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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밋밋한 아이폰5' IT업종 투자지도 바뀌나

국내 완성폰 업체 경쟁우위, 애플 부품주 희비 엇갈려

이수영 기자 기자  2012.09.13 14: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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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12일(현지시간) 전격 공개된 애플 아이폰5(iPhone5)에 대해 국내 금융투자업계는 대체로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이미 해외언론과 파워 블로거들은 아이폰5에서 애플의 트레이드마크인 ‘혁신’을 찾아볼 수 없다는 김빠진 리뷰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증권사들은 오히려 아이폰5의 밋밋한 스펙이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업체에 약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LTE 특허 독보적’ 삼성전자 특허소송 희비

토러스투자증권 김유진 연구원은 “애플이 아이폰5를 LTE로 출시하면서 삼성전자는 특허 소송에서 변수를 맞을 수 있다”며 “LTE 관련 특허 보유수에 있어 삼성전자가 독보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애플 아이폰5.
김 연구원은 “애플이 내부적으로 혁신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앞으로 가격과 디자인 다양성에서 경쟁력이 심화된다면 국내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며 “대기 수요가 많아 아이폰5의 초기 판매량은 많겠지만 이런 추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고 애플의 시장지배력이 다소 약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KB투자증권 이순학 연구원은 “이미 시장에 떠돌던 루머가 실제 제품과 거의 유사했다는 점에서 애플의 신비주의 전략이 무색해졌다”며 “2년 만에 신제품인 만큼 그동안의 대기 수요는 충분히 흡수하겠지만 4분기 이후 판매량이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동양증권 박현 연구원은 “과거에 비해 제품 차별화가 약화돼 애플의 시장점유율 확대는 둔화되고 경쟁업체들의 신제품 출시에 따른 변동성을 커질 것”이라며 “국내 업체들이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이투자증권 한은미 연구원은 “애플의 신제품 스펙 개선과 시장 반응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은 경쟁사에게 기회”라며 “특히 스마트폰의 차별성이 혁신에서 기능개선으로 이동했다는 점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하드웨어가 강하고 가격 등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회사에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잘 나가던’ 애플株에 찬물?

아이폰5에 대한 시장 반응이 다소 미온적인 가운데 관련주에 대한 투자전략도 다소 수정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동안 기대를 모았던 애플관련 부품주보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경쟁 완성폰 제조업체에 거는 기대감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애플의 스마트폰 점유율은 아이폰4S를 출시한 지난해 4분기 23%까지 상승했으나 올해 2분기들어 17%로 크게 감소했다.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를 비롯한 안드로이드 진영의 파상공세 속에서 애플의 '혁신' 행보가 멈출 경우 앞으로의 경쟁구도에 적잖은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이순학 연구원은 “아이폰5 판매량이 서프라이즈 수준으로 예상을 웃돌지 않는 이상 4분기 애플향 부품 공급업체에게 단가인하 압력이나 재고조정 여파가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KB투자증권은 이 같은 분석에 따라 IT선호주로 삼성전자와 삼성전기를 추천했다.

김유진 연구원은 “10월 갤럭시노트2의 판매가 시작되고 오는 18일에는 LG전자가 ‘옵티머스G’를 시장에 발표한다”며 “국내 휴대폰 업체들에 대한 기대심리가 크게 작용하는 반면 LG디스플레이 등 애플 관련 부품 업체들의 주가는 부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아이폰5가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될 경우 디스플레이 관련 부품주의 실적 개선에는 긍정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트레이드증권 송은정 연구원은 “아이폰5의 인셀터치 공급업체는 LG디스플레이, 재팬디스플레이, 사프 등으로 파악되는데 이 중 LG디스플레이는 이미 생산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며 “4분기 이후 관련 부품업체들의 실적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13일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129만원대 후반으로 강보합 흐름을 이어갔으며 LG전자는 2% 가까이 상승 중이다. 반면 아이폰5 관련 부품주는 희비가 엇갈렸다. 디스플레이를 공급 중인 LG디스플레이는 장중 2% 이상 하락했고 블루콤, 이라이콤은 4% 이상 급락하고 있다. 반면 인터플렉스와 이녹스, 사파이어테크놀로지 등은 2~6%대 강세를 기록 중이다.

한편 새로 아이폰5는 기존 제품 대비 하드웨어 성능이 다소 개선됐지만 이미 시장에 루머로 떠돌던 내용이 현실화되는 정도에 그쳤다. 기존 아이폰4S 대비 디스플레이 크기가 4인치로 커졌으며 두께 7.6mm, 무게 112g으로 얇고 가벼워졌다.

또 LTE 통신망 등 3개 통신망 버전을 지원하며 듀얼코어 A6를 탑재했다. 반면 경쟁 제품에 비해 디스플레이 사이즈가 여전히 협소하고 카메라 모듈은 과거 제품과 동일한 800만 화소에 머물러 아쉬움을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