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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웅장한 규모에 돋보이는 최신시설, '이마트 후레쉬센터' 들어서니…

산지직거래 통해 계획생산 가능·물가안정 기여…국내 유통구조 전반 혁신

조민경 기자 기자  2012.09.13 15:3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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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가을비가 촉촉이 내리는 13일 오전, 서울에서 1시간 10분여 달려 경기도 이천에 도착했다. 이천 톨게이트를 지나 10분쯤 더 갔을까. 오른편에 목적지인 '이마트 후레쉬센터'가 모습을 드러냈다. 짙은 연두색 외관의 '이마트 후레쉬센터'는 연면적 4만6535㎡(1만4000평) 규모만큼이나 웅장한 외용을 자랑했다. 오는 14일 본격 오픈하는 '이마트 후레쉬센터'는 국내 농·수산물 유통구조를 개선·혁신에 막중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마트 후레쉬센터'를 찾은 것은 오전이었지만 농·수산물 입고현장은 이미 끝나 볼 수 없었다. 대신 이곳에 입고돼 세척·포장 등 단계를 거친 농·수산물을 전국 147개 이마트 매장으로 운반하는 출하차량들의 분주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시세변동 크고·장기비축 가능한 농·수산물 위주 운영

'이마트 후레쉬센터'로 들어가 본격적으로 살펴보기로 했다. 우선, 농·수산물이 입고되는 1층 입하장으로 이동했다. 이곳 '이마트 후레쉬센터'로 입고되는 농·수산물은 모두 1층 입하장 도크를 통해 들여와 품질체크 과정을 거친 후 3~5층 저장실로 옮겨져 저장된다.

이날 입하장에는 추석을 앞두고 본격 소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과가 입고돼 품질관리 과정을 거치고 있었다. 품질관리원은 입고된 사과의 당도와 수분함량, 과숙정도를 체크해 문제가 발생되지 않으면 저장고로 운반하게 된다.

   
경기도 이천에 문을 연 '이마트 후레쉬센터'. 국내 최대규모의 농·수산물 가공·저장·포장센터로 농·수산물 유통시장 선진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마트 후레쉬센터'는 시세 변동폭이 높고 장기비축이 가능한 상품을 위주로 운영할 계획이다. 사과, 배를 비롯한 국산과일뿐 아니라 바나나, 체리, 망고 등 수입과일, 배추, 양파, 마늘 등 채소와 국내와 수입수산물 등 총 60개 품목, 10만톤 규모를 올해 저장·유통한다는 목표다.

입하된 농·수산물이 어떻게 저장되고 유통되는지 살펴보기 위해 화물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으로 올라갔다. 그러나 일반 사무실이나 아파트 건물과 같은 5층 높이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농·수산물 저장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층고를 높이 만들어 5층 건물이라도 아파트 15층 높이에 달한다.

◆채소·과일 등 품목따라 별도 작업·저장 진행

'이마트 후레쉬센터' 5층에는 양파작업장과 채소저장고(저온저장고), 냉동고 설비가 마련돼 있었다. 양파작업장을 따라가봤다. 창녕과 김천 등 양파 유명산지에서 들여온 양파는 대, 중, 소 크기 별로 분류돼 자동 포장라인으로 이동한다. 자동 포장설비로 하루 1만8000망, 127톤의 양파가 자동 포장된다. 자동 포장된 양
   
양파작업장에서 양파 선별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파는 무게체크 단계를 거쳐 출고 또는 저장된다.

양파작업장을 지나 1200평 규모의 냉동고에 다다랐다. 냉동고에는 현재 수입수산물이 저장돼있었다. 내부를 살펴보기 위해 문을 열자마자, 자연스럽게 뒤로 서너 걸음 물러섰다. 18℃를 유지하고 있는 '이마트 후레쉬센터' 내부가 따뜻하게 느껴질 정도로 찬바람과 찬 기운이 새어나왔기 때문이다. 도저히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아 입구에서 훑어보고 채소저장고로 발걸음을 빨리했다. 냉동고에 들어가는 '이마트 후레쉬센터' 직원들은 방한복 착용이 필수란다.

채소저장고에는 추석 제수용으로 소비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 무와 배추가 저장돼있었다.  무와 배추는 12월에 저장해 1월과 2월에 판매하는 것이 통상적이지만, 추석시즌 수요 증가로 가격상승에 대비해 최근 단기저장을 해둔 것이다. '이마트 후레쉬센터'는 추석 일주일 전에 무는 20만개, 배추는 7~8만톤을 유통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채소저장고 중에는 감자와 양파를 저장중인 저장고도 살펴볼 수 있었다. 감자, 양파 저장고는 불빛에 의한 갈변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조명을 설치하지 않아 어두컴컴했다.

