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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유화증권 장수비결이 씁쓸한 이유

이정하 기자 기자  2012.09.13 17:5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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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여의도 금융가에는 10년 넘게 한 종목의 주식을 조금씩 사들여 주목을 받는 이가 있습니다. 주인공은 해당기업의 전직 회장이라 더욱 눈길을 끕니다.

바로 유화증권 윤장섭 명예회장에 대한 얘기입니다. 지난 7일에도 윤 명예회장은 유화증권의 보통주 200주를 추가로 장내 매수해 지분이 15.80%로 늘어났습니다.

그동안 윤 명예회장의 주식 매수는 '자사주 사랑'이라고 불리며 비꼼의 대상이 됐었는데요. 윤 명예회장이 올해로 91살의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계속 주식을 사들인다는 점에서 의구심이 여러 차례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유화증권은 1962년 설립돼 반세기가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데요. 그러나 최근 수익률 감소로 어려움을 겪자 본점을 포함 4개 지점을 제외하고 모두 철수한 상황입니다. 이에 투자매력은 감소하고 거래량도 저조한 편이죠.

사실 유화증권은 부진한 거래량으로 몇 차례 한국거래소에서 지정하는 '관리종목'에 포함될 뻔한 위기를 겪기도 했습니다. 한국거래소는 유가증권 상장기업의 반기 월평균 거래량이 유동주식수의 1% 미만일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하며 이 같은 상황이 1년 지속될 경우 '상장폐지'를 결정합니다.

유화증권의 지난해 하반기 월평균 거래량은 12만8000주로 유동 주식수 대비 0.863%였으며 2012년 상반기 월평균거래량은 이보다 적은 9만7636였는데요. 단, 예외규정으로 반기 월평균 거래가 2만주 이상일 때는 지정에서 제외돼 아직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 등의 일은 없었습니다.

한국거래소 측은 2만주 이상이라는 기준에 대해 "코스피 상장 기업 중 주식수가 많은 기업들의 경우 (유동주식수가) 전체 주식의 1%를 채우기 어려울 수 도 있다는 점에서 예외를 둔 것이며 2만주 정도면 어느 정도 유동성이 확보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정해 놓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유화증권은 예외 규정을 활용, 전직 명예 회장이 월별로 주식을 매입하면서 거래량을 맞추고 있는 상황인데요. 윤 명예회장은 지난 8월 180만주, 7월 160만주. 6월 90주를 장내 시장에서 매수했습니다.

유화증권도 이러한 점을 일부 시인했습니다. 유화증권 측은 "거래량이 저조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회사에서도 이미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참고로 지난 8월 유가증권시장의 932개 종목의 평균 거래량은 1051만7981주, 7월 평균은 888만4623주였습니다.

유화증권은 주로 투자매매 및 중개, 투자일임 등 브로커리지 업무에서 수익을 내고 있는데요. 유화증권의 지난해(2011년 4월~2012년 3월) 영업이익은 80억2215만원으로 전년대비 26.0%나 감소했습니다. 신사업에 대한 필요성이 지적되고 있으나 유화증권 측은 "하반기에 뚜렷한 사업 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적지 않은 시간동안 유화증권이 장수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리한 투자보다는 내실을 기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하고 있는데요. 그러나 수익률 감소와 거래량 부족에 의한 상장폐지 위기 속에 유화증권이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