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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상위연구원 힘에 믿음 더하니 어느새 '선도기업'

[인터뷰] 넷진테크 정경훈 사장 "마노페이퍼로 퀀텀점프 목표"

백혜정 기자 기자  2012.09.10 17: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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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LG연구소를 벗어나 회사를 설립한지 어느덧 13년. 넷진테크 정경훈 대표는 LG연구소에서 1, 2등 하던 연구원들만 모아 ‘오랫동안 엔지니어로써 일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자’는 취지로 회사를 설립했다. 그간 적자를 보기도 했지만 월급한번 빼먹지 않고 '믿음' 하나로 직원들과 소통해왔다. 넷진테크는 이번 출시된 마노페이퍼로 또 한 번의 퀀텀점프를 이루고자 한다. 넷진테크 정경훈 대표를 만났다.

유무선통신기기 개발, 제조 및 판매를 주 업무로 하는 넷진테크는 핵심제품군으로 모바일 게이트웨이, 컨버터 제품, 통신연결 장비 등이 있다. 주로 용역을 맡아왔지만, 2002년 데이터 통신이 늘어나던 시기에 교환기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ATM 먹스(mux)'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첫 자체상품으로 국내회사 중 유일하게 설치자격을 부여받았다.

ATM먹스의 성공으로 넷진테크는 투자한번 받지 않고 다음 개발을 이어갈 수 있었다. 이후 2009년 군 통신망 장비를 제작해 현재 군 통신사업은 가장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러한 넷진테크가 올해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재도약의 발판이 될 제품은 지난 7월 출시된 '마노페이퍼'. '마노페이퍼'는 그간 선보였던 제품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 게이트웨이 등 특수 통신장비 제품을 출시했다면 이번엔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했다.

마노페이퍼는 스마트폰 전용 종이로 필기를 하고 이를 사진 찍어 전용 앱에 보관하면 SNS로 공유가 가능하다. 부가적으로 OMR을 활용한 자동용지 인식, 자동 분류, 검색기능도 제공한다.

또, 이미지 품질 OMR기능은 스마트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도 스캔한 것 같은 원본 품질, 사이즈를 스마트폰에서 구현한다.

넷진테크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제작에는 무려 3개월 만에 이뤄졌지만, 전혀 모르던 문구분야를 다루려니 종이를 구하고, 저렴하게 구입하고, 디자인하고 하는 데 7개월이 걸렸다. 그만큼 우여곡절도 많았다. 

'마노페이퍼'는 앞서 일본에서 출시된 샷(shot) 노트, 캠스캐너, 카미앱을 롤모델로 삼아 하나하나 분석해 만든 제품이다. 특히 샷 노트는 일본에서 베스트 상품으로 필기를 좋아하는 일본문화와 딱 맞아떨어졌다. 그러나 넷진테크는 쓰는 것보단 찍는 것을 좋아하는 한국문화에서 시장성을 찾았다.

여기에 넷진테크만의 강점인 핸드폰 소프트웨어 기술이 더해졌다. 넷진테크는 이를 통해 일본에서 가장 대표적인 스마트폰 용지 '샷 노트'보다 높은 인식률, 원본크기 유지 등을 제공할 수 있었다. 회사, 학원, 보험사 등에서 폭넓은 사용이 가능해진 셈이다.  
 
넷진테크 정경훈 대표는 "마노페이퍼는 신사업에 대한 도전이다. 새로운 분야지만 그만큼 더 노력했고, 직원들 모두 발에 땀이 나도록 뛰고 있다"며 마노페이퍼의 출시로 재도약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정경훈 대표와의 일문일답.
 
   
넷진테크 정경훈 대표는 '엔지니어로써 내가 가진 기술을 최대한 발휘하고 싶었다'는 목표 하나로 회사를 설립했다. 창립 13주년인 지금, 하반기 넷진테크는 마노페이퍼의 출시로 재도약을 기대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넷진테크를 설명한다면.
▲2000년 4월 회사 설립 후, 2년 동안 용역위주로 회사를 운영해 왔다. 그러나 이 시기동안 회사 발전방향은 보이지 않았다. 2003년 용역에서 벗어나 자체적 제품 개발을 시작했다. 통신장비인 ATM 먹스가 첫 제품이다. 주로 LG텔레콤, KT, SKT 등 상용통신망을 상대로 통신 액세스 관련 장비를 만들었다. 이 후 2009년엔 군통신 쪽으로 전환했지만 2011년 적자를 맞게 됐다. 이에 새로운 도전인 ‘마노페이퍼’를 출시했다

-LG연구소에서 왜 그만두고 나오게 됐나.
▲LG연구원으로 있으면서 미래에 대한 고민을 갖게 됐다. 대부분 대기업 사원들은 10년 이상 일하다보면 관리직을 맡게 된다. 그러나 엔지니어로써 내가 가진 기술을 최대한 발휘하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선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고민은 나뿐 아니라 다른 직원들에게도 고민이었다. 그 결과 LG연구소에서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을 모아 회사를 차리게 됐다. 다 모이고 보니 LG연구소에서 1, 2등 하던 직원들만 섭외가 됐다.

