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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갑 정계 은퇴선언, "흙과 가족이 기다리는 고향으로"

당 수습하지 못한 책임…당 대표 사퇴 및 탈당, 정계 은퇴까지

이보배 기자 기자  2012.09.10 16:3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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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도 안 통하네" 당 혁신과 단결을 위해 단식도 불사하며 노력했던 통합진보당 강기갑 대표는 결국 무너지는 당을 바로잡지 못하고 10일 당 대표 사퇴와 탈당, 정계 은퇴를 동시에 선언했다. 사진은 단식에 돌입했던 당시 모습.

[프라임경제] 통합진보당 강기갑 대표가 10일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 대표 사퇴 및 탈당을 선언했다. 나아가 8년여 간의 정치 생활을 마감하고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이날 "혁신과 단결이라는 양팔을 펼치며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통합진보당 분당이라는 최악의 사태에 이르게 됐다"면서 당 대표를 사퇴함과 동시에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진보는 분열한다는 역사의 규정을 다시 증명하고 확인해 버린 이 과오에 대해 누군가는 책임지는 사람이 있어야 함을 깨달았다는 설명이다.

이어 강 대표는 "모두가 제 탓으로 모든 것이 지나간 지금 그동안 당원동지들과 함께했던 행복한 지난날을 기억하며 이제 민주토동당에서 이어져 온 통합진보당의 당적을 내려놓겠다"면서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야 하고 동지들이 가는 길에 함께 하지 못함을 통감하며 참으로 면목없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또 "징보정당 역사에 죄인이 된 저는 속죄와 보속의 길을 가고자 한다"면서 "저는 이제 흙과 가족이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고향의 품으로 돌아간다"고 덧붙였다.

2004년 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노동당의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강 대표는 당시 흰 도포에 수염을 기르고 등장해 '강달프'라는 별명을 얻었고, 2008년에는 18대 총선에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다.

올해 19대 총선에서는 낙선했지만 혁신비상대책위원장과 당 대표를 역임했다. 이날 8년여 간의 정치 생활을 마무리 하게 된 강 대표는 기자회견 도중 감경이 격해지는 등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한편, 강 대표의 탈당을 계기로 신당권파 소속 의원들의 탈당과 각 계파들의 움직임도 빨라질 것으로 분석된다.

강동원, 노회찬, 심상정 등 지역구 의원 3명도 조만간 탈당 의사를 밝힐 예정이고, 이미 탈당한 박원석, 정진후, 서기호, 김제남 등 비례대표 4명과 함께 새로운 진보정당 창당에 합류할 예정이라는 것.

또 국민참여계 당원 3000여명은 11일께 탈당계를 당에 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서 구당권파는 '셀프제명'에 대한 법적 대응을 통해 탈당 저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평당원이 떠나는 것은 막을 수 없더라도, 비례대표 국회의원은 모든 당원의 뜻에 따라 당선된 만큼 사퇴는 몰라도 편법을 동원한 탈당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