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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팜한농, 다시 찾은 '종자주권'…'몬산토코리아' 자산 인수

유전자원·품종자산, 시설·영업자산·인력 등 인수

김병호 기자 기자  2012.09.13 16: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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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동부팜한농은 13일 오전 서울 대치동에서 간담회를 열고 미국계 농화학기업인 몬산토(Monsanto)의 해외자산 일부와 한국법인(몬산토코리아)이 보유중인 특허를 비롯해 유전자원, 품종자산 등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특히 동부팜한농 우종일 부회장은 "IMF 당시 다국적기업에 넘어갔던 국내 토종 종자회사를 우리 기업이 다시 인수해 종자주권을 되찾아 왔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몬산토코리아 인수를 계기로 동부팜한농은 한국을 대표하는 농업·바이오 기업이라는 위상을 더욱 확고히 하고, 최근 역점을 두고 있는 농산물 가공·유통, 첨단영농, 플랜테이션, 임어, 바이오 등 연관 사업 분야로 사업다각화와 수직계열화 작업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 것"이라 말했다

또 "종자사업의 꾸준한 R&D와 소재를 얼마나 확보하고 있는지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기존 사업과 시너지로 종자주권을 찾아왔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우리나라 종자산업의 경쟁력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주력할 것"이라 설명했다.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의 '농업열정'과 '몬산토'의 인연

이번 동부의 몬산토코리아 인수 뒤에는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의 농업 육성에 대한 남다른 집념과 노력이 크게 작용했으며, '몬산토'는 김 회장과 특별한 인연이 있었다는 스토리가 숨어있다.

1983년 동부는 몬산토와 합작해 국내 최초 실리콘웨이퍼 제조업체인 코실(현 LG실트론)을 설립하면서 몬산토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몬산토가 농업·바이오 분야에 집중하기 위해 반도체소재 사업 철수를 결정하고 1989년 지분을 동부에 매각하기까지 오랫동안 파트너십을 맺어왔던 것이다.

이러한 특별한 인연을 바탕으로 오랫동안 몬산토를 지켜보며 종자사업의 동향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던 김 회장은 지난해 초 몬산토가 아시아 지역의 종자사업의 시장전력을 재편한다는 보고를 받고, 몬산토코리아 인수를 위한 절호의 기회로 인수를 추진했으며,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부터 동부와 몬산토 간 M&A 협상이 시작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일찍부터 김 회장은 한국 농업을 바라보는 시각이 남달랐다고 전한다. 그는 한국 농업이 경쟁력 없는 낙후된 산업으로 간주되는데 강한 이견을 가져왔으며,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와 의지만 있으면 충분한 경쟁력이 있는 산업이라는 지론을 가지고 있었다.

김 회장은 1980년대 후반, 이와 같은 생각을 행동으로 옮겨 비료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작물 보호제, 종자, 동물약품, 대규모 첨단영농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시켰으며, 지난 1995년에는 한농종묘를 인수해 종자산업을 시작했다.

특히 빈약한 환경과 낮은 경쟁력 등 여러 우려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그는 지속적으로 외부 전문가들을 영입하고, 경기도 안성의 육조연구소를 대대적으로 증축해 연구역량을 강화하는 등 장기적인 사업역량 확보에 집중했다. 이러한 그의 열정은 종자부문의 매출과 이익의 폭을 대폭 확대시키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동부는 최근 동부팜을 농업분야의 대표 브랜드로 확정하고 동부한동을 동부팜한농으로 이름을 바꾸는 등 관련 계열사들의 이름을 대대적으로 바꾼 바 있다. 이는 농업사업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그룹의 강한 의지로 해석되고 있다. 동부팜한농은 이와 같은 그룹의 전폭적 지원과 함께 경기도 안성 육종연구소를 대대적으로 증축하는 한편 R&D 역량 강화에 더욱 힘을 쏟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