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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을 체크카드처럼' 11월 모바일결제 날개달까

카드업계 "혜택 담은 체크카드 이기기 쉽지 않을 것"

이지숙 기자 기자  2012.09.05 18: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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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금융당국이 ‘전자금융감독규정 34조’를 개정함에 따라 스마트폰이 직불결제수단으로 사용 가능해져 모바일결제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그동안 모바일 계좌이체 걸림돌로 작용했던 ‘전자금융감독규정 34조’를 개정한다. 금융위는 지난 7월 규정 개정안 마련 및 규정변경을 예고했으며 올해 4분기 전자금융감독규정 개정에 나선다. 이에따라 업계는 11월부터 스마트폰을 체크카드로 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행 전자금융감독규정 32조 2항 4호는 ‘전자금융거래에 사용되는 일회용 비밀번호 등의 접근매체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본인 실명증표를 확인하고 나서 교부할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규정이 개정돼 공인인증서를 통해서도 직불결제 이용이 가능하게 변경됨에 따라 소비자들은 은행 창구에 방문하지 않아도 공인인증서를 통해 스마트폰을 직불 결제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단 일 결제가능금액은 제한을 둬 금융사고 위험성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 비싼 결제단말기 설치안해도 바코드로 결제 가능

이는 지난 7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전자금융거래 활성화를 위한 전자금융감독규정 개정’의 후속조치로 IT기술 발전에 부응함과 동시에 가계부채를 억제책인 체크카드 사용을 활성화하기 위함이다.

규정이 개정됨에 따라 모바일 계좌이체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개발한 KG모빌리언스, 다날 등 전자지불결제(PG) 업체들은 모바일 계좌이체 앱을 내놓을 예정이다.

모바일 계좌이체는 앱에 은행, 계좌번호, 비밀번호 등의 정보를 입력한 뒤 스마트폰에 저장된 공인인증서를 활용해 본인 확인을 거쳐 사용이 가능하다. 앱은 바코드를 통해 은행계좌로부터 금액이 출금되는 방식이다. 바코드 또한 악용을 막기 위해 일회용으로 제작, 캡처 후 사용해 악용되는 것을 방지할 예정이다.

하반기 서비스 시행을 앞두고 이들은 앱 개발을 마친 상태며 휴대폰 후불결제 서비스를 운영했던 경험을 살려 소액결제가 주로 이뤄지는 편의점 등을 중심으로 가맹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KG모빌리언스 관계자는 “카드사들과 달리 근거리무선통신(NFC)결제단말기가 아닌 바코드를 찍는 스캐너로 결제를 하는 만큼 가맹점이나 밴사가 부담해야 하는 부담금이 크지 않다”며 “대부분의 가맹점이 바코드 찍는 스캐너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가맹점 계약을 맺으면 프로그램 설치 등의 작업을 통해 바로 앱 사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휴대폰 후불결제서비스가 초장기인 만큼 사용가능 업체는 2만개 정도로 많지 않지만 편의점 등 소액결제가맹점 중심으로 서비스를 펼치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 가맹점 잡기가 승패 가를 듯

한편, 11월부터 모바일 계좌이체가 가능해지면 KG모빌리언스, 다날 등의 업체들 또한 전업카드사와 함께 수수료를 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카드사들에겐 가맹점 결제수수료를 받아가는 경쟁 업체가 느는 셈이다.

더군다나 최근 카드사들이 쏟아내는 모바일카드들은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음에도 정작 쓸 수 있는 곳이 적어 지적받고 있다. 가맹점, 카드사, 결제중개업체(VAN사)가 20~30만원에 이르는 모바일카드 결제기를 두고 ‘어느 누가 비용을 부담해야 할지’ 눈치만 보고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보통 플라스틱카드 결제기는 VAN사에서 가맹점에 싼값에 빌려주는 경우가 많지만 모바일 카드 결제기는 아직까지 가맹점에서 설치를 원할 경우 직접 구매해야 한다. VAN사도 수요가 적어 손해를 감수하며 기계를 설치해 줄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모바일카드 시장은 시행 3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사용 가능한 가맹점 수는 7만여 곳에 그친 상태다. 올 상반기 카드업계 모바일카드 상품구매액 또한 150~200억원에 불과했다.

카드업계는 이에 대해 아직 서비스 시행 전인 만큼 입장 발표가 조심스럽다고 밝혔다. 유관부서에서 대응방안 등은 검토하고 있겠지만 아직 피드백이 결정된 것이 없다는 것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번뿐만 아니라 모바일페이먼트 시장엔 앞으로 다양한 툴이 나올것으로 보인다”며 “계속 진화와 확대를 거듭해 나갈 것으로 보이며, 아직 모바일카드도 시장에 정착했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활성화의 한 과정으로 봐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장정착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플라스틱 신용카드의 모바일버전과는 성격이 다른 만큼 경쟁이라고 볼 수 없다”며 “체크카드 부문이 문제인데 업체들이 다양한 혜택을 포함한 체크카드에 비해 어떤 혜택을 제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또한 협상을 통해 결제수수료 금액을 정해야 할텐데 가맹점들이 수수료를 내면서까지 계약을 맺을 것인지도 문제”라며 “카드사들도 3년간 단말기 문제로 가맹점을 늘리는데 애를 먹었는데 신생업체가 제로베이스에서 가맹점을 설득하고 시장공략에 성공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