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3조원 물량폭탄 안은 9월 동시만기 '外人'에 달렸다

매도우위 예상 속 대규모 청산 압력 가능성 낮아

이수영 기자 기자  2012.09.11 13:48:12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9월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시장의 관심은 프로그램 매매 동향, 특히 지난 6월 이후 3조원 이상 쌓인 외국인 ‘매수차익 잔고’의 청산 여부다.

앞서 지난달 30일 대규모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지며 코스피 지수가 20포인트 이상 급락한 바 있다. 이때 쏟아진 프로그램 매도 물량 역시 대부분 외국계 창구에서 쏟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오는 13일 선물옵션동시만기를 맞아 외국인들이 또 다시 국내증시에서 이탈한다면 국내증시는 상당한 충격을 피할 수 없다.

◆8월 만기 기점, 3년새 물량 유입 최대

매수차익잔고는 프로그램 차익거래를 통해 선물을 팔고 현물을 살 때 쌓인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외국계 매수차익 잔고는 2조9802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8월 옵션만기를 기점으로 차익매수를 통해 국내증시에는 대규모의 물량이 쏟아져 들어왔다.

   
8월초 유동성장세 기간에 외국인은 차익거래를 통해 3조100억원, 비차익거래로 4조3000억원의 프로그램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번 만기일의 핵심은 외국인 프로그램 물량의 향방이다.
지난달에만 차익거래를 통해 외국인이 3조1073억원을 순매수했고 기관도 1조원 이상을 사들이며 4조2000억원이 국내증시에 쏟아져 들어왔다. 6월 이후 3조원 이상의 차익매수 물량이 유입됐지만 청산된 것은 450억원 규모에 불과하다.

최악의 경우 9월 동시만기일을 앞두고 눈덩이처럼 불어난 매수차익 잔고가 한꺼번에 청산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이번 동시만기에 대해 ‘매도우위’ 전망을 내놓았다.

교보증권(030610) 김지혜 연구원은 “이번 동시만기에는 급증한 외국인 매수차익 잔고 청산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유의할 물량은 8월 만기 이후 베이시스 확대 구간에서 유입된 외국인 차익매수 물량 3조원과 기관 물량 4000억원 정도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프로그램 차익거래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지표들을 감안할 때 외국인 투자자들이 만기청산보다는 ‘롤오버’(만기연장)를 선택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내다봤다. 무엇보다 매수차익 잔고의 청산 요인으로 꼽히는 베이시스(선물가격-현물가격)와 스프레드(서로 다른 선물 간 가격차이) 변동폭이 급격히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시장 지표보다 매크로 이벤트에 더 주목

최근 베이시스는 현물이 선물보다 비싼 ‘백워데이션’에서 정상 시장 상황인 ‘콘탱고’로 돌아선 것 역시 만기충격을 줄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오히려 내부 지표 보다는 대외 매크로 이벤트가 더 큰 영양을 미칠 수도 있다.

김 연구원은 “외국인과 기관이 만기청산에 나서기에는 베이시스 수준이 낮아 현재로서는 비과세 혜택이 있는 국가·지자체 등 일부 자금만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며 “만기일 전 애플의 아이폰 5 공개, 독일 헌재의 ESM(유로안정화기구) 합헌 여부,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등 매크로 이벤트에 따른 외국인 선물 포지션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KTB투자증권(030210) 박문서 연구원은 “이론 베이시스 하락을 고려하면 베이시스가 추가 매도세를 자극하기 위해서는 -0.50포인트 밑으로 떨어지는 등 심한 백워데이션을 보여야 하지만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신한금융투자 최동환 연구원은 “스프레드 가격은 지난주 1.45포인트로 마감했는데 1.20포인트 밑으로만 떨어지지 않으면 대부분의 매수차익 잔고는 롤오버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지난달 대규모 청산 시도 가능성이 제기됐던 국가 및 지자체의 움직임도 이번 달에는 잠잠할 전망이다. 비과세 자금인 국가·지자체가 최근 순매도에 나서면서 상당부분 잔고 청산에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7일까지 국가·지자체는 프로그램 차익거래에서 5973억원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우리투자증권(005940) 최창규 연구원은 “국가·지자체가 최근 베이시스가 양의 상황인 콘탱고로 개선되는 과정에서 가장 먼저 물량 청산에 나섰다”며 “차익거래를 통해 추가로 매도 가능한 물량은 2000억원 정도”라고 추정했다.

신영증권(001720) 한주성 연구원은 “현재 유일한 비과세 주체인 국가·지자체는 주식 비중을 이미 낮춰 약 2900억원 정도의 매도 가능 물량이 남아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지난주 대량 순매수를 하긴 했지만 부담이 되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 연구원은 또 “만기일 이후 단기적으로 시장 수급이 소강상태를 맞을 수 있다”며 “다만 시기적으로 볼 때 4분기는 배당 수익을 위한 프로그램 순매수 유입이 활발해지기 때문에 지수의 수급기조는 크게 악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