5층을 모두 살펴본 뒤 감자와 고구마 세척·포장라인과 깐마늘작업장이 있는 4층으로 이동했다. 한 층을 내려가지만 엘리베이터 이용은 필수다. 앞서 말했듯 층고가 높은데다 워낙 규모가 크다보니 이곳에 근무하는 직원들마저도 헤매기 일쑤라고.

◆추석 앞두고 사과 선물세트 포장 '한창'

4층에 내리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감자와 고구마 세척·포장라인이다. 감자와 고구마는 각각 세척라인에 들어가게 되는데, 우선 남아있는 흙이 제거된 뒤 브러쉬와 수압이 강한 물로 자동 세척된다. 이후 건조기를 통과하면 언제 물에 세척했냐는 듯 뽀송뽀송한 감자와 고구마로 탈바꿈한다. 이렇게 세척과정을 거친 감자는 포장라인으로 이동해 중량선별기로 4개 무게분류에 따라 포장된다. 고구마는 수작업으로 선별작업이 이뤄진다.

한쪽 구석에는 깐마늘작업장이 마련돼 있었다. 작업장 문을 열자마자 시끄러운 소리에 말소리는 묻혔다. 마늘을 기계에 투입하면 쪽(낱개)으로 분리되고 박리(껍질이 벗겨짐) 과정을 거쳐 나오게 된다. 이곳 깐마늘작업장 직원들은 깨끗하게 다듬어진 깐마늘을 선별해 포장단계로 내보내는데, 선별된 깐마늘은 포장기계로 옮겨져 300g 단위로 자동 포장된다. 

   
'이마트 후레쉬센터'에 입고된 사과는 당도와 중량 측정을 거쳐 총 32개 단계로 분류된다. 이중 추석 선물세트는 최상위 3개 등급으로만 구성되고 있다.
한층 더 내려와 3층 과일 생산라인을 살펴봤다. 사과와 배 전용 선별라인도 마련돼 있었는데, 이날은 사과 작업만 이뤄지고 있었다. 사과는 추석 선물세트로 인기가 많은 품목인 만큼 이곳 '이마트 후레쉬센터'에서 가장 분주하게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사과는 산지에서 이미 수작업으로 적정 크기 제품만 선별해 들여온다고 한다. 이렇게 입고된 사과는 스캐너를 거치며 개당 당도와 중량이 측정돼 총 32개 단계로 분류된다. 이중 최상위 3개 등급으로만 선물세트를 만든다고 한다. 특 1등급 기준은 중량이 439g이상, 당도가 14이상이다. 얼마나 맛있는지 한조각 맛보기로 했다. 아삭하면서도 달콤한 맛에 "정말 맛있다"는 감탄을 연발했다. 한편, 3층 과일 생산라인에는 사과 외에도 배, 레몬, 아보카도, 오렌지 등도 선별·포장이 이뤄진다.

◆최신시설·최대규모…유통구조 혁신 '기대'

3층에는 과일 생산라인 외에도 저장고들이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CA(Controlled Atmosphere)저장고 12실과 일반 과일저장고(저온저장고)13실 등 총 15실의 저장고가 마련돼 있었다.

CA저장고는 산소 1%, 이산화탄소 1% 이하, 나머지는 질소로 구성되는 일종의 밀폐공간으로, 농산물의 노화를 억제해 수확시와 동일한 본래의 맛을 유지시키는 효과가 있다. 신선식품의 저장기간을 연장해 연중 동일한 수준의 품질과 신선도를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마트 후레쉬센터'는 독일, 일본, 이태리 등 선진국에서 국내 최초로 도입한 기계 10여종이 있는데, CA저장고 설비도 그중 하나다.

   
노화를 억제해 오랜기간 품질·신선도를 유지시키는 CA저장고.
CA저장고에는 아직까지 저장된 농산물이 없었다. 10월말~11월말에 수확되는 사과 등을 입고해 저장해 둘 계획이라고 한다.

이흥덕 후레쉐센터장은 "CA저장고는 과일 등의 품질과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지만 한번 저장고 문을 열게 되면 그 유지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한번 문을 개방하게 되면 그 CA저장고에 있는 농산물은 한달내 모두 소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철저한 관리·유지가 필요한 만큼 CA저장고는 일반 저온저장고와 달리 문을 빨간색으로 구별해놓고 있었다.

이 같은 최신설비를 다수 도입한 '이마트 후레쉬센터'는 오는 14일 정식오픈하고, 올해 농·수산물 총 60개 품목, 10만톤 가량, 5000억원 규모를 저장·유통할 계획이다. 또한 오는 2014년까지 1조원 규모의 물량을 처리해 국내 농·수산물 유통구조를 개선, 가격안정에 기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