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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반토막에도 증권사 TV광고 줄줄이…왜?

이미지쇄신·인지도상승 기대…과거 부정적 경력엔 '골머리'

이정하 기자 기자  2012.09.06 17:2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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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한동안 뜸했던 증권사 TV 광고들이 브라운관으로 속속 복귀해 눈길을 끌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투자심리가 냉각되면서 실적이 반토막 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었을 터, 증권사들이 TV 광고를 통해 손님 모시기에 적극 나섰다.

가장 활발하게 TV 광고를 선보고 있는 곳은 현대증권. 이 회사는 지난 5월부터 '에이블(able)' 광고를 지상파 및 케이블 방송을 통해 대대적으로 방영하고 있다.

현대증권의 able은 '고객의 무한한 가능성'을 의미하는 동시에 '추구해야 할 가치와 실적 등을 한정 짓지 않고 세상의 틀을 깬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창조해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기존의 여타 광고와는 다르게 초기에는 제품에 대한 노출 없이 이미지만으로 영상을 꾸며 누리꾼들로부터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으며 이후 피플(people)에 대한 내용을 중심으로 '베르나르베르베르'나 '엘빈토블러' 등을 등장시켜 '새로운 도전'을 강조하고 있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만들어진 광고로 10월까지 한시적으로 방영될 예정"이라며 "거래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긴 하지만 기존부터 계획했던 내용으로 새로운 변화를 표현하기 위해 TV 광고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그룹사라지만 약한 인지도 보완 '절실'

HMC투자증권과 KB투자증권도 TV 광고를 실시, 회사 이름 알리기에 적극 나섰다. 두 증권사 모두 그룹계열사로 든든한 백그라운드를 지니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약한 인지도를 보완 위해 TV 광고로 눈길을 돌린 것.

HMC투자증권은 3년 만에 선보인 TV 광고에서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라는 강조했다. 광고 카피도 "현대자동차그룹을 안다는 사람은 99%지만 HMC투자증권을 안다고 대답은 사람은 9%"라며 그룹사와 연결, 이름 알리기에 주력했다.

지난 5월부터 케이블 방송에서 방영되고 있는 이번 HMC의 광고는 현재까지도 꾸준히 진행 중에 있으며 추후 후속편도 계획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KB투자증권은 SM엔터테인먼트의 이수만 프로듀서를 광고 모델로 기용했으나 과거 주식관련 범죄를 저지른 경력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KB투자증권은 SM엔터테인먼트의 이수만 프로듀서를 모델로 고용, 지난해에 이어 2편의 신규 광고를 선보였다. 이수만의 성공스토리와 KB투자증권의 기업철학을 접목한 이번 광고는 스마트폰 주식거래의 리더로서의 면을 강조하고 있다.

KB투자증권 관계자는 "(KB투자증권은) 그동안 법인이나 국내채권 등 IB 부분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 왔지만 일반 고객들에게 인지도가 다소 낮았던 점도 사실"이라며 "이번 광고를 통해 기업 인지도가 강화되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화증권도 연초 13년 만에 TV 광고를 찍고 상대적으로 약했던 리테일 사업에 무게를 두겠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모바일과 관련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만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 주가 되는 내용으로 구성해 눈길을 끌었다.

◆상표권·광고 모델 '구설수'

그러나 분위기 쇄신을 위해 시작한 TV 광고가 상표권이나 모델 기용 등의 문제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우선 현대증권의 경우 'able' 상품권 문제로 골머리를 앓기도 했다.

현대증권이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새로 야심차게 내건 'able 브랜드'가 이미 하나대투증권에서 상표권에 등록해 놓은 브랜드라는 점에서 두 증권사가 기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자칫 법적 분쟁까지 갈 수 있었던 브랜드 논쟁은 양사 사장이 직접 만나 양보를 이끌어내면서 조용히 마무리 됐다. 하나대투증권은 상표권 등록비용을 비롯해 10년에 이르는 유지·관리비용, 변리사 비용 등 손실비용 일체를 현대증권으로부터 보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KB투자증권의 경우 모델 문제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KB투자증권이 내건 모델은 '이수만'으로 평범한 대중가수에 만족하고 않고 K-POP 프로듀서로 새로운 삶을 도전했다는 내용에는 큰 무리가 없지만, 그가 과거 주식관련 범죄를 저지른 사실이 있다는 점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수만은 지난 2004년 회사 자금 11억5000만원을 빼내 증자대금으로 사용한 혐의로 서울중앙지법으로 부터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지난해 이수만을 광고 모델로 발탁하며 한차례 논란이 된 바 있지만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그대로 그를 기용한 것.

KB투자증권 관계자는 "아직 광고 계약기간이 남아있어 새롭게 2편을 찍게 된 것"이라며 "다음 TV 광고 계획까지 잡혀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