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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죽도봉 사자폭포 넝쿨에 '칭칭' 감기게 생겼네

박대성 기자 기자  2012.09.11 17: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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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시내를 관통하는 1급수 '동천'변에 자리한 죽도봉공원에 새로 설치된 사자상 폭포. 시커먼 형상에 표독스런 눈빛의 사자상 아귀에서 폭포수가 '줄줄' 흘러내리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시민들은 이곳 동천변을 지날 때면 문득 섬뜩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순천시 풍덕동 시민이 동천 둔치를 걷다 디카로 찍어 제공한 사진.

[프라임경제] 전남 순천시가 1년전 예산 9억원을 들여 죽도봉(竹島峯)에 설치한 '사자상 폭포'가 주변 경관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반대의견이 집요하게 제기되고 있다.

11일 순천시에 따르면 노관규 전 시장 때인 지난해 11월 예산 9억원을 들여 서울업체에 의해 완공된 높이 20m 가량의 죽도봉 사자상 인공폭포가 도리어 경관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논란이 일자 순천시는 애초 사자상 폭포를 12지(열두띠) 가운데 하나로 선택하려다 마땅한 동물을 찾지 못해 사자를 선택했다는 해명이다.

그간 시민들의 주된 불만은 '순천'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사자형상의 인공폭포를 만들어 동천 산책시 공포감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또한 과학적이지는 않지만 풍수지리학적으로도 사자형상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조곡동 시민 이모씨(57)는 "저녁시간때 동천변을 자주 산책하는데 시커멓고 포악한 형상의 사자상이 입에 침을 '질질' 흘리는 것 같아 혐오스러울 때가 많다"며 "특히 성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에는 이곳을 득달같이 지나친다"고 일침을 가했다.

연향동민 장모씨(44)는 "죽도봉공원에는 순천시민의 정신이 깃든 '팔마(八馬)탑'이 세워져 있는데, 그곳에 9억을 들여 말(초식동물)을 잡아먹는다는 사자상을 만들었다는 것이 얼른 이해가 안된다"며 "앞으로 행정을 펼 때 주민들의 여론수렴을 거친 뒤 추진했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조충훈 순천시장도 대다수 시민 의견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조 시장은 최근 사석에서 "죽도봉 사자폭포를 없앨 수는 없고 차라리 주변을 '빙' 둘러 12띠 동물을 배치하는게 어떻겠느냐"는 사견을 피력한 바 있다.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자 순천시는 보식을 통해 보완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사자상 주변에 등나무 따위의 덩굴류를 심어 아귀를 벌린 채 물을 뱉어내는 사자형상을 가려보겠다는 복안이다.

시에서는 우선 400만원의 예산을 들여 등나무를 식재할 계획이다. 반면에 일부에서는 "용맹스럽다", "평범한 폭포보다는 동물이 낫다"는 의견도 나오고는 있다.

순천시 도시과 관계자는 "일반적인 인공폭포는 너무 밋밋하다는 생각에서 웅장한 동물형상이 어떻겠냐는 제안에 따라 '동물의 왕'인 사자폭포를 만들었던 것으로 다른 이유는 없다"며 "안어울린다는 일부 지적에 따라 사자상 주변에 넝쿨류를 심어 일부분 가릴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