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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첫 평일 휴업 순천 대형마트...車 U-턴 궤적만

순천 이마트.홈플러스 등 4곳 쇼핑객 영문몰라 '헛걸음'

박대성 기자 기자  2012.09.10 15:2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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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10일 오후 2시 전남 순천시 풍덕동 이마트. 낮기온 26도를 가리키며 땡볕이 내리쬐는 낮시간대 평소 때면 직장인과 차량을 소지한 쇼핑객들로 북적여야 할 매장은 의무휴업일 안내문과 플래카드 만이 썰렁하게 나붙어 있었다.

휴무 사실을 모르는 쇼핑객들을 안내하기 위한 의무휴무일 안내문구만이 매장 곳곳에 내걸려져 있을 뿐이다. 휴무일인지 모른채 매장을 찾은 시민들은 유리문 너머를 살펴보는가 하면, 헛걸음친 채 곳곳에서 U-턴하는 차량들로 어수선했다.

벌교에서 온 원정쇼핑객 김모씨(48.여)는 "일요일에 쉰다는 얘기는 들어봤지만, 평일에 문닫으리라고는 생각치 않고 차를 몰고 왔다"며 "하나로마트도 문을 닫았느냐"고 되물었다.

미혼 회사원 장모씨(30)도 "상품권을 선물받아 쓰러 왔는데 허탕을 쳤다"며 "집에 부식거리가 떨어져 파머스마켓에라도 가야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순천 홈플러스 2곳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쇼핑객들이 매장 근처에서 서성이며 발길을 돌린채 '총총히' 사라졌다.

   
전국 처음으로 평일 휴무제가 시행된 이마트 순천점 매장이 문을 닫은 가운데 한 시민이 휴무일인지 모른채 매장을 방문했다가 돌아가기 섭섭해서인지 유리문 너머로 내부를 살펴보고 있다.

전국의 모든 지자체가 일요일에 의무(강제)휴무하는 것과는 다르게 순천지역 대형마트 4곳(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홈플러스 2곳)은 자율적으로 평일 휴무하는 방안을 채택해 이같은 일이 벌어진 것.

앞서 대형마트들이 제기한 '의무휴무일 중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 의해 받아들여진 이후 전국의 대형마트들은 지난 7월부터 휴무없이 영업을 하고 있다.

순천은 특수한 경우로 순천시와 대형마트 4곳이 협의를 거쳐 일요일 대신 평일 휴무키로 합의했다. 순천시는 평일 중에서도 '월요일 휴무'를 권고해 이날 첫 휴무가 시행된 것.

다만, 순천시는 의무휴무일을 강제하는 '전통상업보존구역 지정 및 대규모.준대규모 점포의 등록제한 등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이 의회에서 발의되는 때까지 한시적으로 시행키로 했다.

조례가 개정되면 순천시는 대형마트 휴무일을 일요일로 할지, 평일로 할지를 결정하게 돼 있다.

대형마트들은 매출액이 뛰는 일요일 대신 백화점처럼 평일휴무를 바라는 입장이다. 일요일은 평일에 비해 2배 가까운 매출액이 신장된다는 것이 업계 통계이다. 시에서 정치적인 부담을 져가면서까지 평일을 휴무일로 정하기를 어렵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반면에 이날 대형마트 4곳의 휴무에도 불구하고 순천중앙시장과 아랫시장 등의 재래시장은 여전히 썰렁했다. 다만, 순천 웃시장은 장날(5,10일)을 맞아 붐볐으나, 대형마트 고객이 유치됐는지 여부는 통계가 확실치 않다.

전남동부슈퍼마켓조합 관계자는 "농산물 판매비중이 51% 이상이라는 이유로 하나로마트와 파머스마켓이 포함안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농협이 운영하는 마트도 의무휴업일에 포함돼야 한다"며 지난 7일 성명서를 통해 농협규제 필요성을 제기했다.

대형마트 휴업일에는 전통시장들의 매출액 신장액은 미미한 반면 농협 하나로마트(클럽)와 파머스마켓이 재미를 본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발언한 것.

이에 대해 순천시 경제통상과 관계자는 "대형마트 평일(월요일) 휴무는 상호 협의를 통해 조례 재개정 전까지만 시행될 예정"이라며 "의회 조례가 공포되면 휴무일은 지자체장이 정할 수 있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