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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카드 혜택 칼질風, 실적↓ 가속붙일까

주력카드 줄줄이 도마 충격 키워… 체리피킹 효과 제어효과도 미지수

임혜현 기자 기자  2012.09.05 20: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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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KB국민카드의 카드 혜택 축소가 눈길을 끌고 있다. 혜택만 좇는 체리피커와의 한 판 전쟁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고 수익성 악화로 다른 카드사들도 대부분 혜택 축소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불가피하다는 해석도 따른다.

하지만  다른 카드사보다 입길에 오르는 강도가 더 높다는 우려 또한 따른다. 이는 축소를 단행한 카드들의 면면이 고객들에게 더 충격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실물경제 침체로 최근 카드업계가 고전하고 향후 금융 당국의 고삐 죄기가 강도를 더할 것으로 전망돼 이 같은 고난의 행군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와중이라 문제가 더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2011년 분사 이후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른 셈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칼질 방식이 나빴나? 지속적으로 입소문 타

실제로 카드업계에서 혜택을 손보는 것은 일반적인 경향으로 돼 있다. 하지만 KB국민카드의 경우 체감 정도가 더 큰 것으로 보인다.

이는 방식과 시점을 잘못 선택한 것으로 읽힌다. 예를 들어 외환은행 카드의 상품인 시그니처카드 PP카드 관련 혜택 변경은 체리피커들 사이에서 지난해 화제가 됐지만 라운지 이용 등이 대다수 고객들에게 관심이 있는 이슈가 아니라는 점 때문에 입소문 전파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평이다.

하지만 KB국민카드의 경우 소위 '주력으로 민' 카드들과 오래 전부터 특장점을 가진 카드로 관심을 끌었던 카드들이 대거 손질 대상으로 줄줄이 거론되면서 화제 대상이 된 것으로 보인다.

우선 굿데이카드의 경우 여름이 끝남과 함께 상당한 이탈이 예상된다.

11월 시행 변경 사항으로 인해 이미 빠져나갈 사람들은 철수 수순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8월 사용→9월 결제→10월 사용시 혜택까지 보고 이동'이라는 시간표를 공공연하게 이야기하는 추세다.

   
KB국민카드가 혜택 축소, 일부 카드 신규발급 중단 등으로 화제를 낳고 있다. 불경기에 혜택 축소는 어느 카드나 추진하고 있지만 주력 카드나 스테디셀러 등에 손을 대고 혜택중단을 파상적으로 진행, 봄과 여름 내내 사용자들의 관심을 장기간 집중시켜 논란이 더 커보이는 상황이 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금이 간 고객들의 마음을 어떻게 달랠지 주목된다. 사진은 혜택축소 대상으로 지목된 굿데이카드와 신규발급 제외 품목이 된 포인트리체크카드.
분사 직후 바람몰이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와이즈카드 시리즈. 하지만, 이 중 한 바리에이션인 와이즈홈카드의 경우도 이번에 실적 기준 변경 소식으로 인해 내년에는 연초부터 갈아타기 바람에 휘말릴 것으로 보인다.

혜담카드의 경우 한 장에 혜택을 모두 담는다는 컨셉트로 공략에 나선 야심작이었다. 하지만 지난 봄에 도마에 올랐다. 고객들의 라이프 스타일 선택 범위가 회사측 예상보다 더 많았던 것. 이에 KB국민카드는 지난 5월12일부터 혜담카드의 라이프 스타일 서비스 선택 범위를 조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를 다시 늘리기로 번복했다. 지금도 언젠가 이 범위를 조정할 것이라는 예상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분사 전부터 오랜 사랑을 받아 온 스테디셀러 상품들에 대한 신규  작업이 파상적으로 이뤄진 점도 고객들의 충격을 더했다. KB국민카드는 포인트리 체크카드의 경우 지난 4월 하순부터 신규 발급 및 유효기간 만료로 인한 갱신 처리를 중단했다. '마일리지 쌓기의 효자상품', '마일리지 모으기의 갑(甲)'으로 꼽혀 온 프랜드카드가 서비스 개편 대상이 된 점 역시 혜담, 굿데이 등 주력 바람몰이 상품과는 다소 경우가 다르지만 충격적인 뉴스로 고객들에게 인식됐다.

결국 오랜 인기작이나 주력 상품들이 파상적으로 개편 작업에 오르면서 "언제까지 쓰고 그만 접을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사실상 상시적'으로 끊이지 않고 진행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일으킨 것이다.

더욱이 KB국민카드는 '굴비카드'나 '반굴비카드' 등 일명 '굴비엮기'로 효과를 극대화해서 쓰는 특성이 있다. 고객들로서는 당연히 갈아탈 카드를 물색하러 논의가 활발할 수 밖에 없고, 이로 인해 봄과 여름 내내 혜택 축소 등이 지속적으로 언급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한층 가속화된 측면도 있다는 지적이다.

바쁜데 이익은 갸웃 '활동적 타성' 빠졌나?

이런 고객들의 웅성거림은 단순히 구설에만 그칠까? 2분기 성적표와 근래 영업 패턴 등을 보면 우려점은 존재한다.

주요 카드사들의 2분기 실적을 들여다 보면, KB국민카드의 2분기 매출액은 717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6659억원)에 비해선 7.71% 증가했다. 개인 신용판매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고(개인 신용판매시장에서, 2012년 2분기에 KB국민카드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3%나 늘었다는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이는 주요 카드사 10곳의 평균 성장률이 9.3%임에 비해 10%p 상회하는 것이다), 체크카드 시장에서도 기염을 토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이 같은 외양에 비해 수익은 크게 좋지 않다. 

일회성 이익을 제외한 신한카드 2분기 당기순이익은 1분기 대비 8.8% 감소한 수준으로 보이고, 하나SK카드는 1분기에 8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지만 2분기에 10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됐다. 

KB국민카드는 올 2분기 당기순이익이 452억원으로 전분기(711억원) 대비 36.4% 하락했다.

실적 문제는 전체적으로 흐름이 나쁜 상황에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내실면에서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부분이 없지 않다는 것이다. 일명 활동적 타성 즉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는 자기만족 속에 불합리한 운영 패턴에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하는 상황에 말려든 게 아니냐는 이야기다. 더욱이 개인 신용판매에 강점을 보이는 상황에서 혜택 조정 문제와 관련, 파장을 스스로 키우고 있는 상황은 좋지 않은 상황임에 틀림없다. 고객군이 흔들리는 상황이 현실화되면 앞으로가 더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른바 굴비엮기 관련 관심을 많이 모아 왔다는 회사 특성상 KB국민카드의 경우에는 체리피커 대응을 통한 수익성 제고와 고객 일반과의 긴장 조성이라는 경계선이 더더욱 얇아 보인다. 실제로 근래 화제의 중심에 선 카드들의 경우, 고객들이 갈아탈 카드들을 찾아나선 것으로 보인다(레일에어카드 등이 주목 대상으로 부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굴비엮기에 많이 활용되는 마이원카드나 이마트카드 등에 대해서는 선뜻 칼을 대지 않고 있는 점을 보면 반발을 감수하고서라도 대대적으로 틀을 뜯어고치려는 것은 아니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KB국민카드가 분사 이후 줄곧 공들여온 마케팅 성과가 도로공이 되지 않도록 처리할 신의 한 수(手)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