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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경의 都市樂] 골동면에 있는 '골동면' 그 소박한 맛

조민경 기자 기자  2012.09.03 13:3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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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어느덧 9월에 접어들었습니다. 더위가 물러가고 가을이 온다는 처서도 지나 아침저녁으로 쌀쌀함이 감돕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한낮 기온이 30도 가까이 오르는 등 여름 무더위 기세가 쉽게 꺾이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올해는 또 여름이 유난히 길고 겨울추위는 빨리 찾아온다고 하니 가을이 느낄 새도 없이 지나가버릴 것만 같습니다.

'조민경의 都市樂(도시락)' 새 맛집 신 메뉴 이번 호는 골동면 맛집이 주인공입니다. 

골동면, 들어보셨나요? 골동이라는 말은 여러 가지 재료를 섞는다는 의미인데요. 골동면은 갖가지 재료를 넣고 비벼 먹는 국수 즉, 비빔면 또는 비빔국수를 뜻한다고 하네요.

대학로에 이 골동면으로 소문난 곳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봤습니다. 식당 이름도 골동면인데요, 지하철 4호선 혜화역 인근에 있습니다. 1번 출구로 나와서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 쭉 가다보면 언덕길이 나오는데요, 이 언덕을 따라 끝까지 내려오면 오른편에 있습니다.

   
'골동면'.
근처에서 잠깐 헤매실 수도 있는데요. 매장이 작아 눈에 잘 띄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늘 대기 줄이 있어, 사람들이 줄을 지어 서 있는 가게의 간판을 올려다보면 바로 그 집이 찾던 골동면 매장일 겁니다. 갈색 간판에 앙증맞은 글씨체로 골동면이라고 쓰여 있죠.

때마침 만석이라 조금 기다려야 했는데요. 그래도 손님들이 빨리빨리 빠져 많이 기다리지 않았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메뉴를 살펴보고 자리에 앉자마자 '골동면'과 '김치말이국수', '납작만두'를 주문했습니다.

손님들이 빨리빨리 빠지는 이유가 있었는데요. 주문과 조리, 세팅 모두 일사불란하게 이뤄져 음식이 빨리 나오기 때문이었죠.

둥글고 넓은 냄비에 '골동면'과 '김치말이국수'가 내어졌습니다. '골동면'은 오이, 계란지단, 당근과 함께 버무린 소면에 김가루와 깨소금이 올려져 있었는데요. 간장과 참기름으로 버무려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러웠습니다.

   
'김치말이국수'.
젓가락으로 돌돌 감아 한입 맛봤는데요. 소면이라 부드러울 줄만 알았는데 의외로 탱글하면서 쫄깃했습니다. 오이와 당근, 계란지단은 씹는 맛과 식감을 돋워줬고, 김가루와 깨소금은 고소한 맛을 더했습니다.

'김치말이국수'도 얼른 먹어봤는데요. 살얼음이 동동 뜬 김칫국물이 아주 시원하고 개운했습니다. 소면에 김칫국물을 붓고 잘게 다진 김치, 채 썬 오이, 김가루 등 들어간 재료는 단출했는데요. '김치말이국수'는 자칫 잘못 양념하거나 과한 양념을 하게 되면 텁텁한 맛이 날 수도 있는데요. 이곳 골동면의 '김치말이국수'는 삼삼하면서 깔끔한 맛이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실제로 사시사철 맛볼 수 있는 시원한 맛에 대표 메뉴인 '골동면'보다 인기가 좋다고 하네요.  

면만 먹으면 배가 금방 꺼지겠죠? 그래서 '납작만두'를 곁들여 먹었습니다. 노릇노릇 납작하게 구워진 만두 위에 간장양념이 뿌려져 있었는데요. 군만두처럼 바삭하지만 딱딱하진 않고, 물만두처럼 부드럽지만
   
'납작만두'.
흐물흐물하지 않고 먹기 적당했습니다. 5개짜리 작은 사이즈를 주문했는데, 추가 주문을 하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골동면'과 '김치말이국수', '납작만두' 모두 크게 자극적이지 않고 삼삼했는데요. 반찬으로 내어지는 김치와 단무지와 곁들여 드시면 좋을 것 같네요. 하지만 특히 짜게 드시는 분들은 밍밍해서 맛이 없다고 하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골동면. 자그마한 매장만큼이나 소박한 요리로 인기를 얻고 있는데요. 화려하지도, 투박하지도 않은 편안한 분위기에서 국수요리를 드셔보시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