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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시의회 낙과 줍느라 구슬땀 '송글송글'

시의회 회기일정 일주일 늦춘채 일손도와

박대성 기자 기자  2012.09.05 17: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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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전남 순천시의회(의장 김대희) 24명의 의원들이 정기회기도 미룬채 태풍 '볼라벤' 피해를 입은 낙안면 과수농가 현장을 방문, 낙과 배를 줍느라 구슬땀을 흘려 얘깃거리가 되고 있다.

순천시의원 24명과 시의회 사무국 직원, 순천시언론인협회 소속 기자들은 5일 낙과피해를 입은 낙안면 배농가 문화영씨(60) 농가를 방문, 떨어진 배를 수거하느라 구슬땀을 흘렸다.

이날 의원들의 일손돕기 행사는 낙과피해 농가들이 일손부족을 겪고 있다는 소식에 만사를 제쳐두고 달려온 것.

배농가 문씨가 재배하는 품종은 신고배로 추석용으로 판매하기 위해 애지중지 키워왔던 작목. 태풍 피해를 입지 않은 예년 이맘때 쯤에는 개당 500g의 정품 신고배가 추석선물용 세트로 불티나게 팔렸던 품종이다.

   
5일 전남 순천시 낙안면 배 농장을 방문한 순천시의원들이 낙과를 주우며 심각했던 태풍 '볼라벤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승호 기자, 손옥선 의원, 김대희 시의장(오른손 치켜든 사람), 임종기 의원, 김석 의원, 이종철 의원.

이날 수거된 신고배는 개당 200g 가량의 크기지만, 단맛이 베어들었으며 건강원에서는 과즙용으로 인기가 좋다고.

약 7000평에서 과수농사를 짓는 문씨의 농장에는 한그루당 130개 안팎의 배가 열려있던 것이 태풍으로 인해 20여개만 남기고 죄다 떨어진 상태였다. 다만,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돼 일부분 보전을 받는다는 것이 위안거리이다.

일손이 부족해 아직도 3000평 가량의 낙과가 수거되지 못한채 풀숲에서 썩히고 있다. 이 때문에 시의원들이 전부 일손을 도우러 온 것이 마냥 기쁘다는 것이 문씨의 소감이다.

배씨는 "태풍 볼라벤이 올때는 지붕이 날아다닐 정도로 땅이 울려 배농사는 이미 포기하고 무서워서 밖에도 못나갔다"며 "일손이 부족해 면사무소에도 지원을 요청했는데 이렇게 의원분들이 오셔서 고마움은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들다"고 고마워했다.

순천시의회 임종기 의원은 "이 열매가 영글어 농민들의 재산이 되는 것인데, 자식같은 배가 땅에 떨어졌으니 심정이 오죽하겠느냐"며 "정부에서도 막대한 피해를 입은 전남에 특별재난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김대희 순천시의장은 "낙과피해를 입은 배를 수거해 조금이라도 활용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 만사를 제쳐두고 왔다"며 "떨어진 배라고 할지라도 배즙으로 만들어 드시면 유용하기 때문에 시민여러분들도 배농가를 통해 낙과를 구입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승호 순천시언론인협회 회장은 "태풍 피해를 입은 농가들이 많다는 소식을 접하고 정말로 가슴이 아팠다"며 "언론이 의회를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의원들과 합심해 농가 일손을 돕는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