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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움의 미학?' 자사주 소각한 LG유플러스에 '호평 일색'

오버행 해소는 물론 주주 신뢰도·LTE가입자 수 증가로 펀더멘털 개선

정금철 기자 기자  2012.09.03 12: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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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교환사채 리스크를 안고 자사주를 매각한 LG유플러스(032640)의 주가가 사흘째 상승하며 견조한 오름세를 지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자사주 이익 소각에 따른 오버행(대량 대기매물) 이슈 해소, 주주 신뢰도 상승 외에도 LTE(롱텀에볼루션)가입자 수 증가, 회사 펀더멘털(기초여건) 개선 등을 호재로 꼽으며 투자의견 '매수' 유지와 함께 목표주가를 올려 잡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31일 총 발행주식수의 15.19%에 해당하는 자사주 7818만2474주에 대한 이익소각을 결정했다. 이는 지난해 말 장부가액 기준 6687억2900만원가량에 해당하는 규모로 지난 2010년 LG통신 3사 합병 때 주식매수 청구를 통해 보유하게 된 물량 중 교환사채 전환물량 400만주 정도를 제외한 것이다.

2010년 LG텔레콤 시절이던 당시 LG유플러스는 LG데이콤, LG파워콤을 흡수합병하며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 8229만1883주를 취득한 바 있다.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따르면 합병과정에서 취득한 주식은 취득 시점으로부터 3년 이내에 처분해야 해 LG유플러스는 올 12월말까지 4개월여를 남기고 자사주를 소각, 큰 부담을 진 채 법령을 준수했다.

2010년 9월 자사주를 기반으로 3억달러 규모의 교환사채(EB)를 해외에서 발행, 자사주를 EB로 일부 처리하려 했던 LG유플러스는 주가가 오를 경우 EB를 주식으로 돌려주려했지만 이후 주가가 교환가격인 8813원을 계속 하회해 계획을 수정하게 됐다.

주가가 부진해 물량을 떠안을 전략적 투자자를 찾지 못한 것은 물론 지난 3월 상당수 EB 투자자들은 교환조건 대신에 조기상환을 요구하고 나서는 등 자사주는 오버행 이슈 부담이 돼 주가에도 다시 악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우선 전문가들은 오버행 이슈 우려가 희석된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 3일 HMC투자증권 황성진 연구원은 "주식 수 감소에 따른 산술적인 주당순이익(EPS) 상승효과는 약 17.9% 수준"이라며 "무엇보다도 전면적 이익소각을 단행, 오버행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해소됐다는 측면에서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사주 소각 전(왼쪽)과 후 LG유플러스의 주주 구성, 동양증권 제공.
캠코(KAMCO·자산관리공사)로 위탁매각이 결정된 한전 보유 지분 7.46% 처리 여부 역시 매입단가와 현재 주가와의 차이는 물론, 매각시기가 정해지지 않아 단기간 내 매물화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신한금융투자 성준원 연구원은 "한전 보유 지분 7.46%가 아직 남아있지만 주가 상승의 걸림돌이던 오버행 우려감이 해소됐다"며 "내년에는 무형자산 상각비 2000억원이 사라져 영업이익은 6163억원으로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양증권 최남곤 연구원도 "한전 오버행 이슈로 기간 조정이 예상되나, 중기적으로 회사의 펀더멘털 개선이 주가에 긍정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HMC투자증권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VoLTE 및 LTE 시설투자용 추가자금 소요분을 산정, 올해 설비투자(CAPEX) 예상치를 1조4000억원에서 1조6000억원으로 증액했다. 아울러 LTE 투자금액은 기존 9556억원에서 1조1746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는 올해 LG유플러스가 가입자 모집 등 마케팅비 부담에 따라 실적이 다소 부진할 것으로 관측됨에도 불구, LG유플러스의 LTE시장 선전을 예상할 수 있는 또 다른 기준치다. 

지속적인 LTE 가입자 증가에 따라 시장점유율도 상승세인 LG유플러스는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에서도 2분기부터 호조를 보이고 있어 내년부터 이익창출 구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대투증권이 파악한 지난달 29일 기준 국내 LTE가입자 1012만명 가운데 LG유플러스의 점유율은 32.4%인 328만명이며 연말까지 45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대주주가 가질 회사 비전에 대한 긍정적 시각도 투자 포인트로 보고 있다. 동양증권 최남곤 연구원은 "소각을 통해 대주주 지분율은 기존 31%에서 36%로 상승했고 이는 장기적으로 회사의 적극적 배당 정책 등으로 연결될 것"이라며 회사 미래에 대한 대주주의 긍정적 시각을 주가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만약 회사가 블록딜을 했다면 6687억원 규모의 현금 유입이 있었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번 매각 이슈는 자금력에 대한 불신을 제거하는 계기가 돼 회사 매니지먼트에 대한 주주의 신뢰도 상승했다는 것.

한화투자증권 박종수 연구원도 "이번 자사주 처분은 주주가치 제고의 강한 의지를 확인시키는 계기로, 투자심리에도 장기적으로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호평처럼 LG유플러스의 향후 주가를 바라보는 증권사들의 평가도 대체로 낙관적이다. 

HMC투자증권은 "오버행 우려 해소 및 LG유플러스가 보여주는 LTE시장에서의 긍정적 변화를 살펴야 한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8500원에서 1만원으로 상향 조정했고 동양증권은 1만원에서 1만1500원으로, 신한금융투자는 7500원에서 9000원으로 올렸다.

또한 고착화한 이동통신시장에서의 두드러진 LTE가입자 확보에 따른 펀더멘털 개선을 기대한 하나대투증권은 LG유플러스를 통신주 '톱픽'으로 제시하며 7700원에서 1만800원으로, 삼성증권은 8000원에서 1만원으로 목표주가를 상향했다.