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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기의 책보기] 권경률 신간 '박원순의 응원'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기자  2012.09.12 18: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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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권경률 작가의 가장 최근 작품은 ‘드라마 읽어 주는 남자’였다. 여러 TV드라마들의 역사, 사회, 경제, 정치적 배경들을 친절하게 소곤댔던 까닭에 별 생각 없이 드라마에 심취하던 ‘아줌마’들에게 많이 읽혔다.

이 남자가 이번에는 ‘박원순 시장 읽어 주는 남자’로 변신을 했다. ‘청소년을 위한 박원순의 가상 콘서트, 권경률 묻고 원순씨 청소년에 답하다’를 부제로 <박원순의 응원>을 펴낸 것이다.

“예쁘다, 사랑스럽다, 너희들 정말...”로 압축된 박원순 시장의 청소년을 향한 멘토링은 (÷) (×) (+) 기호로 시작된다. 평소 박원순 시장의 삶의 궤적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느낌이 팍 오는 표시들이다. ‘나눔, 무한창조, 더불어 함께 사는 공동체’가 바로 그것들의 의미다.

박원순 시장은 젊어서 최고로 잘나가는 엘리트였다. 이른바 KS였다. 경기고-서울법대, 사법고시, 검사, 변호사. 엘리트 계층이 누리는 특권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런 그가 돌변한 것은 인권의 대부 고 조영래 변호사를 만나면서였다.

그때 박원순은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내려놓고, 다시 태어났다. 인권변호사, 참여연대, 아름다운재단, 아름다운가게, 희망제작소가 그의 길이 되었다. 나누고, 만들어내고, 함께 사는 공동체를 위한 길이었다.

아마도 작가 권경률은 그렇게 살아온 박원순이라면 충분히 ‘아프니까 청춘’인 오늘의 청소년들에게 ‘그러니 어떻게 해야 할지 길을 알려주는 표지석’이 될 만 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 박원순의 생각과 삶을 아주 샅샅이 훑었다.

없었던 일을 있었던 것 처럼 작가가 창작한 것이 아니라 박원순의 입을 통해 듣고, 그의 일상을 작가가 직접 눈으로 보며 확인한 사실들이다. 때문에 청소년을 위한 가상콘서트라기 보다 지상(紙上)콘서트가 더 정확해 보인다.
 
청소년 시절에 겪을 수밖에 없는 크거나, 혹은 사소한 좌절들을 어떻게 극복해 낼 것인가. 어떤 꿈을 꾸고, 어떻게 인생을 꾸릴 마음을 먹을 것인가. 돈이 갖는 의미는 무엇이며, 진정한 창의와 창조는 어디서 시작되는가.

나눔과 배려,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위해 고민하는 것이 결국에는 왜 큰사람을 만드는 길인가. 권경률은 부지런히 묻고, 박원순 시장은 솔직하게 대답한다. 정호승 시인의 ‘고래를 위하여’가 떠오른다.

“푸른 바다에 고래가 없으면
푸른 바다가 아니지.
마음속에 푸른 바다의
고래 한 마리 키우지 않으면
청년이 아니지“

   
 
전라북도 정읍에 ‘걸치기’라는 지명이 있다. 지금도 그곳에는 ‘걸치기 방앗간, 걸치기 수퍼, 걸치기 식당’이 영업 중이다. 300여 년 전, 모은 박잉걸 선생이 그곳에 사시사철 옷과 신발을 내놓아 ‘가난한 이들이 지나다 ‘걸치고 가도록 베풀었다‘는 사연에서 유래한 지명이라고 한다. 혹시 박원순 시장이 모은 선생의 후손은 아닐지 갑자기 궁금해진다.

프라임경제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