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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커피믹스, 점유율에 죽기살기로 목매더니…

조민경 기자 기자  2012.09.10 15: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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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한동안 잠잠하던 커피믹스 시장이 또 한번 시끄러울 듯하다.

그 주인공은 동서식품과 남양유업이다. 이 두 회사는 2010년 말 유업체인 남양유업이 커피믹스 '프렌치카페카페믹스'를 출시하면서부터 경쟁관계를 구축해왔다.

당시 남양유업은 신제품으로 커피믹스 시장에 진출하며 몸에 해로운 카제인나트륨 대신 저지방 우유를 넣었다고 홍보하며 카제인나트륨을 사용하고 있던 동서식품을 자극했다. 이에 동서식품은 즉각 반박하며 양사의 관계는 껄끄러워졌다. 이후에도 양사는 잊을만하면 한번씩 '카제인나트륨'을 두고 설전을 벌이는 등 타사 비방 행태로 소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사실유무야 어찌됐건 이 같은 노이즈 마케팅 덕에 남양유업 '프렌치카페카페믹스'는 큰 인지도 상승효과를 얻어 네슬레를 제치고 커피믹스 시장 2위에 올랐다. 나란히 커피믹스 시장 1, 2위를 차지한 동서식품과 남양유업은 서로 점유율을 뺏고 뺏으며 경쟁하고 있다. 또 언제 다툼이 벌어질지 긴장관계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러한 양사의 경쟁이 무리한 판촉경쟁으로 이어지고 있어 심히 우려된다.

최근 남양유업이 '프렌치카페카페믹스' 판매부진을 해소하고자 △가격을 할인해주거나 △대형포장 제품에 10개들이 소형포장 제품을 붙여 팔거나 △대형포장 제품 구입 시 보온병이나 그릇 등의 사은품을 무료 증정하는 등 끼워팔기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이를 예의주시하던 동서식품도 남양유업이 판촉행사를 한다는 이유로 자사 '맥심' 커피믹스 가격을 할인하고, 10개들이 소형포장 제품을 붙여 팔고, 반찬 그릇 등을 사은품으로 증정하는 등 할인행사와 사은행사를 실시했다.

남양유업과 동서식품의 판촉행사는 표면적으로는 가격을 할인해주고, 사은품까지 끼워주니 소비자 입장에서 반가운 혜택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소비자들을 위한 것이 아닌, 어떻게든 자사 제품을 많이 팔아 시장점유율을 조금이라도 올리고자하는 속셈이 숨어있는 것이다.

여기서 양사가 분명히 알아야할 것이 있다. 대대적인 판촉행사가 한두 번쯤은 소비자들을 홀릴 수 있을지라도 장기적으로 보면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고작 몇 %의 점유율(회사 입장에서는 물론 클 것이다)에 목매달며 진행하는 할인·판촉행사는 회사입장에서도 '울며 겨자먹기식'임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배 보다 배꼽이 더 큰 장사라는 것을, 또 점유율 향상은 이런 판촉행사를 할 때 그때뿐이라는 것 또한 잘 아는 것도 이들일 것이다.

물론, 비슷한 제품으로 같은 시장에 진출해있는 업체들이 어떻게 경쟁하지 않을 수 있겠나. 그 경쟁 자체
   
 
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남는 게 없을 정도의 할인행사나 상대를 흠집 내고 할퀴는 식의 경쟁이 아니라도 경쟁은 충분히 할 수 있다.

남양유업이 커피사업에 올인하겠다고 밝힌 이상 앞으로도 남양유업과 동서식품의 커피믹스 경쟁은 불가피해 보인다. 시장 선두주자인 양사가 상대를 못 잡아먹어 안달하던 모습은 버리고 자리에 걸맞은 성숙한 경쟁으로 다른 회사의 본보기가 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