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쉬운복사' 같은 '쉬운 고용' 자폐장애인 근로자일터 '제이앤조이'

자폐장애인 일자리창출 목표… 일반기업 복지혜택 그대로

이혜연 기자 기자  2012.09.11 09:00:51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장애인들이 근무하고 자립할 수 있는 공간이 늘어나고 있다. 올해 4월 장애인고용촉진기간을 두고 각 기업에서 장애인들을 고용하는 ‘따뜻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정부는 장애인의무고용제를 강화해 장애인들을 위한 일자리창출에 힘쓰고 있다. 이 같은 추세에 맞춰 ‘일하는 기쁨, 자립의 희망’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사업을 시작한 기업이 있다. 제이앤조이는 장애인을 고용하기 위해 ‘쉬운복사’라는 타이틀을 갖고 회사를 설립했다.

지난 6월, 제이앤조이는 한국자폐인사랑협회 후원으로 설립된 기업이다. 현재 복사, 제본, 배송 등 기본적인 사무업무를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쉬운복사' 1호점에서 근무하고 있는 발달장애인 근로자 5명은 복사과정이 손쉽게 이뤄질 수 있도록 단순 업무부터 배달과정까지 각자의 맡은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제이앤조이 이진희 대표는 “자립하기 어렵고, 일자리 폭이 좁은 장애인들을 고용하기 위해 사업을 시작했다”며 “자폐증을 지닌 사람들이 자립심을 기르고, 이들을 자폐장애인들의 대표고용모델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는 포부를 밝혔다.

◆자폐장애인 근로자 자립심↑ 목표

제이앤조이는 ‘쉬운복사’라는 소규모 프랜차이즈 형태의 서비스업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혜화점에 1호점을 개소하면서 이곳에는 자폐장애인 근로자 5명이 성실히 근무 중이다.

근무 중인 자폐장애인 근로자 5명은 고용노동부과 연계해 ‘지원고용’으로 선발했으며, 3주간 지원고용기간을 갖고 이들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특히 자폐장애인 근로자들에게 4대 보험, 최저임금 등 일반기업과 동등한 복지제도를 제공하면서 이들의 ‘자립심’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대표는 “고용에 한계가 있는 발달장애인에 맞는 직무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들이 이곳에서 직업을 갖고 업무를 수행하면서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 기업은 자폐장애인들을 우선적으로 고용하고 있다”며 “자폐장애인들의 일자리 창출뿐만 아니라 복지혜택에도 기여하며 사업의 이익잉여금 일부를 자폐인과 관련된 단체 및 복지시설에 기부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2호점 확장계획, 단순 업무보다 ‘다양성’

최근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복사기는 대부분 기계자동화로 작업된다. 하지만 이곳 자폐장애인 근로자들은 고속복합기가 원활히 진행되도록 보조역할 업무를 담당하면서 △복사용지를 채워 넣는 일 △버튼 조작 △출력하기 전 문서편집 등 단순 업무를 바탕으로 △복사 △제본 △스캔 등의 ‘수작업’을 하고 있다.

특히 제본과정에서도 △천공(구멍 뚫기) △와이어 끼우기 △제본용지 여분 자르기 등으로 나눠 자폐장애인 근로자들에게 세분화된 작업업무를 맡기고 있다. 또한 고객들의 편리성을 위해 근거리 소량 배송업무까지 책임지며 작업부터 전달까지 고객에게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일하는 기쁨, 자립의 희망이라는 회사이념을 갖고 자폐장애인 근로자들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며 “현재는 복사라는 분야를 집중적으로 담당하고 있지만, 장애인 근로자들에게 다양한 업무분야를 가르치고 배울 수 있도록 사업을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쉬운복사는 혜화점 1호점을 비롯해 올 하반기 ‘강남점’을 2호점으로 개소할 예정이며, 2호점은 자폐장애인들을 확대 고용하는 계기로 삼을 계획이다. 특히 복사뿐 아니라 다른 사무지원 영역까지 자폐장애인 근로자들을 위해 업무분야를 넓혀갈 예정이다.

[다음은 제이앤조이 이진희 대표와의 일문일답]

-자폐장애인 근로자를 고용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이진희 대표는 앞으로도 장애인에게 관심을 갖고 발달장애인의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고용사업을 꾸준히 실천할 예정이다.
▲아직도 사람들이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은 부정적이다. 특히 발달장애인은 일반장애인보다 취업할 수 있는 곳이 매우 열악하다. 기업에서 발달장애인은 단순한 업무밖에 할 수 없다는 편견을 갖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이앤조이는 발달장애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현재 맡은 업무를 넓혀나갈 것이다.

-근무 중인 자폐장애인들의 강점은.
▲일반장애인들은 사람들과 대화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 그러나 자폐장애인들은 서비스업에서 고객과 대화하는데 약간의 어려움을 갖고 있기 때문에 ‘복사’라는 업무를 담당할 수 있다. 이들은 복사가 원활히 진행되기 위해 도와주는 수작업을 맡고 있다. 묵묵히 자신의 업무분야를 해내고 있으며, 끈기와 인내심을 갖고 있다.

-한국자폐인사랑협회와의 관계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직접 장애를 겪지 않는 이상 장애인에게 관심을 갖지 않는다. 자폐성 장애를 가진 아들을 키우다보니 자폐인의 옹호인으로 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현재 한국자폐인사랑협회와 네이버 해피빈을 통해 자폐인을 알리고, 일자리창출을 위해 함께 나아가는 중이다.

-항후 자폐장애인 고용사업계획은.
▲오는 12월에 ‘쉬운복사’ 2호점 개점을 한창 진행하고 있다. 2호점은 1호점보다 확장된 규모로 운영할 예정이며 자폐인들이 지역사회에서 자립하는 기반이 될 수 있도록 조력자 역할을 하는 것이 목표다. 또한 ‘복사’라는 아이템으로 시작된 사업이 타 기업의 다른 사무지원 영역으로 넓힐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