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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생명 품은 KB금융 주가·명분 다 잡았다”

점유율 6.4%, 생보업계 5위 도약…라이벌 신한생명 꺾나

이수영 기자 기자  2012.09.10 12:5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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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M&A 시장 대어(大漁)로 꼽혔던 ING생명 한국법인이 사실상 KB금융(105560)을 새 주인으로 맞게 됐다.

   
 
소식이 전해지자 10일 주식시장에서는 KB금융에 대한 러브콜이 요란하다. 개장 직후 2% 이상 급등한 주가는 오전 11시20분 역시 1.9%대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코스피 지수가 0.1%대 강보합에 머물고 있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KB금융은 배당금을 빼고 2조7000억원선에서 인수 협상을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ING그룹이 당초 희망했던 3조5000억원에 크게 못 미치는 반면 KB금융이 제시한 2조5500억원과 크게 차이가 없다.

◆“라이벌 신한지주보다 수익성 유리”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ING생명 인수 결정이 추가 주가 상승에 상당한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은행부문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KB금융 입장에서 생보업계 5위인 ING생명 인수가 새로운 성장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특히 라이벌인 신한지주와의 격차를 크게 좁힐 수 있다는 점도 높게 평가됐다.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를 사실상 마무리지은 것으로 알려진 KB금융의 주가가 10일 개장 직후 가파르게 상승했다. 장중 2% 이상 급등했던 주가는 오후들어 1%대 후반으로 다소 상승세가 잦아들었으나 전문가들은 합리적인 인수가격과 판매채널 공유 등 적잖은 시너지가 기대되는 만큼 주가가 추가상승할 여력이 상당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우리투자증권(005940) 최진석 연구원은 “KB금융은 이번 M&A로 자본 효율성을 높일 수 있고 비은행 부문 사업 다각화에 나서 이익안정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KB국민은행의 고객 기반을 활용한 시너지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메리츠종금증권(008560) 전재곤 연구원은 “현재 KB금융의 주가 벨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상황에서 합리적인 인수 결정을 통한 상승 모멘텀까지 갖추게 된 셈”이라며 “잠재적인 이익 확대 등 긍정적인 측면이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양증권(003470) 성병수 연구원은 “기존 KB국민은행의 지점망을 활용한 방카슈랑스의 성장 잠재력을 감안하면 이익성장률과 기업가치가 가파르게 상승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성 연구원은 “ING생명 자산이 올해 3월 기준 25조4000억원이었고 KB생명은 5조6000억원으로 이를 단순 합산하면 자산규모 기준 업계 5위 수준까지 부상할 것”이라며 “인수가 마무리되면 내년에 약 8% 내외의 순이익 증가세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동부증권(016610) 이병건 연구원은 “ING생명 한국법인은 신한생명과 비슷한 규모에 재무구조도 양호하다”며 “오히려 자산운용 이익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 않아 신한생명에 비해 이익안정성은 더 높아 KB금융이 신한지주와의 격차를 줄이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ING생명 ‘착한 가격’도 돋보여

무엇보다 ING생명이 합리적인 인수가격에 협상을 마무리했다는 점도 KB금융에 호재다. ING생명의 이달 말 기준 순자산 가치는 2조3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보험사 가치와 직결되는 보유계약 가치는 아예 포함되지 않은 가격이다.

이병건 연구원은 “알려진대로 인수가격이 2조7000억원으로 결정될 경우 보유계약 가치는 물론이고 경영권 프리미엄조차 크게 반영되지 않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최진석 연구원은 “당초 KB 측이 제시한 수준에서 인수가격이 결정될 경우 최대 5조1000억원 규모의 채권발행 여력이 있어 인수자금 전액을 채권 발행만으로도 조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양사의 인수협상이 마무리될 경우 삼성생명과 대한생명, 교보생명에 이어 시장점유율 6.4%로 업계 4위의 생명보험사가 탄생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