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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경선 10연승에도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

'문재인 대세론'에도 불구…대선 박근혜-안철수 구도 견고해 '고민'

이보배 기자 기자  2012.09.10 14: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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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1등 10번이나 했는데…" 민주통합당 당내 경선에서 10연승을 거둔 문재인 후보는 '문재인 대세론'을 확정지었음에도 불구하고 '박근혜-안철수' 구도로 굳혀진 대선 구도에 고민하고 있다.

[프라임경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후보가 당내 경선에서 파죽의 10연승을 달성하면서 결선 없는 본선 진출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지만 마냥 웃고 있을 수많은 없어보인다. 대선 100여일을 앞뒀음에도 '박근혜-안철수 양강 구도'가 여전히 견고해 고민에 빠진 이유에서다.

지난 주말동안 문 후보는 부산과 대전·충남·세종에서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경선을 치른 뒤 두 경선에서 60%대 득표율로 압승, 10연승을 거두며 득표율 과반 복귀에 성공했다.

이제 남은 경선 일정은 셋. 12일 대구·경북, 15일 경기, 16일 서울 경선이 남았다. 특히 선거인단이 30만명이나 되는 수도권 경선은 그 결과에 따라 결선투표 개최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여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문제는 결선투표 개최 가능성이 높지 않고, 현재 범야권 지지층이 민주당 경선 자체보다는 '민주당 후보 대 안철수 원장'이라는 다음 게임을 더 기다리는 분위기라는 데 있다. 때문에 남은 경선 과정에서 역동성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민주통합당 측에서는 문 후보가 당 대선후보가 되면 안철수 원장을 넘어 박근혜 후보도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지만 여론의 생각은 다르다.

'민주당 후보 대 안철 수 원장'이라는 다음 게임을 기다리고 있는 범야권 지지층과는 달리 이번 대선 구도를 '박근혜 대 안철수'로 파악하는 시간이 지배적인 것.

때문에 민주당 당내 경선이 종반전으로 접어들어 '문재인 대세론'을 확정정었지만 국민 여론 다수는 민주당 경선을 '마이너리그'로 보고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문 후보가 파죽의 10연승을 올리고도 소리내어 웃을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앞서 말했듯이 민주통합당 측은 문 후보가 후보로 확정되면 안 원장 지지율을 뛰어넘을 것으로 기대 "조금만 더 지켜봐 달라"고 말하고 있다.

새누리당보다 늦은 후보 선출도 문제다. 새누리당은 일찌감치 박근혜 후보를 선출하고 대선 선거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야권은 안 원장의 출마선언이 임박했다는 소문이 무성한 가운데 민주통합당의 경선 일정은 16일이 지나야 끝이 난다.

경선 결과 문 후보가 민주통합당의 후보로 확정된다고 해도 걱정거리는 또 남아있다. 안 원장이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면 야권 단일화 협상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문 후보의 지지율이 안 원장의 지지율을 뛰어넘고 새누리당 박 후보와의 양자 구도에서 '해볼 만하다'는 판단이 서면 민주당 주도로 단일화 협상을 이뤄갈수 있다.

하지만 문 후보의 지지율이 현재처럼 안 원장보다 낮은 상태로 유지될 경우 민주당은 다소 불리한 입장에서 안 원장과의 단일화 협상에 임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안 원장이 "문 후보를 지지한다"며 본선 무대 밖으로 내려가는, 민주당이 가장 바라는 '박원순식 단일화'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 역시 문 후보의 지지율이 높았을 경우 모양이 빠지지 않는다.

어찌됐든 민주통합당 내에서는 문 후보의 경선없는 본선 진출이 점쳐지고 있지만 결선투표에 희망을 건 비문 후보들의 2위 쟁탈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손학규 후보는 손 후보가 경기지사와 분당을 국회의원을 지내며 기반을 다진 경기 경선에 기대를 걸고 있다. 현재 누적득표율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손 후보는 문 후보의 연승행진을 막아보겠다기보다 과반 저지에 목표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누적득표율 3위의 김두관 후보 측은 남은 경선에서 손 후보와의 격차를 벌려 2위에 올라 문 후보와 결선투표를 치른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영남권을 제외하고 손 후보를 이긴 적 없고, 수도권 기반이 탄탄하지 못해 실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한편, 주말 경선장에서 물병과 계란이 날아다니고, 주먹다짐까지 벌어지는 등 혼탁양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내 갈등을 해소해 국민들에게 신뢰를 얻는 과정도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