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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세계 1위 디스플레이 산업, 선두 기술 보호에 힘쓰자

김종일 충남테크노파크 센터장 기자  2012.09.14 09:5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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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세계적인 특허 소송이 이슈가 되면서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와 ‘퍼스트 무버(First Mover)’라는 개념이 주목 받고 있다. 이 둘은 피터 언더우드 박사의 책 '퍼스트 무버'에 등장하는 개념으로 선두 기술을 빠르게 베끼는 ‘패스트 팔로워’가 되기 보다는 혁신을 통해 남들보다 앞서가는 ‘퍼스트 무버’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퍼스트 무버가 되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기술과 이것을 지켜내는 장벽이 필요하다. 기존에 있던 것의 현상유지가 아니라 현존하는 것을 뛰어넘는 혁신이다. 대부분 산업이 표준 기술력을 이미 보유하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서 한발 더 앞서가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R&D 투자와 빠른 시장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

다행히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업계는 차세대 기술력 확보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만큼은 ‘퍼스트 무버’인 것이다. 지난 20여 년간 쉬지 않고 달려온 결과 한국은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을 이끌어 가는 위치에 올라섰다. 평판디스플레이(FPD) 기술 종주국이었던 일본을 추월한 것을 시작으로 과감한 투자를 통해 세계 시장을 석권했다.

국내 선두기업들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디스플레이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준비하기 위해 조직 재정비, OLED TV 출시 등 포스트 LCD에 대한 개발을 가속화 하고 있다. 이로써 주도권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OLED의 원천기술은 미국의 코닥이 처음 개발했다. 일본 디스플레이업체가 상용화에 나섰지만 상당수 업체가 실패했다. OLED 상용화에 성공한 업체는 다름아닌 국내 기업이었다. 국내 OLED 기술은 일본, 미국, 유럽보다 6년 넘게 앞선 것으로 평가 받는다.

그렇다 보니 국내외 디스플레이 업체로부터 OLED 기술을 빼내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한다. 지난 6월에는 이스라엘 업체가 국내 기업이 보유한 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기술을 몰래 빼내려 했다. 기술이 해외로 유출 될 경우 막대한 연구개발비 손실로 이어진다. 세계 OLED 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경쟁력 약화가 우려될 수도 있는 수준이다.

우리의 입지를 더 단단히 다지기 위해서 선두기술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땀 흘려 일구어 놓은 텃밭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는 범국가적 차원의 대책이 시급하다. 또한 R&D의 꾸준한 투자로 많은 특허를 보유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지적이다.

국내 기업들의 산업보안에 대한 인식 전환도 필요하다. 아직도 많은 기업들이 산업보안에 대한 투자를 단순한 비용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해서는 적극적 투자 개념으로 받아들이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또한 산업스파이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 대부분 초범이라는 이유로 솜방망이 처벌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범죄의 심각성을 알리고 산업기술 유출방지 및 보호에 대한 법률안 강화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많은 국가들이 우리의 기술을 탐낸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의 입지가 강해졌다는 뜻이다. 30여 년 전만 해도 이렇다 할 기술을 보유하지 못했다. 그러나 디스플레이, 반도체, 조선 등 여러 부문에서 세계 일류 기술을 보유함에 따라 상황이 달라졌다. 외국 경쟁 기업들이 우리 기업들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다.

   
 
9월 말 디스플레이 클러스터인 충남에서는 디스플레이 시장의 신기술을 공유하기 위해 디스플레이 전문 전시회 CVCE2012(Cristal Valley Conference & Exhibition 2012)를 개최한다. 디스플레이 선진국답게 인쇄전자,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OLED조명 등 다양한 신기술 및 시장 현황에 대한 정보교환으로 신제품 개발 촉진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그 동안의 노하우로 눈부신 성장을 이룩한 자랑스러운 우리 기술을 응원하며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