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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칼럼] 주식투자, 승패에 연연하지 마라

HMC투자증권 서초지점 김헌률 부장 기자  2012.09.10 08:3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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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펀더멘탈이 시장 기대만큼 양호하지 못한 상황에서 불안한 유동성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 경우 지수는 대개 박스권에 갇힌 채 한동안 답답한 흐름을 이어가기 마련이다. 이 와중에 글로벌 경제 주요 국가인 미국과 중국, 유럽 동향에 따라 진폭이 커지기도 한다. 여기에 종목별 재료에 의한 일시적 쏠림현상까지 더해 증시는 더욱 혼란스럽게 되고 이에 따라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개인투자자들은 좌불안석 동요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주식시장의 불안정성은 따지고 보면 대단히 일반적인 모습이다. 주식시장의 특징 중 하나가 불안정성이며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그 불안정이야말로 높은 수익의 원천이기 대문이다. 따라서 불안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에도 치우치지 않는 평상심이다.
 
전쟁이 일상이었던 고대 로마제국에서 군대에 징집되는 연령은 17세였다. 이 시기 전까지 로마 청소년들은 나라 밖에서 어떤 긴박한 상황이 벌어져도 평탄한 일상을 보냈다. 비슷한 시기 다른 민족들은 전쟁이 닥치면 남녀노소 모든 백성에게 총동원령이 내려지곤 했다. 숙명적으로 전쟁이 일상화 됐기 때문에 로마 시민들은 소소하고 평안한 일상을 그 무엇보다 중요하게 챙겼다.

2차 세계대전이 개시된 이후 계속 수세에 몰리던 연합군은 1942년 북아프리카에서 독일을 상대로 의미 있는 승리를 거둔다. 이 소식은 연이은 패배로 의기소침해진 영국 국민들에게 오랜만에 단비 같은 소식이었다.

그러나 당시 처칠 수상은 방송연설에서 “긴장을 풀고 노력을 늦추면 고통스러운 시간이 계속될 것”이라며 “헛된 희망이나 불필요한 공포에 마음을 둬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처칠은 ‘승리와 재앙을 만나면 둘을 똑같은 사기꾼으로 취급하라’는 키플링의 시구를 인용해 국민들이 승리에 도취되어 평상심을 잃는 것을 경계했다.

주식시장서 우리는 하루에도 여러 번 패배와 승리를 오간다. 투자에 실패해 좌절과 공포에 휩쓸리거나 좌절감이 내 주인이 돼 나를 지배한다면 나는 계속 의기소침한 상태로 머물다 마침내 다가온 기회조차 주저하며 잡지 못할 것이다. 또 기다림 끝에 맞이한 승리에 희희낙락해 들뜬 기분이 내 주인이 되기를 허락한다면 발 앞의 깊은 수렁조차 보지 못하고 처박히는 비참한 신세가 될 수 있다.

   
 
전쟁에서 승리와 패배가 일상적이듯 주식시장에서의 승패 역시 마찬가지다. 이미 결과로 나타난 패배에 마음 쓰지 말고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 짜릿한 승리에 도취돼 정신이 팔린다면 다음의 승리는 없다고 봐야 한다.

우리가 상대하는 시장은 지극히 냉정하고 비정하며 잔인하다. 냉혹한 시장은 투자자들이 평상심을 내려놓는 순간만 기다리고 있다. 승리와 패배, 이 둘을 만나게 될 때 마땅히 사기꾼 보듯 경계해야 할 것이다.

HMC투자증권 서초지점 김헌률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