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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 점심공양'...순천 복지식당 폐쇄 논란

체육공원 만든다며 폐쇄 통보...대체부지 마련해야

박대성 기자 기자  2012.09.10 11:3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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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전남 순천시가 조곡동 철도운동장을 시각장애인축구장 등의 체육공원으로의 활용을 예고하면서 운동장 한켠에 마련된 어르신 무료급식장소인 '복지식당(사진)' 폐쇄를 통보해 소외계층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 시설은 그동안 지역시민단체인 순천YMCA가 노인들의 점심공양을 위해 10여년째 시의 보조금을 받아 자원봉사 후원을 받아 어렵게 유지돼 온 시설이라는 점에서 논란을 키우고 있다.

이 곳 복지식당은 지난 2000년 지역의 한 독지가에 의해 운영되기 시작해 2005년 순천YWCA가 순천시의 보조금을 지원받아 현재까지 운영해 오고 있다.

시에서 보조되는 금액은 하루 평균 140여명이 이용하고 있으며,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의 요긴한 점심식사 장소로 애용되고 있다. 순천시는 이곳 외에도 순천종합사회복지관, 순천조례사회복지관 등 3곳을 운영하고 있으며, 연간 9400만원을 보조하고 있다.

소유권자인 순천시는 조직개편 후 스포츠산업과를 신설한뒤 기존의 철도운동장을 체육공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무료식당을 이달 말까지만 운영토록 YMCA에 통보했다.

조성될 체육공원이 시설 면적 중 체육시설물을 50% 범위 내에서 설치해야 하지만, 이곳 복지식당이 존치할 경우 50%를 넘어 해당법규를 위반하게 된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그러나 무료급식식당의 이전장소도 마련치 않고 폐쇄방침을 통보한 것은 신중치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석 시의원은 최근 시의회 5분발언을 통해 "히딩크 시각장애인구장이 갑작스럽게 결정나면서 어르신 밥이 끊길 위기에 처했다"면서 "개인적으로는 이 사업을 여성가족과와 협의를 거쳐야 했으며, 이용자 편의를 위해 해법을 찾아줘야 하는게 맞다"고 지적했다.

이 곳에서 점심을 해결한다는 한 어르신은 "할머니도 세상을 뜨고 끼니 때우기도 힘들어 지팡이짚고 여기까지 오는데, 없어진다니 억장이 무너진 것 같다"며 존치를 염원했다.

취재가 시작되자 폐쇄 방침을 밝혔던 순천시 스포츠산업과는 대체부지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발 물러섰다.

스포츠산업과 관계자는 "공익적인 목적으로 쓰인다고는 하지만, 복지식당 건물이 가설건축물이어서 폐쇄를 통보했던 것"이라며 "하지만 폐쇄하지 않고 대체부지가 마련될 때까지는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존치될 것이다"고 해명했다.

사회복지시설 보조금 지급을 담당하는 순천시 여성가족과는 "시에서 운영하는 3곳의 무료급식식당은 도.시비를 받아 1인당 2300원꼴로 지원되고 있어 우리지역 저소득층과 어르신분들의 사회복지 차원에서 운영돼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며 "이곳을 없애는 것은 안되며 협의를 통해 대체장소를 물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