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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협 박종수 회장 '신의 한수'…조직개편안 강행

최고위 임원 4명 일괄사표 "노조 입장 대폭수용"

이수영 기자 기자  2012.09.06 14:4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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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한국금융투자협회(회장 박종수)가 6일 관리자 축소와 부서 통합을 중심으로 하는 조직개편안을 전격 단행했다. 금융투자업계 이익단체인 금투협은 연간 500억원이 넘는 회원 분담금을 거둬들이며 방만 운영 논란에 시달려왔다.

금투협은 기존 팀조직을 통합하는 ‘대부제(大部制)’를 도입,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본부장보 및 이사부장 등의 직함을 폐지하는 등 조직 간소화를 기본 방향으로 제시했다. 이 같은 결정에 업계는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히며 동조하고 있다.

◆고위 임원 4명 일괄사표 ‘아웃’

금투협은 이번 조직개편과 함께 고위 임원 4명의 일괄 사표를 받았다. 최봉환 전무를 비롯해 박병주 증권서비스본부장, 김동연 대외협력추진단장, 정원동 부산지회장(대외협력담당본부장보 겸직) 등이 협회를 떠나게 됐다.

   
금융투자협회 박종수 회장.
이는 노조가 요구해온 ‘임원 단계 축소’를 사측이 대폭 수용한 결과다. 금투협 사측과 노조는 지난 6월부터 직원 희망퇴직안 도입 등 인력구조조정을 두고 협의를 진행해왔다.

개편안에 따르면 대부제 전환을 통해 기존 17부33팀을 12부11실로 줄이고 회원서비스 부서의 산업팀과 시장팀을 통합해 회원사의 정책지원 기능을 강화했다. 기존 공약이행사업단과 대외협력추진단을 폐지하고 각각 기획부와 정책지원부로 이관해 유사기능을 통폐합한다.

그간 논란이 됐던 임원 및 부서장 등 보직자 규모도 줄였다. 대부제 도입으로 단위조직 수가 줄어듬에 따라 기존 54명이었던 보직자(부서장 17명, 팀장 37명) 수를 23명으로 대폭 축소했다. 총임직원대비 보직자 비중은 기존 21.2%에서 9.2%로 줄어드는 셈이다.

또 상무대우, 본부장보, 이사부장제 등 직함을 폐지하고 11명이었던 임원은 7명으로 줄였다.

박종수 회장은 “이번 조직개편으로 조직운영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했다”며 “자본시장법 개정 등 중요 현안을 조속히 해결하고 회원사가 어려운 영업환경을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종수, 회원사 고통과 노조 압박에 칼 빼들어

앞서 박 회장은 올해 초 취임 직후 당시 6본부24부서40팀이었던 조직을 6본부22부서29팀으로 인력감축 없이 축소한 바 있다. 박 회장은 지난 6월 노조와 임금단체협상을 진행하며 직접 직원 고가평가에 따른 성과급제와 명예퇴직, 임금삭감 등을 언급하며 구조조정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특히 지난해 유로존 재정위기 이후 불거진 회원사들의 업황 부진과 감사원 등 당국의 압박을 감안하면 박 회장이 협회 구조조정과 관련해 초강수를 둘 것이라는 관측이 심심찮게 제기됐었다.

또 박 회장이 이번 조직개편에서 노조 측 입장을 대폭 수용한 것은 노조와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신호탄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협회장 출마 당시부터 공개적으로 선출 반대 입장을 밝혔던 노조와의 갈등은 박 회장 입장에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노조는 지난 봄 금융위원회 이전과 관련해 반대 시위를 벌이며 사실상 협회 입장을 대변했었다. 따라서 박 회장이 대놓고 노조와 불협화음을 내는 것은 향후 리더십에 타격이 될 수 있다는 계산도 바닥에 깔려 있다는 얘기다.

한편 금투협 예산 수입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회원사 분담금 역시 대대적인 수술대에 올랐다. 지난 4월 감사원이 실시한 금융권 4대 협회 감사 결과에 따르면 2010년 금투협이 거둬들인 수입은 총 979억8900만원으로 손해보헙협회 221억2000만원, 생명보헙협회 166억2000만원, 은행연합회 100억9300만원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이 중 금투협이 증권사를 비롯해 299개 회원사로부터 거둬들인 회비 수입은 476억3100만원에 달했다. 그러나 주식시장 거래대금이 급감하면서 회원사 수익률이 곤두박질 친 가운데 협회 분담금에 대한 볼멘소리가 적지 않았다.

박 회장은 취임 일성에서 협회비 분담 제도 개선을 약속하고 지난 4월 외부 컨설팅 업체에 연구 용역을 맡겼다. 이르면 다음 달 연구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여 이후 공청회와 회원사들의 의견까지 수렴하면 이듬해 쯤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