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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비리' 시중은행…속죄용 상품 잇단 출시

금융권 탐욕 비판 대응에 경제침체 속 서민 지원까지 포석

노현승 기자 기자  2012.09.06 10: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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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은행권에서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 조작 의혹에 이어 학력차별, 대출서류 조작, 횡령 등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올해 금융권에서 각종 비리로 징계 받은 임직원이 지난해보다 배 이상 급증했다.

이러한 불미스러운 일들이 줄줄이 드러나자 은행권이 이미지 쇄신과 반성의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서민금융 강화에 나선 것. 6일 은행권에 따르면 각 은행들은 저소득·저신용자를 위한 상품을 내놓거나 가계부채 해소를 위한 프리워크아웃(사전채무조정) 확대를 추진 중이다.

◆저신용자 10%대 대출 줄줄이 출시…전용창구도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저소득·저신용자들을 위한 대출 상품을 내놓고 있다. 신용등급이 낮아 2금융권에서 고금리 대출을 받아야 했던 서민들이 낮은 금리로 대출상품을 이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신한은행(055550)은 지난달 29일부터 저소득·저신용자를 위한 대출 상품인 ‘희망드림론’을 판매중이다. 대상자는 신한은행 자체 신용평가시스템 기준으로 전체 15등급 중 11~12등급에 해당하는 고객들이다. 기존에 판매하던 서민금융 상품인 ‘새희망홀씨대출’은 10등급까지만 이용이 가능해 그 이하 신용등급자들은 대출을 받지 못했으나 이를 보완한 것이다.

하나은행(086790)은 새희망홀씨대출의 최고금리를 기존 14%에서 12%로 2%포인트 인하하고 성실상환 우대금리도 기존 2%에서 3%로 1%포인트 확대했다. 국민은행(105560)도 ‘행복드림론2’를 판매중이다. 연 15%로 연체를 하지 않으면 3개월마다 금리가 0.2%포인트 인하돼 최저 9.6%까지 적용받을 수 있다.

아예 서민금융 전용 창구를 개설하는 은행들도 있다. 외환은행(004940)은 오는 12일 서울·경기지역 6개 지점에 ‘서민금융 전용 창구’를 개설, 운영한다고 밝혔다. 하나은행 역시 우선 3개 지점에 인력을 배치해 ‘서민금융 전용 창구’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한은행 본점 영업부 입구에 부착된 '서민금융 지원'에 관한 홍보 안내문.

◆은행권, 프리워크아웃 확대

최근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떠오른 가계부채 해소를 위해 은행권이 나섰다. 가계부채는 현재 주택담보대출 연체율 상승, 자영업 푸어 증가 등으로 1000조원을 육박하고 있다.

이에 각 은행들은 대출 연체자 증가를 막기 위해 이달부터 선제적인 대출 조정, 프리워크아웃의 확대 시행을 추진하고 있다. 일시금 상환 능력이 없는 채무자들의 빚을 장기분할상환으로 돌리고, 금리도 최대한 낮춰 가계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우리은행(053000)은 지난 3일 단기연체자나 대출만기에 대출금을 상환하기 어려운 대출자를 위해 프리워크아웃을 대폭 확대했다. 단기연체자가 프리워크아웃을 신청할 경우 금리 14%에 최장 10년 분할상환대출로 전환된다. 성실 상환 시 매 반기당 0.5%포인트씩 금리를 인하 받아 7%까지 금리를 낮출 수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번에 확대 운용하는 프리워크아웃 제도를 통해 연체대출금 1500억원과 올 연말까지 만기도래하는 가계여신 4조원 중 일부가 이 제도를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역시 자체 프리워크아웃 대출상품을 9월중 출시하고 연체기간 3개월 미만 대출자는 물론 대출 만기도래 고객 중 퇴사, 등급하락, 채무과다 등으로 일부 상환 없이 전액 연장이 불가능한 대출자까지로 대상을 확대해 최장 10년 만기 장기분할상환대출로 대환해 준다.

자체 프리워크아웃 대출상품의 최초 적용금리는 연 12~14%로 성실히 상환해나갈 경우 매 6개월마다 0.5%포인트씩 금리가 인하되고 최대 6%포인트까지 금리를 인하해준다.

국민은행, 외환은행도 이와 비슷한 내용의 프리워크아웃 확대를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