.

자신을 향한 사회적 관심에서 아이돌을 능가하는 신비주의를 유지하고 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의 14일 국립5.18민주묘지 방문을 두고 어울리는 표현이다.

안 원장은 이날 사전 예고 없이 국립 5·18민주묘지를 전격 방문하고 방명록에 서명했다. 언론사에 알리지 않는 것은 물론 국립 5·18민주묘지 관리소에도 사전 연락을 하지 않았다.

뒤 늦게 안 원장의 5,18 방문소식을 접한 지역 기자들은 정보파악에 부산을 떨었지만 지붕위 닭 쳐다보기. 관리사무소 홍보담당 직원은 개인일정을 강조한 안 원장 측의 뜻에 따라 사진을 찍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개인적인 일로 왔다고 밝혔지만, 국립 5·18민주묘지 관리소 정현종 소장과 직원들은 적잖이 당황한 것은 물론이다. 안 원장은 뒤 늦게 달려온 소장과 부소장의 안내를 받아 박관현 열사와 청암 송건호 선생의 묘지를 찾아 묵념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5.18 추모관에 들려 전시물을 관람했다.

안철수 신비주의는 방명록에서도 나타났다. ‘고이 잠드소서’ 달랑 한 줄의 의미는 많은 생각을 하게한다. 잠만 자라는 것인지 아니면 주어와 목적어, 모든 수식어 등을 생략했지만 철학적 의미가 함축된 고도의 문법을 사용한 것인지.

안철수 원장의 이날 행보는 비난 받을 이유는 없다. 하지만, 정치권의 잇단 러브콜과 사회적 관심에도 아랑곳 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다 적절한 타이밍에 깜짝 이벤트를 즐겨 펼치는 그의 행보를 감안할 때 그의 5,18 방문 역시 정치적 이벤트로 해석된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에도 선거를 이틀 앞두고 박원순 후보를 전격 방문, 깜짝 이벤트를 연출했던 당시 상황과도 겹쳐진다.

자신의 정치적 일정에 대해선 일절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민주통합당 경선과정에서 적절한 물타기(?)로 정치권을 무안하게 만들고 향후 일정에 대한 사회적 관심에 대해서는 미동도 않는 모습에 국민들은 식상해하고 있다.

최근 SNS를 통해 확산되고 있는 유머 중 ‘대한 초등학교 반장선거’가 인기를 끌고 있다.

   
 

대한초등학교 반장선거에 후보로 나온 박근혜・문재인 후보를 두고 다른 후보 추천을 요구하는 선생님에게 김제동이란 학생이 안철수를 후보로 추천한다. 안철수 후보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출마를 한다는 것인지 안한다는 것인지 애매한 답변을 계속해 결국 선생님에게 혼이 난다는 유머다.

안철수 현상은 기부를 통한 사회참여와 뭔가 바뀌어야 한다는 시민의 기대를 업고 있고, 현실정치에 실망한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역설적이긴 하지만 기존 정치권이 최대 공로자이다. 민주통합당 경선 이후 최종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진 안철수 행보에 국민적 관심이 모아지고 있지만, 그의 행보는 기존 정치권보다 더 정치적인 것 같다는 비난도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