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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은행권 집안단속 중요해진 까닭

노현승 기자 기자  2012.09.04 09:3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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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일본 속담에 ‘적은 혼노지에 있다’라는 말이 있다. 일본 전국시대를 주름잡은 오다 노부나가가 통일을 목전에 두고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던 ‘혼노지 사건’에서 비롯된 말이다.

통일을 앞두고 반란을 일으킨 부하 장수 아케치 미츠히데는 ‘적은 혼노지에 있다’를 외치며 노부나가를 공격, 결국 그를 자결하게 만들었다. 적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에 있었던 것이다.

최근 은행들이 이미지 제고를 위해 서민금융지원책을 쏟아내고 있다. 양도성예금증서 CD금리 조작 의혹, 대출서류 조작, 대출금리 차별 등 은행들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은행들이 사회적 역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은행들의 이러한 노력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다. 이미지 회복은커녕 불신만 더욱 키우는 사건이 하루가 멀다 하고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내부의 적은 더욱 큰 충격이다.

최근 신한은행 직원 18명이 고객들이 납부한 신용평가 수수료, 중도금 상환 수수료 등을 수백차례에 걸쳐 수억원 빼돌린 사실이 세간에 밝혀졌다. 용의자들은 사업자등록증 등을 위조해 다른 은행에 통장을 개설한 뒤 고객들로부터 수수료를 입금 받는 수법을 사용했다. 이들은 모두 면직 처리된 상태다.

은행들의 도덕적 해이를 보여주는 사건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말 고객 돈 31억여원을 횡령한 우리은행 간부가 경찰에 구속된 사건도 있다. 또 하나은행 직원은 지난 2009년 회사 공금 1800억원을 횡령한 건설사 직원의 범행을 도운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은행권 사건사고는 고구마 뿌리 캐듯 자고나면 줄줄이 악재가 등장하는 꼴이나 다름 없다.

   
 
최근 은행권에서는 열린 채용 바람이 불고 있다. 그동안 신입행원을 뽑을 때 스펙을 중요시하던 은행들이 최근 각각의 열린 채용 방식을 마련해 진정한 인재 찾기에 나선 것이다. 말로만 인재를 찾을 것이 아니라 이제는 실천을 할 때다. 봉사활동, 자격증, 학점 등의 스펙보다는 인성 위주의 채용이 자리 잡아야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줄어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