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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푸어의 몰락… 아파트 경매물건만 유독 늘어

전국 경매물건 수 2만개 밑…6개월 만에 처음

박지영 기자 기자  2012.09.07 10:4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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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8월 전국 법원경매 물건 수는 2만개 이하로 줄어든 반면, 수도권 소재 아파트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이 보유 자산의 전부인 ‘하우스푸어’의 고단함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8월 경매현황에 대해 알아봤다.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8월 한 달간 전국 법원에 나온 경매물건 수는 전월 대비 11.91%(2634개) 줄어든 1만9481개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매물건 수가 2만개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월(1만9753개) 이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부동산경매 물건 수 감소세는 용도를 불문하고 동일한 양상을 보였다. 이 중에서도 물건 수 감소율이 가장 두드러진 것은 업무시설이었다. 오피스텔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업무시설 용도의 경매물건 수는 7월 440개에서 8월 258개로 41.36%(182개) 줄었다.

이어 숙박시설 물건이 227개에서 189개로 16.74%(38개), 토지 물건이 8210개에서 6939개로 15.48%(1271개), 주택(단독주택 및 다가구) 물건이 1448개에서 1268개로 12.43%(180개) 각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8월 법원경매 물건 수가 연중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유독 아파트 물건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진게 집이 전부인 '하우스푸어'들의 몰락으로 풀이된다.
반면, 수도권 소재 주택의 경매물건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8월 들어 경매시장에 나온 주택(아파트, 연립 및 다세대, 단독주택 및 다가구) 물건 수는 4953개로 집계됐다. 이는 7월(4871개) 대비 1.68%(82개) 늘어난 수치다.

그중에서 아파트 증가율이 가장 컸다. 아파트 경매물건 수는 7월 2511개에서 8월 2643개로 5.26%(132개) 늘었다. 같은 기간 단독주택 및 다가구 물건도 476개에서 492개로 3.36%(16개) 증가했다.

연립 및 다세대 물건 수는 1884개에서 1818개로 3.5%(66개) 줄었지만 전국 기준 물건 수 감소율이 12%에 육박하는 점을 감안하면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려운 것으로 평가됐다.

아울러 수도권 소재 주택 물건 수 증가세를 주도한 지역은 경기도로 파악됐다. 경기도 소재 주택 물건 수는 7월 2179개에서 8월 2497개로 14.59%(318개)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경기도 소재 아파트 물건은 7월 1261개에서 8월 1500개로 18.95%(239개) 늘었다. 같은 기간 연립 및 다가구 물건은 9.53%(61개), 단독주택 및 다가구 물건은 278개에서 296개로 6.47%(18개) 각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부동산태인 정대홍 팀장은 “8월 경매시장 동향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하우스푸어’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하는 대목”이라며 “특히 원금상환 기일이 도래한 가계의 경우 갑자기 늘어난 금융비용을 감당하기가 벅찰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팀장은 이어 “대출 연체를 피하기 위해 집을 급매가에 내놓아도 이를 받아주는 매수세가 거의 없어 결국 집이 경매로 넘어가는 경우가 더 늘어난 것으로 본다”며 “전체 경매물건 수가 지난해보다 줄어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주택경매 건수는 오히려 늘어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정 팀장은 “그러나 반대로 경매를 통해 주택을 장만하려는 입장에서 볼 때, 지금은 양질의 매물을 저렴하게 매입할 수 있는 적기”라고 조언한다.

이는 실제 아파트 경매에 나선 입찰자 수에서도 드러나는 부분이다. 수도권 소재 아파트 입찰에 나선 응찰자 수는 7월 3411명에서 8월 3693명으로 8.27%(282명) 증가했다.

정 팀장은 “물건 수가 늘면 선택의 폭도 넓어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며 “자금사정이 허락하는 실수요자라면 아파트 매입을 노려볼 만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