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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길 전 공보위원 '위기'…진실은?

택시기사 증언에 "택시에서 통화 한 것 같다" 인정

이보배 기자 기자  2012.09.13 14:3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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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선 불출마 종용' 논란을 놓고 금태섭 변호사와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는 새누리당 정준길 전 공보위원의 '거짓말 돌려막기'가 들통 날 위기에 처했다.

지난 6일 기자회견 당시 자신의 차량 운전 중 금 변호사와 통화했다던 종전의 주장을 거두고 금 변호사와의 전화통화가 택시에서 이뤄졌음을 인정했다.

정 전 위원을 태웠다는 택시기사 이모씨의 증언이 잇따르고, 여러 언론에서 블랙박스, 운행기록장치, CCTV 등 관련 증거를 찾기 위한 취재가 본격화 되자 택시 탑승을 부인하기 힘든 상황에 몰린 것.

정 전 위원과 금 변호사의 엇갈린 주장과 정 전 위원의 석연치 않은 행보 등은 그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데 무게를 더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정 전 위원은 억울하고 안타깝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두 사람의 공방은 '친구이냐, 아니냐'에서 시작됐다. 정 전 위원은 "친한 친구사이"라고 말했지만, 금 변호사는 "단체 문자 2통이 연락의 전부"라고 받아쳤다.

이후에도 정 전 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학재학시절 사진을 올리는가 하면 관련 글을 적을 때도 '태섭이'라는 호칭을 사용했다.

두 번째 공방은 '택시에 탔느냐, 타지 않았느냐'다. 당초 정 전 위원은 "아침에 출근할 때 운전하면서 전화를 걸었다"고 말했고, 택시기사 이씨의 증언이 처음 나왔을 때도 정 전 위원은 이 입장을 고수했다.

"그날 낮에 광화문에서 있었던 대학동기 모임에 내 차를 몰고 갔다. 아침에 출근하면서 차를 안 갖고 나왔으면 어떻게 그랬겠느냐"면서 "블랙박스가 있으면 기자회견을 하라고 해라"고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인 것.

이후 언론을 통해 이씨의 구체적인 증언이 보도되자 정 전 위원은 말을 바꿨다. 12일 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올렸다.

3일 지인들과 식사를 하면서 차량을 선거사무실에 둔 것으로 착각하고, 4일 오전 선거사무소에 갔다가 다시 집으로 가서 지하 주차장에 있던 차량을 타고 여의도 사무실로 갔다는 것.

"집과 선거사무실을 오가며 2번에 걸쳐 택시를 이용했다"고 밝히면서도 그는 "집에서 내 차를 타고 출근했는데, 이때 전화를 한 것으로 착각했다"모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한 게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정 전 위원은 "좀 더 정확한 사실관계 및 관련자료를 확인해 정리가 되는대로 모든 자료를 공개하겠다"면서 "제가 의도적으로 제 차량을 운전하면서 태섭이와 통화했다고 거짓말 한 것은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세 번째 공방은 '생방송 펑크 후 잠적'을 들 수 있다. 정 전 위원은 지난 11일 예정됐던 채널A 생방송에 돌연 불참했다. 이날 방송에서 그는 택시탑승 여부 등에 대해 얘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방송을 펑크 낸 뒤 돌연 연락이 닿지 않자 여러 추측이 난무했다.

이와 관련 정 전 위원은 "프로그램 출연을 위해 서초동에서 강북에 있는 스튜디오로 가던 중 교통사고로 흑석동 중대부속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잠시 기적했다가 119구급대 차량을 타게 됐고, 핸드폰 2개 중 방송작가의 전화번호가 입력된 핸드폰을 받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후송 즉시 보호자도 없는 상황에서 검사를 받다보니 연락을 하지 못했다는 것. 이후 정 전 위원은 '연락두절' 상태로 알려졌고, 이에 대해 그는 "그 동안 상황과 사고 여파로 심신이 지친 상태에서 잠시 입원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 전 위원과 금 변호사의 진실공방을 두고 맨 처음 여론은 정 전 위원에게 쏠리기도 했다. 친구간의 사적인 대화를 금 변호사가 정치적으로 이용했다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정 전 위원의 말과 행동에 헛점이 보이기 시작했다. 정 전 위원의 주장처럼 의도한 바 없는, 거짓말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기가 막히게 딱딱 떨어지는 상황은 우연이라고 보이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정 전 위원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시 한 번 글을 올렸다.

정 전 위원은 "태섭이가 (저를)친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이 충격이었다", "긴급 기자회견에 대응하면서 당시 기억에 따라 이야기 한 것이 의도적으로 거짓말한 것처럼 취급돼 안타깝다", "순간적으로 의식을 잃어 발생한 교통사고까지 고의로 냈다는 의혹까지 일부에서 제기하는 상황에 처하다보니 이제는 언론 뿐 아니라 세상과 사람이 두려운 생각마저 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여론은 이미 그의 말을 믿지 않는 눈치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 관계자는 13일 전 전 위원이 이번 논란과 관련해 해명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정 전 위원은 13일 "국민께서 알고자 하시는 실체적 진실을 설명하기 위해 추가로 확인해야 할 부분이 있어 잠시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그와 같은(기자회견) 이야기를 한 적은 없고, (오늘)기자회견을 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내부에서조차 손발이 맞지 않는 이런 모습도 정 전 위원의 말과 행동에 신뢰감을 떨어뜨리는 이유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