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이인권 "콩글리시 도입해 영어 울렁증 넘자"

[신간] 영어로 만드는 메이저리그 인생

박대성 기자 기자  2012.09.06 10:40:36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엄청난 영어 사교육비가 지출되는 영어의 소용돌이 속에 빠져 있는 나라', '영어태교에서부터 영어 베이비시터, 영어유치원, 영어 조기유학까지 온 나라가 온통 영어에 몰입돼 있는 나라',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새벽부터 영어 학원으로 달려가는 직장인',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만 보면 벙어리가 되는 국민...'
 
#변변한 학원하나 없던 70년대 독학으로 영어를 익힌 뒤 이후에는 줄곧 '특채 인생'을 살아온 성공한 문화경영인으로 평가받는 이인권(56.사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가 영어학습서적을 내놓았다고 해서 관심을 모은다.

시중 서점마다 쏟아지는 '영어 단박에...', '말문이 트이는...' 따위의 영어학습서가 범람하는 때 영어 잘하는 국문학도로 알려진 이 대표가 펴낸 '자기자랑서'가 아닐까 궁금하기도 해서 책을 들춰봤다. 책 제목은 '영어로 만드는 메이저리그 인생'.

참고로 이 책의 저자 이인권 대표는 충남 금산군에서 태어나 대학은 전남대 국문학과를 나왔고, 직장은 전북 전주에 몸담고 있는 '전국구' 예술 경영자.

국문학도이면서도 대학 때는 영어사전을 통째로 외울 정도로 영어에 취미를 붙였으며, 중앙일보에 특채됐고, 국민일보 창간 때는 문화사업부장으로 최연소 스카웃 되기도 했다. 영자지 '코리아타임즈'에 영문칼럼 250회를 기고하고 10여권의 책을 출간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 대표가 문화예술분야에서 '특채인생'을 살아갈 수 있었던 데는 탁월한 영어실력이 바탕이 됐음의 주지의 사실이다.
 
저자는 자신의 내성적인 성격이 영어 프리젠테이션을 잘하고, 번역과 통역일을 맡게 됨으로써 성격도 외향적으로 바뀌었고 자연스럽게 조직내에서 인정받는 실증적 경험을 써내려가고 있다.

책에서 저자는 지구촌 시대 영어가 경쟁력의 잣대가 되고 있음을 여러 사례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그는 '우리식' 영어 주창론자다. 저자는 미국영어에서 파종된 변종 필리핀영어, 싱가포르영어가 있듯이 우리도 '콩글리시(Korean English)'를 과감하게 도입해 영어 울렁증을 도입하자는 대목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소리문화의전당 이인권 대표.

저자는 책에 이렇게 썼다.
 
그는 "우리 스스로가 콩글리시를 한국인들이 쓰는 영어라는 부정적인 뜻으로 엉터리 영어라는 의미의 '브로큰 잉글리시'로 매도해야 되겠는가. 정통영어를 배척하자는 것은 아니다. 우리도 일상생활에서 일본식 영어를 외래어로 많이 쓰면서 한국식영어를 콩글리시라 폄하하는 우리의 패러다임부터 바꾸자"고 제안하고 있다.

미국식 정통영어랍시고 미국을 흉내낼 필요없이 우리식 영어를 양성화 해 세계 영어권 반열에 올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대표가 '콩글리시'마저 도입하자고 제안한데는 한국이 모든 분야에서 세계 상위권에 들어 있지만, 유독 언어 경쟁력 부문에서는 하위권이라는데서 그 이유를 찾았다.

영어가 우리나라에 도입되던 시절에는 오로지 미국.미국인을 상대하기 위한 의사소통의 수단이었지만, 지금은 지구촌 230개 국가 70억명을 상대하려면 영어라는 매개체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저자의 의견이 책에 잘 녹아 있다.

중화사상에 젖어있는 중국조차도 음식, 패션, 음악, 영화, 드라마까지 미국 대중문화가 빠르게 유입되고 있어 중국에서의 미국영어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50개 소수민족이 각기 다른 중국어 방언을 사용하는 실정에서 13억 중국인구가 EU(유럽연합)처럼 영어를 터득할 경우 우리는 영어의 또 다른 버거운 상대를 맞이해야 한다는 대목에서는 섬뜩해진다.

자기나라 언어와 문화에 남달리 자존심이 강했던 유럽국가들도 이제는 세계화의 대세에 따라 영어의 좋은 DNA를 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영어를 입시과목으로 인식하고 취업을 위한 토익.토셀에만 연관시키다보면 우리나라 국민들의 영어실력은 결코 나아지지 않을 것이며, 국경을 초월하는 세계화 시대에 같은 아시아권에서도 도태될 수 있음을 엄중히 경고하고 있다.

따라서 더 늦기전에 '콩글리시'라도 영어사용하기를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영어회화가 잘 안되더라도 주눅들지 말자고 제안한다. 한국사람이 우리말을 하면서 사전을 들춰가며 말하지 않는다는 점을 사례로 들었다.
 
그렇다고 우리말을 천시하거나 우리말이 소중하지 않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자신이 국문학과를 나왔으면서도 영어구사를 통해 외국과의 교류를 넓히고 오늘날 주목받는 문화경영인으로 부각된 사례가 책에 잘 나열돼 있다.
 
영어를 학습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취미로 삼아 하나하나 배우고 익혀나가면 그 재미가 쏠쏠하다는 것을 본인의 경험으로 웅변하고 있다. 길이 막힐때는 차안에서 EBS라디오채널을 듣고, 팝송을 듣고, 폼으로라도 영자지를 들고 다니는 것이 영어의 세계에 첫발을 내디디는 비결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저자는 대학시절 영어사전을 외울 정도로 영어에 매달렸지만, 해외여행을 갈때면 그 나라의 간판이나 식당 메뉴판에 적힌 글귀, 신문에 나온 영어표현을 숙달해 반드시 써먹는다는 대목에서는 그의 집요함에 놀라게 된다.
 
그렇게 외운 구절을 반드시 외국인에게 한 번은 써먹게 되는데 그 때마다 "당신 영어표현이 원어민 수준이다"라는 칭찬을 듣는다는 대목에서는 노력상을 받을만 하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이인권 대표는 "영어를 배우고 익힌다는 것은 선견력, 업무력, 인간력과 같은 사회적 핵심능력을 길러 경쟁의 선두에 버젓이 설 수 있었다"며 "우리 국민도 영어를 실생활에서 사용하면 다중지능이 발달해 창의성이 높아지고, 자동적으로 유연한 사고를 갖춘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