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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권유대행인' 증권사 위기탈출 돌파구? '글쎄~'

최근 4년 동안 10% 증가…판매 수익절반 지불

이정하 기자 기자  2012.09.10 17:3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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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거래량 감소로 불황에 늪에 빠진 증권사들이 위기 탈출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그 중 하나로 투자권유대행인 제도 활용에 나선 것.

투자권유대행인(이하, 투권유)은 지난 2007년 자본시장통합법 이후 만들어진 제도로, 증권사와 계약을 맺고 고객에서 금융투자 상품을 권유하는 역할을 하는 대신 계약조건에 따라 판매수익의 일정부분을 보수로 지급받게 된다.

◆증권사, 투권유 활성화 '박차'

삼성증권은 최근 투권유의 복리후생 제도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최우수 투권유에게는 100만원 상당의 건강검진 혜택 및 우수 투권유에게는 1년간 경조사 발생시 최고 130만원 상당의 물품과 법인 콘도 사용 등을 지원하겠다는 것.

삼성증권은 연간 수익이 1억원 이상이거나 1억원 이상 고객 20명 이상을 관리하고 있는 대행인을 최우수 투권유로 선정하고 있다. 지난 6일에는 최우수 투권유 4명, 우수 투권유 8명 등 총 12명에서 ‘우수 투권유 인증식’ 행사를 본사 8층 강의실에게 열기도 했다.

메리츠종금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투자 등도 투권유 모집 설명회를 열거나 세미나를 여는 등 우수 투권유 모시기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가장 최근에 투자설명회를 개최한 곳은 메리츠종금증권으로 지난 7월26일 여의도 본사에서 ‘투권유 모집 설명회’를 열었다. 설명회는 금융시장 전망과 투권유 채용 및 제도에 대한 내용으로 진행됐다. 이보다 두 달 앞선 지난 5월22일에서 여의도 본사에서 ‘투권유 모집 설명회’를 개최한 바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6월28일 투권유를 실시했으며 “분기마다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한금융투자도 지난 4월19일 투권유 모집 설명회를 개최했으며 당사의 투권유가 되고자 할 경우, 자격증 취득을 위해 일체의 교육비와 해당 시험 응시료 전액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김종승 WM사업본부장은 “투권유를 통한 금융상품의 판매비중은 확대되는 추세며, 판매상품도 더 다양해 질 것”이라며 “투권유를 핵심 판매채널로 발전 시켜 나가겠다”는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태생적 한계로 정착 어려워"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권유는 최근 4년간 10% 가까운 증가세를 보이며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9년 1만5295명에 불과하던 투권유는 2012년 8월 말 기준 1만8451명까지 늘어났다. 양적인 수치만 보면 투권유 제도가 빠르게 자리잡아 가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투권유 증가 속도는 그럴 듯해 보이나 증권사 실적에는 크게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업점 영업사원도 “투권유 등장 이후 큰 변화를 못 느끼겠다”고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그에 말에 따르면, 증권사 임직원의 동행없이는 직접적인 계약 성립이 원칙상 불가능하며 투권유의 영업활동이 ‘권유’에 한정돼 있어 태생 자체가 한계가 많다는 것이다.

메리츠종금은 올 들어 투권유 모집 설명회를 두 번이나 개최했지만 “투권유분들과 계약 성립이 잘 이뤄지지 않아 제도 정착으로까지 나아가지 못했다”며 “당분간 설명회 및 계약 체결 등의 예정은 없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지나치게 높은 수수료도 제도 정착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고 꼬집었다. 투권유의 경우 정식 직원이 아니기에 고정비에 대한 부담은 없으나 수익의 절반 이상을 수수료 명목으로 지급해야 한다.

투권유 수수료는 대형사의 경우 평균 온라인의 수수료의 50% 정도, 오프라인의 경우 30% 가량을 챙겨가고 있으며 중소형사의 경우 이보다 많은 금액을 수수료로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보험사 영업직원과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게 투권유이며, 증권사의 경우 부족한 영업력을 메워보자는 의미에서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생각되나 제도상의 한계로 영업직원과 밥그릇 싸움으로까지 갈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