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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 이어 피치도 韓 신용등급↑…원화채권, 금융주 '활짝'

S&P도 동참 가능성, ECB 국채매입 결정 이어 겹호재

이수영 기자 기자  2012.09.07 09:4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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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옆걸음질 치던 국내증시에 오랜만에 강력한 훈풍이 연달아 불어올 전망이다. 6일 유럽중앙은행(ECB) 이 통화정책회의에서 재정위기국 국채의 무제한 매입과 금리동결을 발표했고 같은 날 국제신용평가사 피치(Fitch)는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A-’로 한 단계 끌어올렸다. 안팎으로 호재가 이어진 셈이다.

◆日·中보다 신용등급 높아 “더 믿음직한 나라”

피치가 한국 신용등급을 상향한 것은 2005년 10월23일 이후 7년 만이다. 또 ‘AA-’ 등급을 회복한 것은 IMF 구제금융 사태가 벌어진 1997년 이후 15년 만의 일이다. 피치는 등급 상향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등급전망을 ‘안정적’으로 부여했다.

   
 
특히 한국은 이번 조정으로 ‘A+’에 머문 중국, 일본보다 한 단계 높은 등급을 얻게 됐다. 3대 국제신용평가사(무디스·피치·S&P)를 통틀어 우리나라가 일본을 제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무디스 역시 지난달 27일 한국 신용등급을 ‘Aa3’로 한 단계 높인 바 있다.

한 달 사이 국제 신평사 2곳이 연달아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이 상향조정하면서 남은 S&P 역시 등급 상향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HMC투자증권 이승준 연구원은 “외환위기 이후 신평사 2곳 이상이 1년 내에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높인 것은 총 4번”이라며 “이 중 2005년을 빼고 나머지 3번은 3개 신평사가 1년 이내 동시에 신용등급을 올렸다”고 말했다.

KB투자증권 서향미 선임연구원도 “피치 기준으로 한국이 중국, 일본에 비해 한 단계 높은 등급을 받아 우리나라의 CDS프리미엄이 중국보다 낮게 형성돼 있다”며 “앞으로 S&P의 등급 상향 조정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화강세, 채권시장 호재 예상…금융주도 수혜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잇단 신용등급 조정이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증시 유입과 원화채권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중장기적으로는 금융업종의 수익성과 주가에도 호재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승준 연구원은 “이번 등급 상향으로 한국 채권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원/달러 환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은행업종 주가배수(multiple)는 원화가 강세일 때 높아지는 경향이 있어 은행업종 주가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우리나라 은행들의 외화차입 비용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투자증권 이다슬 연구원은 “글로벌 경제 위기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이 올라간 것은 한국 경제의 안전성을 부각시킨 계기”라며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수급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호재로 7일 코스피 지수는 개장 직후 2% 이상 급등했다. 특히 은행과 금융업, 증권업종 모두 2% 넘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오전 9시25분 현재 기업은행이 3.36% 상승했고 현대증권, SK증권, HMC투자증권 등도 2~3%대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삼성화재와 롯데손해보험도 2% 안팎의 강세를 기록 중이다.

한편 피치는 이번 등급상향 이유로 불안전한 대외여건에도 지속되고 있는 실물 및 금융부문 안정성과 튼튼한 거시경제정책 체계, 사회정치적 안정 등 구조적 여건이 개선됐다는 점 등을 들었다.

특히 다른 ‘AA’ 등급 국가들이 2007~2011년 실질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중앙값이 2.7%였던데 비해 한국은 3.5%로 높았고 성장과 물가 변동성은 더 낮다고 덧붙였다.

다만 가계부채와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높은 은행 부문 자산의 질이 급격히 악화되거나 유동성이 막힐 경우, 북한의 갑작스러운 붕괴 등이 발생하면 등급은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