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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 상장사' 일신석재 이상급등 내막은?

1% 미만 소액주주가 지분 60% 보유, 지분전쟁 가시화

이수영 기자 기자  2012.09.03 14: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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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통일그룹 자회사인 일신석재가 3일 개장과 동시에 상한가로 치솟았다. 통일교 문선명 총재의 별세 소식이 전해진 직후다. 일신석재는 통일교 산하 기업 중 유일한 상장사다. 지난 6월말 현재 (재)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유지재단(이하 재단)이 41.32%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재단은 문 총재의 4남인 문국진 이사장이 이끌고 있다.

◆최대주주 사망한 ‘동전주’에 매기 몰린 이유

1986년 3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일신석재는 코스피 시장에서 대표적인 ‘동전주’다. 지난 4월 여수엑스포 테마에 편입되면서 장중 1780원까지 치솟기도 했으나 불과 한 달 만에 반 토막 수준인 800원대 초까지 주저앉았다. 지난 1년 간 주가 수준은 600~1000원 사이에 머물렀다.

눈에 띄는 것은 통일교 재단이 보유한 41.32% 외에 나머지 회사 지분은 모두 1% 미만의 소액주주들이 쥐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대변하듯 3일 시장에서 매수 및 매도세가 가장 많이 집중된 창구는 개인고객 비중이 큰 키움증권이었다. 이날 개장 2시간여 만에 이 증권사에만 100만주가 넘는 거래량이 몰렸다. 전일 일신석재 총 거래량인 167만9147주에 버금가는 수치다. 그만큼 ‘개미’들의 러브콜이 빗발쳤다는 얘기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일신석재는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기업은 아니지만 재료가 풍부한 종목’으로 유명하다.

한 전문투자자는 “통일교가 여수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면서 여수엑스포 관련주로 유명세를 탄데다 과거부터 남북경협주, 평창올림픽 관련주, 대선정책주로도 꼽힐 만큼 재료가 상당히 많은 종목”이라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후보와 안철수 교수 등 대선주자들이 남북협력을 강조해 대선이 가까울수록 통일교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례로 북한의 대표적인 자동차 회사인 평화자동차는 지분 70%가 통일교 소유다.

◆통일교판 ‘왕자의 난’ 전초전?

그러나 이날 주가급등은 기존의 테마와는 무관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문 총재의 사망 이후 예상되는 유족 간 지분경쟁이 일신석재의 주가로 반영된 게 아니냐는 것이다.

또 다른 전업투자자는 “수년전부터 후계구도를 둘러싸고 가족 간 소송전이 불거져 교단 내 유일한 상장사를 차지하기 위한 ‘지분 전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었다”며 “문 총재가 위독하다는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서둘러 물량 확보에 나선 것 같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회사경영 상황 등 구체적인 정보가 적은데다 실적 등 상승 모멘텀이 뚜렷하지 않은 만큼 추격매수는 금물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까지 회사 실적은 나쁘지 않았다. 앞서 2010년 매출액 454억3000만원, 영업이익 15억5700만원을 기록한 일신석재는 지난해에도 580억5300만원의 매출과 12억2700만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1년 사이 영업이익이 13% 가량 줄어들기는 했지만 흑자기조는 이어간 셈이다. 하지만 올해는 예년만 못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1분기 매출액 105억2200만원, 영업이익 8500만원에 그쳐 57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지난달 발표한 반기 실적에서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플러스(+)를 기록했으나 총포괄손익은 1억4300만원 적자였다.

익명을 요구한 애널리스트는 “특별한 모멘텀 없이 최대주주가 사망하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이상 급등한 것은 심리적인 기대감 때문”며 “건강하지 못한 거래”라고 꼬집었다.

한편 문선명 총재는 3일 오전 1시54분 통일교 성지(聖地)인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송산리 청심국제병원에서 향년 92세로 별세했다. 문 총재는 지난달 14일 감기와 폐렴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에 입원했으나 현대의학으로는 병세 호전이 불가능하다는 진단을 받고 같은 달 31일 가평 청심국제병원으로 옮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