-LG에서 나와 새로 회사를 설립하는 과정은 어떠했나.
▲2002년, 2011년 적자를 냈다. 그렇지만 그간 이익금이 남으면 주주배당을 하지 않고 회사에 누적해 왔다. 따라서 직원들의 월급을 한 번도 빼먹은 적이 없다. 그 기반은 바로 '믿음'이라 생각한다. '믿음' 하나로 직원들은 어려움을 겪어냈고, 다른 직원들도 '회사가 부자가 되면 같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일하고 있다. 현재 긴축상황이지만 '마노페이퍼'가 다시 재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것으로 예상하고 그만큼 직원 모두 열심히 뛰고 있다.

-마노페이퍼의 개발과정을 설명한다면.
▲'스마트싱킹'이라는 책을 읽었다. 책엔 3M사례가 나온다. 사례를 간략히 설명하자면 실버라는 사람이 강력 접작체를 만드는 과정 중에 계속 실패하다가 '포스트잇'을 탄생시켰다. 즉 실패를 거듭했지만 '강력한 접착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쉽게 붙이고 띨 수 있는'으로 전환이 이뤄지면서 일명 '대박 아이템'이 탄생한 것이다. 여기서 떠오른 생각은 '기존의 것과 새로운 것이 섞였을 때' 더 좋은 제품이 나올 수 있다는 점. 마노페이퍼도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결합된 컨버전스 상품이다. 그러던 중 일본에 출장 다녀온 직원에 의해 우연히 '샷 노트'를 알게 됐다. 넷진테크는 OS, 핸드폰 소프트웨어에 대한 기술이 있고 이를 적절히 결합하면 '샷 노트'에서 더욱 발전된 제품이 나올 것이라 생각해 개발하게 됐다.

-일본에 '샷 노트'가 출시된 바 있다. '마노 페이퍼'만의 장점은 무엇인가.
▲인식률, 원본크기 유지, 디자인 등을 꼽을 수 있다. IT전문 기업으로서 전문적인 시험을 수차례 반복했다. 그 결과 매우 어두운 환경에서, 여러 장의 마노페이퍼 용지에서, 다양한 촬영 각도에서도 인식이 가능하다. 인식률은 10번 찍으면 몇 번 실패하는 지로 평가되는데, 문구류 분야 파워블로거인 ‘세릭’에 의하면 '샷 노트'는 인식률이 80%, 자사 제품은 95%다. 또, 종이에 쓴 그대로의 원본크기대로 출력이 가능하고, 무채색인 '샷 노트'와 달리 알록달록하고 아기자기한 디자인을 가미한 액세서리로서의 기능을 첨가했다.

-시장 반응은 어떤가.
▲올해 7월에 출시됐기 때문에 아직 시장평가 단계다. 그러나 효용성에 대한 가치는 인정받고 있다. 사진을 삐뚤지 않게 찍기란 쉽지 않지만 '마노페이퍼' 앱으로 보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쉽고 간편하게 원본사진을 저장, 공유할 수 있다. 특히 찍는 순간 스캐너의 역할을 하고 보내는 것은 팩스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팩스와 스캐너의 기능을 가졌다는 점이 인정받고 있다. 현재 인터넷 쇼핑몰 판매를 병행하면서 수학학원, 학습지 출판사 위주로 홍보 및 제휴가 진행 중이다.

-마노페이퍼를 활용한 스마트워크, 스마트라이프의 사례를 든다면 무엇이 있는가.
▲우선 수학문제 풀이에 사용할 수 있다. 학생과 교사가 원격으로 수업을 할 경우 팩스 없이도 마노페이퍼와 스마트폰만 있으면 문제풀이, 첨삭이 가능하다. 보험설계사의 경우 사인이 들어간 신청서를 회사로 돌아가서 스캔해 보관할 필요 없이 계약한 자리에서 빠르게 온라인으로 보관이 가능하다. 건축사나 디자이너도 현장에서 스케치한 그림을 가로 세로 비율이 유지된 디지털파일로 저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동료들과 공유가 가능하고, 수정할 수 있다. 이 밖에 미술학원이나 유치원에서 아이들이 스케치북에 그린 그림을 보관해 학기말 앨범을 만들 수 있고, 그날그날 학부모에게 바로 보내줄 수 있다.

-향후 보완할 부분 및 계획을 말한다면.
▲현재 '마노페이퍼' 앱이 구동되는 스마트폰 종류가 다양하지 않다. 기종에 따라 앱을 새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인데 이 부분은 빠른 시일내에 보완할 예정이다. 또, 종이 용지를 A5, B6등으로 늘려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